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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월 완성 초등 매일 영단어 plus - 하루 20 단어씩 30일 완성, 교육부 지정 초등 기본 영단어 800 수록, mp3파일 무료 다운로드
이수용 지음 / 탑메이드북 / 2021년 6월
평점 :
품절
"1개월 완성"이라고 부제가 달려 있습니다. 해답과 색인, 자료 등을 포함하여 책은 모두 332페이지입니다. 양이 좀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초등학생 때 학습해야 할 내용을 다 담으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네요.

올컬러로 인쇄되었고 페이지마다 많은 내용을 담았습니다. 초등 교재 중에 이렇게 꽉 차게 내용을 담은 책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봐도 그렇고, 학생한테 보여 줘도, 눈이 피곤하다는 반응은 안 나옵니다. 누가 봐도, 아, 책을 참 공들여 만들었다, 뭐 그런 느낌이 드는 교재입니다.
1개월 완성이 목표인 책이라서 DAY 01, DAY 02... 이런 식으로 30일분으로 나눠서 구성됩니다. 그뿐이 아니라 페이지 옆면에 며칠째의 분량인지 알려 주는 색인이 다 찍혀 있습니다. 보면 볼수록 진짜 공이 많이 들어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탄스럽습니다.
이 책은 어휘 공부 교재이기 때문에 모든 내용은 단어 학습 위주입니다. 맨 앞에 preview test가 나옵니다. preview test는 그림하고 단어를 매칭시키는 거고, today's task는 아는 단어, 모르는 단어가 뭔지 점검을 하는 코너입니다.
그 다음에 나오는 게 이 책의 핵심인 VOCABULARY 공부입니다. 발음기호도 적어 주고 이게 지금 초등학생용 교재이므로 한글로도 발음을 적어 놓았네요. 영어는 액센트가 없으면 뭔 소린지 못 알아듣기 때문에 강세가 있는 음절에 볼드체로 강조를 해 놓았습니다. 가끔 일러스트도 같이 나와서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네요.
어떤 사람은 한글로 읽어 버릇하면 안된다고 하던데, 그런 얘기가 나온지도 30년이 넘었죠. 그런데도 막상 애들한테 시켜 보니까 안 되지 않습니까. 어른이 아니라 애들이 공부하는 것이니 공부하는 애들이 편하게 해 줘야죠. 이 책처럼 애들 눈높이에 맞추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DAY 07의 p49를 보면 A bird in the hand is worth two in the bush라는 예문이 나옵니다. 초등학생한테 조금 어려운 느낌도 듭니다만, 따지고 보면 필요할 때 이런 속담을 즉석에서 떠올려야 할 어른들 입장에서나 어렵지, 저 문장을 주고 해석만 하라고 하면 단어도 어려운 단어가 없고 그리 어렵게 읽히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초등생에게는 아직, worth 같은, 목적어를 취하는 형용사가 어렵긴 하죠. 이것도 문법적으로 분석을 하려고 해서 어렵지 직관적으로 보면 그렇지도 않겠습니다. 이런 것도 공부할 의욕이 넘치는 상위권 학생들은 잘 소화합니다. 공부는 내가 설사 중위권이라고 해도 나중에 상위권을 따라잡겠다는 생각으로 해야지(=롤 모델은 상위권이 되어야지) 중위권에 걸맞은 공부가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DAY 27 p171에 보면 I suppose it was worth waiting이란 문장이 나옵니다. 이 예문은 suppose의 뜻을 설명하기 위해 나온 건데 저는 여기서도 worth가 더 눈에 띕니다. worth는 목적어를 취하는 특이한 형용사이지만, 그 중에서도 능동의 뜻인 ~ing꼴로 수동인 뜻을 나타내는 용법이죠. 이런 건 동사 중에는 need, want 같은 게있습니다. 이건, 보다 상급 학교로 가서 배우는 거고, 여기서는 suppose가 저렇게 절(clause)을 목적어로 취하는 모습만 눈에 익혀 두면 되겠습니다. 물론 초등 과정이므로 절(節)이다 뭐다 하는 문법 용어는 알 필요가 없죠. 그냥 모습이 저렇다는 것만 알면 됩니다. 제가 생각할 때 단어를 정말 정확히 공부하려면 단어가 문장 속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이처럼 예문이 중요합니다.

empty(p49)가 "비어 있다"라는 뜻인 건 다 알지만, 이 책에 나온 예문처럼 (잔 등을) 비운다는 뜻이 있는 건 모르는 이들이 많습니다(초등학생은 물론 어른들도). 어렸을 때부터, 영단어에는 우리말과 달라서 이처럼 형용사가 동사 노릇을 겸하기도 한다는 점 알려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문에까지 이런 용법이 나와서 좀 의외였습니다. 사실 어려서부터 이런 습관이 안 들면, 커서, 고등학생 정도만 돼도, 이미 머리가 굳어가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DAY 03 p25를 보면 discuss가 나오는데 이 단어는 중학교 쯤으로 올라가면 "자동사로 착각하기 쉬운 타동사" 범주에 묶여서 자주 보는 단어죠. 우리말이 그렇기 때문에 discuss가 아니라 discuss about으로 잘못 쓰기 쉽다는 겁니다. 저 페이지를 보면 예문에도 discuss a few things이라 하여 전치사 없이 쓰는 타동사임을 학생들에게 보여 주고 있네요. 예문도 신경 써서 잘 골라 넣으신 것 같습니다. 지금 초등학생이니까 자동사 타동사 하는 문법까지는 알 필요 없지만 여튼 이런 게 눈에 익어 가야 하지 않을까요.

p170에 나오는 relate라는 단어는 오히려 타동사로 착각하기 쉬운 자동사죠. 그 명사형인 relation 때문에 생긴 게 눈에 익은데 이 책 예문(What he said does not relate to the fact.)에도 잘 나와 있듯 전치사 to와 보통 결합하여 "~에 부합하다"로 쓰입니다. ㅎㅎ 초등생 자녀를 둔 학부형들은 이 용법, 이 단어를 과연 알고 계실까요? 아이를 잘 가르치려면 먼저 가르치는 사람부터가 막히는 게 없어야 합니다. 요즘 초등 교재 수준이 글쎄 이렇습니다.

p152를 보면 suggest가 나오는데 예문의 목적절을 보면 you change라고 해서 조동사 will, would 같은 게 없죠. 그냥 동사원형이 쓰이는 건데 상급 학교로 가면 이 문법을 배웁니다. 주어가 2인칭이라서 그냥 suggest이니 이 꼴이 원형인지 어떤지 알 방법이 없지만 만약 주어가 she 같은 것이었으면 changes가 아니라서 이상한 게 눈에 확 띄었을 겁니다.
모든 단원 뒤에는 엑서사이즈가 나오는데 6~10번과 16~20번은 녹음된 내용을 들어야 풀 수 있습니다. 녹음 파일을 듣고 나서 문제의 지시에 맞게 풀어야 합니다. 녹음파일은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 하듯이 그냥 책만 갖고 눈으로만 풀지 말고, 시청각 교재를 함께 활용해야 살아 있는 영어, 써 먹을 수 있는 영어가 됩니다. 또 그저 기억이 오래가게 하기 위해서라도 음성 파일을 자꾸 들어야 합니다.
30일만에 마스터하기엔 양이 많지 않나 생각할 수 있지만 초등학생 아니라 어른이라도 30일 안에 이 책의 내용을 완전히 머리 속에 넣을 수는 없죠. p5에 나와 있듯이 반복해서 공부를 해야 합니다. 한 번 돌리는 데에 이 책의 커리대로 30일이 걸리겠고, 그 다음 두 번 세 번 돌릴 때에는 조금 기간을 단축해서라도 여러 번 반복할 수 있을 겁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