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시터 걱정은 그만 - 깐깐하고 똑똑하게 베이비시터 고르는 방법
민정숙 지음 / 라온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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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워킹맘들이 많으시다 보니 아이를 데이케어해 줄 인력이 또한 절실히 필요합니다. 사실 고용 효과 유발 면에서도 여성들이 이처럼 직장에서 활발히 수요되는 게 바람직합니다. 국가 전체(거시경제)로는 그러한데, 개별 어머니들 입장에서는 이런 지출도 꽤나 부담스럽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동일 노동에 동일 임금, 즉 남녀 임금 격차의 완전 철폐가 이뤄져야 어머니들이 베이비시터 고용을 그나마 덜 부담을 갖고 행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부담이 적지만은 않은 베이비시터 고용을 그나마 믿을 수 있는 인력으로 어떻게 할 수 있냐에 있겠습니다. 어떤 노하우로 시터분을 고르고 소통해야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되겠냐는 거죠. 이는 많은 워킹맘들에게 매우 현실적인 고민입니다. 


나 자신도 누구한테 채용된 사람이지만, 내가 고용주의 입장에 섰을 때 운 없게도 몇 번 좋지 않은 일을 겪고 나면 사람 직업군 전체를 색안경 끼고 보게 됩니다. 이는 현명하지도 못할 뿐 아니라 당장 나 자신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합니다만 사람인 이상 어쩔 수 없습니다. 일단 정부 여가부에서 운영하는 아이돌봄서비스가 있다고 합니다. 저도 이름만 들어 봤는데 그게 정부에서 운영하는 서비스인 줄은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습니다. 물론 민간중개업체도 여럿 있는데 드라마 <사랑과 전쟁>의 어느 에피소드에서는 "해피맘"이라는 가상의 업체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이 책 p49의 실제 현황표를 보면 그런 곳은 (의외로) 없더군요. 중개업체에 대해 다소 불신감이 있다면 회비를 내고 가입하여 이용하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구인 글을 쓸 때에는 되도록 구체적으로, 또 진심을 담아 쓰라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쓰라는 건 나중에 고용 조건에 대해 서로 다른 말이 나오는 경우를 대비해서라고 하네요. "육아+가사 해 주실 따뜻한 이모님 찾습니다." "안전이 우선, 정성과 사랑으로 돌보겠습니다." 구인, 구직 글에는 이런 제목의 글들이 올라온다고 합니다(p58). 저런 글들이 가장 흔히 보이며, 또 (저자님 의견에 따르면) 어떤 감성이 느껴지긴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며, 앞에서도 말했듯 더 구체적인 사항이 들어가야 한다는 거죠. 


이 책에서 특히 제가 주목한 점은, p93이하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사람을 고를 때는 충분히 깐깐하게 고르라는 겁니다. 채용하고 보니 내가 원하던 스타일이 아니라거나, 혹은 계약 조건에 대해 서로 의견이 불일치한다거나, 이런 것보다는 처음부터 깐깐히, 여러 사람을 만나 보고 내가 원하는 시터를 기어이 만나 보는 게훨씬 낫지 않겠습니까? 이는 고용주뿐 아니라 시터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저자는 "거절하고 싶지만 업체를 믿고 그냥 간다"가 가장 좋지 않은 마인드라고 합니다. 실제로 이런 경우 업체가 보증할 수 있는 바는 많지 않습니다. 그저 아주머니들끼리의 말솜씨 대화 분위기로 넘어가곤 하는 거죠. 내가 원하는 바가 분명한 맘이라면 더군다나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시터가 무조건 을이라야 하느냐. 전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시터도 맘을 얼마든지 인터뷰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사실 이처럼 적극적인 시터라면, 오히려 까다로운 맘이 더 선호할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물론 원하는 바는 서로가 맞아야 하겠지만). 또 이 책은 맘들이 주로 보는 책일 텐데(물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시터분들이 이 책을 보고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도 있죠), 이런 말이 왜 있느냐 여길 수도 있지만 저는 저자분이 일부러 이런 말을 넣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내(맘)가 언제나 갑이어야 한다는 자세로 시터를 고르지 말자는 겁니다. 갑이고 을이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 여건에 정확히 맞고 계약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는 사람을 채용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일방적으로 갑 노릇을 하려는 맘한테 제대로 된 시터가 오겠습니까. 그저 앞에서는 비위나 맞추고 뒤에서는 대충대충 하는 엉터리가 걸릴 가능성이 더 크죠. 


pp.136~137에는 특히 맘들이 꼭 읽어 봐야 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저자 역시 똑똑하고 꼼꼼한 맘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칭찬이 자자합니다. 아직 어린 아이한테 건강과 위생보다 더 중요한 이슈가 어디 있겠습니까. 저도 읽으면서 와 이 정도인가 싶었습니다. p174에는 "시터를 왕으로 대접하면 내 아이는 왕자, 공주가 된다"는 제목 하에 자세한 내용이 나옵니다. 읽으면서 참 이게 정답이다 싶었습니다. 꼭 보면 못난 사람들이 쓸데없는 데서 갑 스탠스에 목숨을 걸곤 하죠. "시터가 아기한테 뽀뽀하는 건 싫어요.(p193)" 저자는 이런 맘은 처음부터 시터를 써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이런 맘을 나무라는 게 아닙니다. 얼마든지 그럴 수도 있죠. 단지, 시터를 쓰지 말고 친정엄마나 시모나 자신이 직접 키우는 게 맞다는 뜻입니다.


처음에는 시터 고르는 요령을 담은 책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읽어 보니, 시터의 고용주 이전에 엄마로서의 자세가 무엇인지, 내가 애를 어떻게 기르고자 하는 엄마인지 그 입장을 분명히 파악하게 해 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아가, 사람을 고용하는 자의 입장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이 책은 어떤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해 줍니다. 그러니 시터를 구태여 쓰지 않으려는 엄마 입장에서도 참고 삼아 한번 읽어 보면 좋겠습니다. 자신이 시터 입장이라면 진정 이 책은 (오히려) 필독서입니다. 시터와 맘 사이에 어떤 표준 같은 걸 만들어 주는 책입니다. 강추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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