누리고 음미하는 삶에 대하여 - 온전한 내 삶을 위해 자존감과 마음근력을 키우는 방법
김권수 지음 / 포춘쿠키 / 2021년 10월
평점 :
절판


작은 것에 대해서도 그 고마움을 알고 행복을 그로부터 찾아내는 사람이라야 큰 것도 누릴 자격이 생기는 법입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세계 곳곳에서는 온갖 재난, 전쟁, 굶주림, 범죄 등으로 이유 없이 피해를 겪고 고통을 느끼며 목숨까지 잃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잘못을 저질러 벌을 받는 것도 전혀 아닌데 말입니다. 치안이 안정되어 아무 문제 없을 것 같은 우리 나라이지만 당장 요소수가 없어 내일 생계 유지 수단이 막연해진 분들도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평상심을 찾고, 그동안 내가 얼마나 편안히 살았는지에 대한 고마움을 새기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누리고 음미하는 삶은 불완전한 현재에 살아 숨쉬는 자신과 관계, 환경의 단면을 허용하고 수용하는 연습이 필요하다(p18)." 참으로 심오한 말입니다. 세상이 철두철미, 이치와 논리와 정의에 의해 작동한다면 우리는 정직하고 바르게 사는 한 아무것도 걱정할 게 없습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못합니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질서와 문명은 모순투성이이며 우리는 시스템에 의해 언제든 억울한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자연으로 돌아가면 아담괴 이브처럼 행복하게 살 수 있냐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자연 속의 사슴, 토끼, 여우, 늑대, 호랑이 할 것 없이 모두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죽을 고생들을 하며, 느닷 기근이나 홍수, 산불 등으로 목숨을 잃곤 합니다. 이처럼이나 우리 환경은 부조리하고 불완전하니, 우리에게 그저 주어진 작은 것들이나마 얼마나 감사하게 주어진 것인지 우리는 겸손하게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완벽하지 않은 세상을 탓할 게 아니라 완벽함에 길들여진 내 자신의 감각을 탓해야 하는 것 아닐까?" 저자의 말입니다. 왜 나한테 이게 없냐고 원망할 게 아니라 이 정도나 가진 게 어디냐며 가슴을 쓸어내려야 맞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세상은 물론 물리법칙에 의해 움직이지만, 우리가 행복하다, 또는 고통스럽다 느끼는 건 어디까지나 우리의 감각에 달렸습니다. 저자는 이 책 곳곳에서 당신의 느낌, 감각 등을 점검하고 길들일 것을 독자에게 촉구합니다. 똑같은 걸 경험해도 내 감각이 그걸 불편하게 여기거니 눈이 터무니없이 높아져 있으면 그때부터 불행의 폭포수가 밀려옵니다. 반대로 이만큼 주어진 게 그저 고맙고 행운이다 싶으면 그때부터 행복감, 만족감이 밀려옵니다. 다른 사람의 평판은 그가 나보다 잘났건 못났건 전혀 신경 쓸 바 아닙니다. 못난 사람은 못났으니 그저 불쌍하게 여기면 되며, 잘난 사람은 그가 잘난 데 내가 예전에 보태 준 게 있습니까? 그 사람도 잘나고 싶어서 잘난 게 아닌데 내가 왜 배아파하겠습니까?


"마음챙김은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이다.(p65)" 여기서 판단이라는 건, 나의 주관적 기대, 선입견, 이런 걸 말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내 멋대로 "앞으로 10초 안에 바뀌어라"며 기대를 하는데 20초 넘게 걸렸다, 이러면 아 왜 내 기대는 실현이 되는 법이 없을까? 라며 그 순간 불만과 원망으로 마음이 가득합니다. 현실은 그저 20초일 뿐인데 만약 그 순간 지나가는 미녀라도 구경하고 있었으면 아 왜 20초밖에 시간이 안 걸리며 또 화가 났을 것입니다. 공연한 의미를 부여하고 비합리적인 기대를 미리 거니 그게 어디 내 뜻대로 되겠습니까? 


"가장 잘 누리는 웰빙 투자는 바로 감정 조절 능력(p99)" 진짜 맞는 말씀입니다. 잡곡도 많이 먹고 운동도 많이 하고... 이래야 신체에 탈이 안 생기고 병을 멀리할 수 있지만, 이래 봐야 내 마음이 매번 지옥이고 기대치가 충족 안 되어 짜증이 나고 이러면 암만 좋은 걸 먹어봐야 암이 절로 내 몸에 돋아납니다. 열심히 사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멍청하게 넋을 놓고 살라는 게 아니라 애초에 무리한 걸 막 추구하고 자신을 들들 볶아 봐야 나아지는 게 없다는 뜻이죠. 실제로 조직에서 출세를 할 때도 감정 조절이 되어야 실수를 안 하고 타인의 반응(동기)과 전체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냥 호구로 살라는 게 아니죠. 또 감정 조절이 되는 사람은 상황의 객관화가 가능해져서 이런저런 스트레스 상황을 자신이 미연에 방지하고 통제할 수 있습니다. 가래로 막을 걸 미리 호미로 막는 거죠. 


"이거 아니면 안돼!" 감정이, 생각이 경직된 사람은 매사가 이렇습니다. 목표를 정하고 반드시 이루겠다며 투지를 불태우는 건 좋습니다. 그것하고, 비합리적으로 집착하는 건 완전히 다릅니다. 세상에는 내 힘으로 내 능력으로 통제 못하는 게 훨씬 많고, 목표가 혹 어그러지면 빨리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책에서는 이걸 유연성(p123)이라고 부릅니다. 앞에서 "판단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수용하라"고 했는데 이런 사람은 바른 현실 수용에 따라 유연하게 대안을 또 잘 찾습니다. 이게 참다운 생존 능력입니다. 


"감정과 일정한 거리를 두어라(p163)" 바로 이것이 행복해지는 첫걸음입니다. 제가 요즘 읽는 책에는 공교롭게도 "나를 일정 거리를 두고 바라보라" "그러면서 어린이처럼 달래 줘라" "그저 거리를 두고 아 얘는 지금 이렇구나 하고 느끼기만 해도 벌써 네 마음이 편해진다" 같은 걸 주문하는 내용이 많습니다. 이 미쳐 날뀌는 감정이 바로 내 자신이라고 생각하면, 아 왜 내가 이런 상처를 입어야 하냐며 분해 죽을 지경입니다. 왜 내가 모욕을 당해야 하냐고! 그런데 소화불량으로 고생하는 장, 더워서 땀을 흘리는 피부, 이런 걸 다 일일이 나 자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감정도 마찬가지, 어찌 일시적으로 이성을 잃고 날뛰는 감정이 곧 내 자신이겠습니까? 그렇게 허술하게, 덜 수양된 상태로 살지는 않지 않았습니까? 거리를 두십시오. 아프고 상처 받은 건 내 자신이 아니라 나의 일시적 감정일 뿐입니다. 


요즘은 누구누구하고 손절해야겠다는 말을 자주 씁니다. 주식 용어인데 처음에 매수할 때는 기대를 가졌으나 계속 손해만 나니, 손해가 복구되지는 않았지만 더 손해가 커지기 전에 매도한다는 뜻이죠. 이 책에서는 말합니다. "인연을 함부로 맺지 말라(p181)." 기분 내키는 대로 아무나 내 세계에 들여 놓으면, 그 중에는 나한테 해만 끼치거나 나를 이용만 하려는 자가 반드시 있어서 내 인생을 망치려 듭니다. 그런 사람은 좀 손해다 싶어도 나한테 지금 이 정도만 손해를 끼친 상태에서 끊어 내어야 합니다. "분별력과 용기가 있어야 가지도 치고 관계 그 자체에 집착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관계가 아니라 당신 자신이다." 저자의 말입니다. 


"일상의 작은 성공을 음미하고 고맙게 여겨라." 그저 작은 고마워하라는 게 아니라, 저자는 음미하라고 합니다. 비싼 와인을 마실 때 벌컥벌컥 들이키고 갈증만 해소하지 않습니다. 음미, 이 속에 답이 있습니다. 그 크기는 작을망정 그 깊이와 밀도는 그 안에 우주를 품습니다. 현실이 불만족스러워도 내가 가진 작은 것에 깊이 침잠하며 참맛을 음미할 때 우리는 세상의 제왕이 부럽지 않을 만큼 행복해집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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