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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직장인이 어떻게 1년 만에 2권의 책을 썼을까
황준연 지음 / 와일드북 / 2021년 6월
평점 :
"얘가 정상일 리가 없지 않습니까?"
성장하면서 주변의 어른들에게 몇 번 정도는 심한 질책도 듣고 비판도 받는 건 누구나 겪는 일입니다. 안 그런 경우가 이상한 거죠. 그러나 만약 저런 말을 한 번이라도 들었다면, 그건 저 말을 한 사람과 들은 사람 둘 중 하나는 큰 문제가 있다는 뜻이지 싶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권을 책을 읽으면서 남달리 불우한 성장 과정을 거쳤다는 저자들의 사연을 많이 접했습니다. 최근에도 그런 책을 몇 권 읽었는데, 아마 그 책들도 이 책 저자님만큼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또 그 다른 책 저자들은 이미 연세가 지긋하신 편이고 당시에는 누구나 어려웠으므로 이 책 저자분처럼 나이가 젊은 분과는 사정이 또 다릅니다.
읽으면서 상당히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얘가 정상일 리가 없지 않습니까?" 대놓고 말은 안 해도 제가 만약 저 소년 근처에서 지켜 본 어른이었다면 저 역시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 같습니다. "커서 큰 사고나 안 치면 다행이다." 이 독후감에 일일이 옮겨 적지는 않겠지만 여튼 요즘 세상에 이처럼 굴곡진 청춘기를 보내기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 군대라도 일찍 다녀오는데 저자의 경우 그렇지도 않아서 27세가 되어서야 입대했다고 합니다.
일단 오랜 동안 연을 끊었던 어머니와 다시 연락이 닿아 제주도로 이주한 게 하나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자 스스로도 말하기를 대구에 그대로 살았더라면 주변 지인들도 환경도 그대로라서 아마 종전의 삶을 그대로 이어갔으리라는 거죠. 이처럼 일이 잘 안 풀릴 때에는 주변 환경을 확 바꿔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듯합니다.
또 저자에게 큰 도움이 된 건 몇 분의 친절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저자는 음악 면에서 적성을 타고난 듯 보이는데 이 음악 방면 재능을 기부할 수 있었던 것도 어떤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남에게 도움만 받고 살아온 이가, 나 역시 남한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처음 깨달은 경험은 상당히 의미가 클 수 있습니다. 그리고 통번역 공부, 용접 등 기회가 닿을 때마다 알바 비슷하게 했던 일에서 결국 뭐 하나를 챙겨서 나온, 어떤 성실성 같은 요소가 끝내 저자분을 수렁에서 건져낸 동력이 된 것도 같습니다.
항상 남들한테 문제아로만 여겨졌던 그가 결국 권유를 듣고 대학교를 졸업하여 선생님이 된 건 정말 잘한 결단이었습니다. R선생님은 좋은 조언을 베풀어 주었을 뿐 아니라 금전적 도움까지도 줬습니다. 본인도 어려우면서 친구가 어려울 때마다 돈을 빌려 줬던 그 벗 역시 정말로 고마운 사람이었습니다. 반대로 가뜩이나 어려운 저자의 인생을 더욱 어렵게 만든 아주 나쁜 사람도 있었는데 저자는 이 때문에 어린 나이에 금융회사의 빚 독촉에 쫓겨 다녀야 했습니다. 이런 인간들이 상투적으로 쓰는 수법이, 남의 이름으로 대출을 받아 자신이 가로챈 후 종적을 감추는 것입니다.
자계서에 대해 많이들 비판합니다만 저자는 20대에 엄청나게 많은 자계서를 읽고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합니다. 자계서 중에는 일반 대중의 눈에 평범하게 보이는 저자들이 쓴 것도 많습니다. 이런 책을 왜 쓸까 싶은 것도 있지만(출판에는 큰 비용이 드는 편이므로) 여튼 저자들의 입장에선 내 인생이 이렇게 바뀔 수도 있다면서 그 나름 절실한 느낌을 공유하고 싶었던 경우도 있겠고, 그냥 복권 긁어 보자는 생각으로 스토리가 있는 분, 혹은 없는 스토리를 지어내는 이들의 이야기를 출판하는 경우도 있겠습니다. 혹은 이 책을 읽고 내 인생이 이렇게 바뀌었다며 찾아오는 이들을 향해 일종의 네트워크 영업을 목적으로 펴낸 책들도 있을 듯합니다.
여튼 그런 책들도 대놓고 나쁜 이야기를 적지는 않았을 터이므로, 방황하는 청소년, 청년들이 읽고 어떤 감동을 받고 회심의 계기를 마련할 수도 분명히 있습니다. 저 역시 아 이런 경우도 있겠구나 하며 자계서의 순기능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나의 가장 큰 장점은 말을 잘 듣는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열린 귀를 갖고 남의 말을 경청한다는 건 확실히 보통 큰 장점이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결코 남의 말을 안 듣고 기어이 자기 직성대로 해야만 하며, 어떤 사람은 나쁜 말만 골라서 듣습니다. 그러나 내 주견만을 내세우지 않고, 타인의 말에 일단 귀를 기울이는 습관은 매우 좋은 것입니다. 물론 앞에 저 대출 건처럼 나쁜 인간이 찾아와 이렇게 해 보자면서 현혹하는 말은 단호히 걸러 들어야 합니다. 이 세상에는 본인은 능력이 없으면서 남의 능력과 노고를 가로채어 편하게 살아 보려는 쓰레기들이 매우 많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받아 챙긴 건 전혀 생각도 않고 받아챙길 것만 챙기려는 아주 썩은 생각을 가진 이들이죠. 가족 중에 범죄자들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나쁜 본을 받고 자라니 성장해서도 내내 그꼴인 것입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내내 강조하는 건 "생각만 하지 말고 행동하라"입니다. 이렇게 행동을 하려면 먼저 주변 환경을 바꿔야 합니다. 만약 저자가 22세 정도에 바로 입대했더라면 혹시 이런 회심의 계기가 더 빨리 찾아와 훌륭한 작가로 더 이른 시기에 변모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이제는 책쓰기 연구소를 창업한 어엿한 회사의 대표님이 되었으니 말이죠.
"내 목표가 흐릿해지고 지칠 때면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책과 영상을 본다. 그리고 힘을 내고 다시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힘들고 지쳤을 때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고 기분이 새로워지는 어떤 원천이 있을 것입니다. 없으면 만들어라도 내어야 합니다. 10대 때의 저자분처럼 그것이 무슨 게임이라거나 어떤 도피처 같은 게 되어서는 안 됩니다. 나의 타성을 벗어나 새롭고 건강한 활력을 불어넣는 그런 긍정의 원천이 되어야 합니다.
"아직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 인생을 바꾼다."
당장 어떻게 성장할지 막막하다면 어떤 롤모델이나 틀을 마련하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누구를 따라해 보기라도 하라는 뜻이죠.
"누구나 다 하는 얘기 아닌가요?"
통나무 위 개구리의 우화(p136)처럼, 말하는 것, 마음만 먹는 것과, 행동으로 옮기는 건, 서로 아주 다릅니다(p216).
"책 쓰기는 인생에 새로운 눈을 뜨게 한다."
"누구나 주인공의 삶을 살 수 있다."
청소년기 그처럼이나 어려운 삶을 살았던 저자가 우리 독자에게 던지는 말입니다. 이 말을 받아들여 우리 인생을 바꿀 계기로 삼고 안 삼고는 우리의 몫이겠죠?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