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최종병기 책 쓰기 - 책 쓰기로 생존하라!
이건우 지음 / 일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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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쓰기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전문인들만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 책 저자는 "테어다운을 통해 누구나 책쓰기를 할 수 있으며 책쓰기야말로 직장인이 가질 수 있는 최종병기"라고 말합니다. 어떻게 그럴수 있는지, 또 테어다운이 무엇인지는 책에 자세히 나옵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쓴 이미예 작가는 2021년초 최고 화제 작가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사실 독자로서 저는 최근에 베스트셀러를 주의깊게 읽지 않아서, 책 이름은 들어본 듯도 한데 작가님이나 책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네요. 저자의 말에 따르면 저 이미예 작가야말로 테어다운을 가장 잘 활용해 성공한 케이스라고 합니다. p33에 보면 "습작한 경험도, 공모전에 응모한 적도 없는 무명작가였던 그녀(부산대 졸. 삼전 엔지니어 출신)는 재미있는 만화책, 드라마 대본집 등을 끊임없이 분석하고 노트에 적었다고 합니다. 저자는 엔지니어 출신이고 엔지니어라면 (꼭 그런 건 아니지만) 공산품의 테어다운에 익숙할 만합니다. 성공한 제품을 뜯어 보고 무엇이 핵심이었는지 연구한 후 각각의 장점을 멋있게 결함하면... 책쓰기도 이와 비슷하다는 게 저자의 말입니다. "<달러구트...>는 테어다운에 의해 태어난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이 책 저자 이건우씨는 주장합니다(p33).


실제로 많은 직장인들이 책을 쓴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책을 쓰기 전 설령 전문성이 부족했다고 쳐도, 책 쓰고 나면 달라진다." 여기까지 읽고 저는 책 한 권 낸 후 커리어가 조금은 풍성해졌으므로 그래서 전문성이 늘어난 걸로 평가받나? 이렇게 생각했었는데(그럴 리가 없죠), 저자의 말은 그게 아니라 "책 쓰는 동안 연구를 했으므로 전문성이 전에 비해 늘어났다"는 겁니다. 그래봐야 전문 연구자에 비길 수 있겠나 하겠지만 책쓰기는 독자와 소통의 영역이므로 지식을 얼마나 쉽고 친근감 있게 전달하느냐의 문제가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아닌게아니라 블로그 하는 분들 중 어떤어떤 책을 읽겠다 라며 다음 책쓰기 계획을 밝히고 그 과정을 블로그에 밝히는 분들도 있습니다. 제가 그걸 본 게 2016년이었으므로 한국에는 체계적으로 책쓰기를 하는 직장인분들이 꽤 많다는 걸 눈치핼 수 있죠. 이걸 하시는 분들은 누구의 강요가 아니라 자신의 저서 집필을 위해 자신만의 열정을 불태우기 때문에 공부 능률이 꽤 높습니다. 어려운 책을 읽어도 "이걸 내가 다 소화해서 내 책을 쓰는 데 자양분으로 삼겠다!"는 각오가 대단하기 때문에 이해를 잘합니다. 과연 이분이 이렇게 양도 많고 전문적인 책을 소화할 수 있을까? 그런데 결과를 보면 처음부터 동기가 남달라서인지 확실히 다르더군요.


이 책을 보면 우리가 그래도 이름이 눈에 익은 여러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처음부터 유명했던 게 아니라 직장인 시절에 이처럼 책쓰기를 시작해서 오늘날 그 정도 명성을 쌓은 분들이 많습니다. 책 분량의 30% 정도는 그런 성공 사례들에 대한 소개인데 그것만 읽어도 재미있을 정도입니다. 구본형 소장 같은 경우 "직장인은 스스로를 고용한 1인 기업가라고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1호, 2호 책을 낼 때 그는 아직도 IBM 영업관리부장이었습니다. 책들이 성공하자 그는 책에서 말했던 대로 회사를 떠나 자신의 연구소를 설립하고 오늘에 이릅니다. 요즘같이 대중과의 소통이 중요한 때에 이런 식으로 성공하는 것도 확실히 의미 있는 일입니다. 물론 거짓과 허위로 점철된, 극소수 네티즌들과만 짜고치는 고스톱 같은, 속이 검은 시도라면 백전백패이겠지만 말입니다. 


어떻게 해야 성공적인 글쓰기가 될 수 있을까요? 모든 대중을 만족시키려는 두루뭉술한 글쓰기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타깃은 좁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백우진 작가 같은 이는, "보고서를 보면 (보고서 작성자가 아니라) 그걸 읽는 의사결정권자의 연령대까지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대단하죠. 물론 그 보고서가 잘된 보고서라는 전제 하에 그렇습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직장인은 완벽하게 고객 맞춤형 글쓰기를 해야 한다" 회사 다닐때보다 더하네요. 그래도 막연한 책을 쓰고 성공하기를 기대하는 것보다 이처럼 철저한 전략 하에 무엇을 만드는 게 올바른 선택입니다. "직장에서 쓰는 모든 글은 상사를 만족시켜야 한다." 이런 생각으로 독자를, 스페시픽하게 정해진 타깃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거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신문광고에 이 책 광고가 나오기 시작할 무렵 아 이 책은 무조건 베스트셀러가 되겠구나 싶었는데, 탄생 비화를 들어 보면 전혀 아니라고 합니다. 에디터가 "이런 제목으로는 도저히 안 된다"고 반대했는데, 공 작가가 그렇게나 고집을 부려 결국 관철되었다고 하네요(p101). 공 작가의 작품 완성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솔직한 독자가 요즘은 꽤 늘었는데 그렇다고는 하나 이런 걸 보면 확실히 큰 성공을 할 자격이 있는 분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작가가 아니라면 하다못해 카피라이터로서라도 말입니다. 


양은우 작가 역시 성공적인 직장인이었다가 성공적인 작가가 된 경우라고 합니다. "선한 영향력"이 그가 내세우는 모토지요. 자신처럼 직장인 생활을 하며 작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그는 "내가 왜 책을 내고 싶은지부터 먼저 깊이 진지하게 생각하라"고 말합니다. 자신이 책에 쓴 한 마디 때문에 정말로 직장을 그만두는 등 인생을 바꿔 놓을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도 있으니, 어디까지나 "선한 영향력"을 염두에 두라는 거죠.


글 도둑질을 하면 안 됩니다. "표절"은 그저 부도덕이 아니라 불법이며 민형사상 중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행위입니다. 모든 책에는 말미에 "무단 전재를 금한다"는 경고 문구가 붙어 있는데도 독자는 무신경하게 지나치는 경우가 많죠. 세상에 없던 컨텐츠를 창조하는 게 작가의 본질인데 이런 걸 전혀 의식 못 한 채 그저 한번 떠 보겠다고 양심이 실종된 채 무리수를 두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잘쓴 글은 유려합니다(p228). 이를 PREP으로 요약하는데 포인트(결론), 리즌(이유), 익잼플(근거사례), 포인트(요약강조)의 약자라고 합니다. 앞에서 공 작가는 편집자와 의견 대립을 빚었지만 공병호 소장 같은 사람은 반대로 "그 사람들이 전문가이니 그 사람들에게 그냥 맡기라"고 합니다. 사실 판단하기 어려운 일 같습니다.


베스트셀러라고 다 좋은 책은 결코 아닙니다. p118에 보면 최근에 베스트셀러가 된 책들을 놓고 서평가인 한승혜 작가는 각각의 단점을 솔직하고 예리하게 꼬집습니다. 읽어 보니 제가 다 속이 시원하네요. 하지만 크게 성공을 거둔 책은 그만의 이유가 있기에 성공한 것입니다. 직장인으로서 책쓰기로 성공하고 싶은 이들도 그저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기보다, 어차피 돈 벌고 이름을 널리 알리기 위해 그 일을 시작했겠으므로 시장에서 성공하는 상품의 비결이 무엇인지를 잘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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