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품격 - 착하게 살아도 성공할 수 있다
양원근 지음 / 성안당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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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부를 축적하려면 악착같은 욕심을 부리면서 남들 사정 보지 말고 철저히 이기적인 삶을 살아야 이게 가능하다고들 보통 이야기합니다. 과거 조선 시대에도 청렴한 선비는 황금 보기를 돌 같이 하라고 가르쳤고 농본억상 정책을 국시로 내세웠습니다. 현대에 들어서도 인식은 크게 다르지 않아서, 인망과 돈은 함께 갈 수 없다고들 합니다. 인심 쓰는 걸 좋아하면 부자 못 된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입니다.



 

그러나 이 책 저자분, 일생동안 출판기획 전문가로 살아 온 양원근 선생은 정반대의 이야기를 합니다. "착하게 살아도 부자가 될 수 있다." 오히려, 앞으로는 착하게 살아야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주장에 가깝더군요. 어떻게 해서 그처럼, 상식(?)에는 정면으로 반하는 결론이 나왔는지 책을 찬찬히 읽어봤습니다. 



 

p35에서 저자가 출판사들로부터 주로 듣는 평판은 "양 사장은 적어도 나를 속이진 않아."라고 나옵니다. 번역서의 경우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는데, 저자님의 출판사를 통해 계약을 한다 해도 비용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건만, 평소에 관찰해 온 바 이 회사의 운영 방식에 신뢰가 생겼기에 이런 평판이 널리 공유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신뢰는 상거래에서 매우 중요하며, 미국 건국의 아버지 벤자민 프랭클린 역시 오랜 시간 쌓아올린 신뢰를 바탕으로 맨손에서 일어서서는 큰 돈을 벌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2015년에 영화 <인턴>을 직원들과 단체관람했다고 합니다(p102). 이 영화는 젊은 여성 CEO인 앤 해서웨이가 70대 남성 노인인 로버트 드 니로를 "인턴"으로 고용하며 벌어지는 재미난 일들을 담은 것인데, 저자는 이 영화에서 "특히 직원 복지에 애 쓰는 CEO의 모습"을 눈여겨 봤다고 합니다. 이걸 실제로 근처 업체와 제휴하려니 1년에 억 단위가 들었기에 할 수 없이 그저 기계를 들이는 선에서 만족했다고 합니다. 사실 직원들도, 사장의 고충을 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직에 대한 본인의 기여는 미미하면서 급여는 터무니없이 많이 요구하는 자세는 뻔뻔스럽지 않겠습니까. 물론 직원의 복리를 전혀 고려 않는 악덕 고용주도 문제이지만 말이죠.


 

양심이 없고 무모한 삶을 사는 자일수록 무책임한 소리를 함부로 내뱉고 상대에게도 무책임한 안을 내세웁니다. 상부상조하자 어쩌자 말은 달콤하지만, 잘 따져 보면 독박은 니가 쓰고 알맹이는 내가 빼먹겠다는 헛수작에 다름 아닙니다. 듣는 상대방이 바보가 아닌데도 이런 패턴을 반복하는 이유는 지능과 공감능력이 현저히 떨어져서 그렇습니다. 남은 나의 성공을 위해 희생되는 졸(卒)이 되어야 한다는 막무가내식 수작인데, 이런 인간한테 어떤 요행 같은 게 계속될 리가 만무하죠. 똑 같은 인간을 만나서 뒤통수나 안 맞으면 다행입니다.

 

그래서 저자도 p72 같은 곳에서 "도박과 같은 도전이나 자금력이 필요 이상으로 드는 아이템을 선택해서는 안된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런 무리수를 두는 건 제안하는 사람 본인의 욕심이지 절대로, 절대로 듣는 사람의 이익을 위한 게 아닙니다. 이런 사람들이 설치지 못하게 하려면 먼저 보통 사람들이 헛된 욕심을 버려야 이런 당치도 않은 사탕발림에 넘어가는 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설득하고 싶으면 기승전결의 흐름을 타라.(p126)" p130에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잘 나옵니다. 

기 - 경험담으로 시작
승 - 기본 정보 제공
전 - "매혹적인 정보" 제공하기. 
특히 저자는 이 대목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결 - 상대방의 마음을 뒤흔드는 가장 결정적인 정보 제공하기. 그래서 마지막에 이 한 방을 좀 남겨 놓아야 최종적인 설득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논리적인 말의 흐름에 감성적인 부분을 적절히 섞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유의하자" 감성적 포인트를 요령 있게 삽입하라는 말은 책 저 앞부분에서도 나왔고 이 책 곳곳에서 수시로 강조됩니다. 

 

p134에 보면 미야모토 무사사, 즉 당대 최고의 무사로 꼽혔던 사사키 고지로를 꺾고 승자로 우뚝 선 그가 어떻게 해서 자신보다 더 강한 상대를 이길 수 있었는지에 대한 저자의 분석이 나옵니다. 결론은, "나의 이러한 장점으로 이렇게 이기자"가 아니라, "나의 강약점은 이것이고 상대의 약점은 무엇이니 맞춤별 전략을 짜자"입니다. 사사키는 침착하지 못했고 감정을 다스리는 데 서툴렀습니다. 서서히 약을 올리고 상대의 강점을 흐트리면서 약점을 치고 들어가는 전법이 결국 그를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싸움은 혼자 하는 게 아니기에, 내 장점만 극대화시킨다고 목표가 달성되는 게 아닙니다.

 

과감하게 먼저 베풀라고 합니다. 남이 아쉬울 때에는 선뜻 나서는 일 없고 최대한 발을 빼려고 하다가, 당장 제가 아쉬우니 남들에게 손을 내미니 그런 사람하고 누가 일을 함께 하겠냐는 겁니다(p186). 저자는 여기서 링컨의 예를 듭니다. "누군가를 당신 편으로 삼고 싶거든, 먼저 당신이 그의 진정한 친구임을 확신시켜라." 확실히 인간 관계에 있어서는 통 크게 먼저 베푸는 사람이 승자가 됩니다. 말은 쉬워도 행동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p220에서 저자는 애덤 그랜트의 저서 <기브 앤 테이크>를 인용합니다. 이 책은 7~8년 전에 저도 읽었는데 이기적이고 계산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남한테 잘 베푸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결론이 의외였습니다. 너무 사람이 "테이커" 짓만 하면 그 사람은 집단에서 그렇게 찍혀서 이후에 아무도 그와 협업을 안 하려 든다는 겁니다. 반대로 적정 선에서 "기버"가 될 줄 아는 사람은 평판과 신뢰를 얻어 결국 성공하게 된다는 거죠. 

 

저자의 결론은 "선의지의 연대"를 구축하자는 겁니다. 물론 이기적이고 챙길 줄만 아는 사람한테는 잘해 줘 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내가 베풀면 줄 줄도 아는, 상식과 연대의 가치를 이해한 사람들끼리 상부상조하는 거대한 연대 속에서 모두의 공존공영이 가능합니다. 일단 이런 발걸음은, 망설이지 말고 먼저 내가 한 발 떼어야 타인도 마음을 여는 게 가능합니다. 괜히 머뭇거리거나 부끄러워하지 말고, 이웃을 향해 과감하게 먼저 베풀어 봅시다. 품위 있게 성공하는 비결이 그리 멀리 있지 않았음을 깨닫게 될 겁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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