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 수행 지침서 1 - 진정한 정토불교의 가르침을 만나다
영화 지음, 조소영 옮김 / 운주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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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이 고난에 가득한 땅을 떠나 윤회의 고리를 끊고 궁극의 평온을 얻길 원합니다. 늙어가고 병 걸리고 죽는 것도 고통이지만, 그 전에 이 세상에 태어난 것 자체가 고통의 시작이라고 불교에서는 가르칩니다. 이 모든 과정이 고통이고 이 고통의 사슬을 벗어나야 한다는 각성을 우리가 먼저 얻어야 하며, 그런 각성 후에는 부단한 수양을 통해 마침내 깨달음의 경지에 이를 수 있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깨끗한 땅, 즉 정토(淨土)입니다. 


보살도 여러 업연(業緣)을 맺는다고 합니다. 우리는 흔히 여성 신도들에 대해 꼭 성불하시라는 뜻에서 보살이라고 호칭해 드리지만, 물론 평범한 우리들은 여성이든 남성이든 아직 보살의 경지에 다다르기엔 까마득합니다. 그래서 믿음을 얻은 후, 발원(發願)을 하라고 책에서는 말합니다(p145). 통일 신라 시대 김대성도 발원을 통해 불국사와 석굴암을 건립하게 했죠. 내가 지금 얼마나 많은 죄업을 짓고 있으며, 또 극복해야 할 악연은 얼마나 많은가, 이 점에 생각이 이르면 사람은 절로 겸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고집멸도를 가리켜 불교에서는 사성제의 중요한 원칙으로 가리킵니다. 고, 집, 멸, 도... 생각하면 할수록 심오한 이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멸(滅)의 진리에 따라 위 없는 불도를 이루오리다." 이 구절은 되새기면 되새길수록 사람의 마음을 깨끗이 씻어 주는 듯합니다. 


우리를 괴롭게 만드는 것은 끝도 없는 더러운 욕망입니다. 책 p172에 보면 이 세상은 욕계, 색계, 무색계로 나뉘는데 우리는 이 중 가장 낮은 단계인 욕계라는 사바에 갇혀 우리 자신의 맑고 깨끗한 심성과는 무관하게, 더러운 색욕에 빠져 몸부림치는 꼴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이어 수면욕, 재물욕 등에 사로잡혀 때로는 나쁜 짓을 하고 싶은 충동에 빠지기도 합니다. 우리가 혼자 힘으로 이 무서운 욕망, 짐승이나 다름 없는 지경으로 사람을 몰고 가는 이 욕망에서 벗어나게 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물론 모든 불자들의 공통적인 발원인 "정토 입문"에 다다르면 이런 욕구에서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저의 종교가 불교 공부를 금지하면 어떻게 하나요?" "그러면 하지 마십시오. 다만 양심과 자유로운 마음은 가지도록 하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p252)" 아마 이런 질문을 한 분은, 공부로서만 불교를 접하고, 신앙은 다른 종교로서 계속 가지길 원했나 봅니다. 아니 공부하다가 정 마음이 움직이고 큰 깨달음에 다가갈 것 같다면 그냥 종교를 바꾸면 되지 않나 싶지만, 가족관계나 현실적인 어떤 의무 때문에 그런 개종(?) 결심을 실천에 옮기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겠다, 저 나름대로 한번 상상해 봅니다. 


상담 중에는 낙태 때문에 괴로워하는 어느 분의 사연도 짧게 나옵니다. 낙태는 일단 남도 아니고 자신이 잉태한 아기의 생명을 이른 단계에서 앗는 행위이기 때문에, 깊은 자책감과 충격이 올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한계 때문에(낳아서 키울 수 없는) 어쩔 수 없이 낙태하는 많은 여성들의 처지는 물론 충분히 이해가 되죠. 죄책감도 죄책감이지만 몸에 칼을 대어 고통스러운 수술을 겪는다는 자체가 하나의 큰 충격이 아닐까 생각도 해 봅니다. 저자는 지장경을 읽으며 아이의 고통을 달래주라고 합니다. 일단은 아기에게 초점을 맞춘 조언 같습니다.


제가 이 책에서 가장 깊게 집중해서 읽은 대목은 발원입니다. 앞서 p145에도 발원이 나왔고, p292에도 또 발원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나옵니다. 어떻게 발원을 해야 할까요? 대승에서 가르치는 선지식의 중요성에 대해 저자는 말씀합니다. 아무래도 혼자서 모든 걸 해 나가기보다는, 나의 길을 능숙하고 안정감 있게 이끌어 줄 수 있는 어떤 도움이 필요할 수 있죠.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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