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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숏폼으로 브랜딩하다 - MZ 세대를 사로잡는 숏폼 콘텐츠의 성공 법칙
김가현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8월
평점 :
나이 든 이들은 일단 "틱톡"이 무슨 어플리케이션인지, 아니 그런 앱이 있는 줄도 몰랐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1년여 전 이 앱을 금지한다는 뉴스 덕분에 오히려 유명해졌고, 그런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최근까지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간 결과 이제는 더 세를 불린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유튜브의 개인 방송 플랫폼이 크리에이터와 플랫폼 양측에 윈윈이 된 것처럼, 틱톡은 이제 많은 유저들에게 전에 없던 기회를 주고 있으며 자사 역시 새로운 단계를 향해 도약 중입니다. 책에서는 메시지 중심의 트위터, 사진 중심의 인스타등을 넘어 이제 소셜미디어가 "(짧은) 동영상" 중심으로 진화 중이며 이런 거대한 트렌드(책에서는 한때 유행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를 이끄는 게 틱톡이라고 규정합니다. 틱톡의 장점은 "스마트폰만으로 동영상 편집이 가능한, MZ 세대 최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p6)"이라고 이 책은 요약하는데 이 한 구절만 봐도 책을 편 보람이 독자 입장에서 느껴집니다.
또 이 책은 틱톡의 경영 전략이나 비전만을 설명한 게 아니라, 이 플랫폼을 이용애서 크리에이터들이 어떤 이점을 누리고 자신의 이상을 구현할 수 있는지,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이 실제로 자신의 육성을 통해 설명합니다. 이쪽 분야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도, 지금 세상이 이런 방향으로 바뀌는 중이라는 점 실감하기 위해서라도 정독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p35에서 틱톡은 "크리에이터와 팔로워"로 이뤄진 생태계로 나눠진다고 설명합니다. 게다가 틱톡에서는 팔로워가 크리에이터를 겸하는 경우가 유튜브보다 많아, 진정한 프로슈머들의 공간이라고까지 규정하네요. 여기서 재생되는 상황극이 있다면, 이 드라마는 "짧은 시간 안에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므로 그 연기가 선명하고 극적(p36)"이라고 합니다. 또 AR 필터, 보정 기능, 배경 음악도 제공되는데 이런 게 스마트폰만 가지고도 다 가능하다면 확실히 기존의 다른 플랫폼과는 차별화된다고 하겠네요. "음악저작권, 언어장벽, 영상길이, 고급영상제작"이 기존의 4대 장벽(p33)이었는데, 이걸 기술적으로 유의미하게 허물기 시작한 게 바로 틱톡이라고 합니다. 세계 유수의 의류 브랜드를 비롯해 기업들도 틱톡을 활용한 마케팅에 실제로 나서기 시작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유튜버와는 별개로 이제 틱토커가 "현실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이 되어 간다는 점입니다. 영상 길이도 일부 크레에이터에게는 더 늘릴 수 있는 수단이 제공된다니 말입니다(p34).
"MZ 세대는 쉬는 시간에도 콘텐츠를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세대(p52)"라고 합니다. 어른들이 보면 중독, 시간 낭비라고 생각할 수 있고 또 흥미 위주의, 큰 의미 없는 콘텐츠가 아직은 다수이지만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방송을 실제로 해 본 적이 없어서 알 수는 없으나 배민에 광고하는 업주들이 마치 약플, 별점 테러에 민감한 것처럼 개인 방송자들은 구독자 유지에 민감할 것입니다. 일단 바이럴이 될 만한 영상을 먼저 제작해 새로운 시청자 확보의 동력으로 삼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p74). 또 이런저런 피드를 잡다하게 늘어놓을 게 아니라, 뭔가 통일성이 느껴지는 배치를 통해 내 채널의 정체성이 뭔지 확 들어오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콘셉트가 분명하게"라고 책에서는 말합니다. 또 필자가 강조하는 가장 중요한 비결은 "시청자, 팔로워와의 소통"이라고 하네요.

어떤 것이 채널에 어울리는 이른바 "브랜디드 콘텐츠"인가? p82에서는 크게 네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1) 정보성/꿀팁 2) 15초 틱톡 숏폼형 3) 상황극, 코미디 4) 뷰티, 먹방 등 한 분야에서 유니크한 채널 브랜딩. 첫째 채널의 경우는 내가 전문성이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며, 2)를 위해서는 틱톡의 최신 트렌드가 무엇인지 타 채널을 꾸준히 참조하여, 언어를 초월한 메시지를 담으려고 노력하라고 합니다. 세번째를 위해서는 번득이는 아이디어와 연기력이 필수이며, 4)는 수익을 올리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인데 이를 위해서는 "여전히 블루 오션인 이곳에서(p87)" "민쌤" 등의 성공 사례를 참조한 후 자신만의 색깔을 낼 방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바이럴의 첫째 조건은 따라하기 쉬워야 한다는 것입니다(p95). 발음대결, 연기챌린지, 상황극 듀엣, 1인칭 영상 등 포멧은 무궁무진하다고 합니다. 또 틱톡에서도 라이브 방송이 가능하다는 점을 유념하라고 합니다. "실시간성"을 최대한 부각하려면 "시청자와 빠르고 짧은 소통(p105)"이 핵심임을 명심하라고 하네요.
뇌과학자와 틱톡이 무슨 관계일까 싶지만 사실 뇌과학은 반 세기 전부터 광고 분야에 대한 연구를 해 왔고 유의미한 성과를 내어 왔습니다. p122 이하에서 필자 중 한 분인 장동선 박사는 자신의 전공 분야를 잘 살려 독자에게 틱톡과 뇌과학의 연관을 친절히 설명합니다. 특히 뇌는 수동적으로 엮일때보다 능동적으로 참여할 때 더 오래 기억하고 쾌감을 크게 느끼는데, 독자인 저도 틱톡이 성공한 가장 큰 비결도 따지고보면 그 참여의 손쉬움에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틱톡은 소통과 교류에 최적화된 앱이다(p129)." 심리학 연구 결과이긴 하나 경영학 조직론 등에도 널리 쓰이는 "강화" 등의 개념이 있죠. p138에는 간헐적 강화라는 개념이 나오는데 시청자에게 보상을 주는 간격을 완전 랜덤으로 하여 뇌에게 준비를 시키지 않음으로써 이 앱에 대한 중독성을 극대화한다는 겁니다.
MZ 세대는 "요약과 큐레이션을 좋아한다(p135)"는데 확실히 요즘은 인터넷에 올려지는 기사들도 맨 앞에 세 줄 요약을 첨부합니다. 물론 정보를 온전히 취득하려면 전문 읽기가 습관화해야 합니다만 여튼 요즘의 트렌드가 그러하고 틱톡 등 숏폼 활용 컨텐츠는 특히나 이 점을 명심해야 하겠네요. 또 "연출보다는 리얼함, 완성보다는 진행형을 선호(p136)"한다고 합니다.
덕업일치란 말이 예전부터 있었는데 p140 이하에는 아나운서 유아나씨가 자신의 틱토커로서의 비결을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그전부터 PD와 앵커 경험은 있었으나 처음에는 "이미 고인물이 되어 버린 자신이 과연 MZ 세대와 잘 소통할 수 있을지(p143)" 고민이었다고 하네요. 자신의 장기를 살려 첫 해시태그를 "한국어체크"로 정했는데 이것으로 성공적인 퍼스널 브랜딩의 스타트를 끊었다고 밝힙니다. 이제 그녀가 당당하게 하는 말은 "채널의 가치가 삶의 가치가 되었다"입니다. 이것이 비단 전직 아나운서, 방송인에게만 가능한일은 아니겠습니다.
코리안훈 채널은 처음부터 "세상에서 유일한 채널이 되는 방법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안고 시작했다고 합니다. 같은 한국어 교육 카테고리라고 해도 강의를 하는 식, 답변을 해 주는 식, 상황극을 통해 알려 주는 식 등 여럿이 있는데 카테고리 안에서 어떤 차별화를 기하며 시청자에게 어필할지 자신의 개성과 강점을 잘 살려 기획하라고 필자는 말합니다.
아무래도 자신의 채널에서 방송을 하는 이들은 "크리에이터"이므로, 비단 틱톡뿐 아니라 방송 플랫폼 전반에 걸쳐 필요한 건 "자신만의 창조적인 문법 마련(p178)"이겠습니다. 콘텐츠와 어울리는 스타일링을 시도하고, 틱톡이면 틱톡, 카카오면 카카오, 이렇게 각 플랫폼에 잘 어울리는 분위기(p181)를 염두에 두라고도 합니다. 심지어 이 책에는 틱톡과 전혀 안 어울릴 듯한 과학 교육 채널의 성공사례도 소개되는데, 그만큼 틱톡만의 분위기를 잘 살리고 여기에 자신만의 문법을 스타일링하면 얼마든지, 주제의 무거움 가벼움 여부와 무관하게 성공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모바일이 진화하면 가장 먼저 어떤 산업이 뜰지 십여년 전 전문가들의 여러 예측이 있었는데 대부분 짐작을 못한 뜻밖의 분야에서 금맥이 하나 발견된 셈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