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미래를 바꾼다 - 미래의 부를 주도하며 살 것인가 구경꾼으로 살 것인가
오진현 지음 / 굿웰스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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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암호화폐의 경우, 비잔틴 장군의 문제에 대한 수학적 증명을 통해 발생과 거래내역 등 진위의 위조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또 채굴 과정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무한정으로 찍는 게 불가능하니(도지코인 등 예외가 있죠) 많은 이들의 우려가 해소된다고 하죠. 그러나 저자는 "코인 시장은 위조품이 판을 치는 곳이다. 메이저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코인은 99% 가짜라고 보면 된다. 메이저 거래소 상장 코인도 다 믿을 건 못된다.(p31)"라고 합니다.

저자는 코인 사업을 하려고 회사를 그만두었다고 합니다. "절대 안 되며, 된다고 해도 200년은 지나야 합니다." 대표의 말이었습니다. 이랬던 그가 연락을 해 와서는 코인 사업을 새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말레이시아, 중국, 캄보디아에서 해당 코인이 유통되는 걸 보여 줬습니다. 캄보디아에서는 육군 소장이 마치 보증이라도 서는 듯했습니다. 얼마 후 본사와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모두 사기였던 것입니다.

이러던 그가 다시 재기에 성공한 건 채굴사업을 알고부터입니다. 이때가 2016년입니다. 이때 비트코인 전망을 어둡게 보던 이들이 대부분이었기에,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비트코인뿐 아니라 다른 가상화폐까지 가격이 폭등했으므로 타이밍 잘 탄 분들은 돈깨나 벌었을 겁니다. 물론 지금은 중국에서 채굴을 본격적으로 단속하고 있으며 한국의 코인 거래소들도 (보시다시피) 코인 삭제에 아주 열심이므로 시황이 아주 좋지 않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가상화폐 시장은 주식보다 훨씬 더 위험요소가 많다. 곳곳이 지뢰밭이다." "2018년 비트코인이 한창 상승할 때 2700만원에 매수하여 물린 후 큰 손실을 보고 매도한 이들도 많았다. 그들 중에는 코인 시장을 영원히 떠난 이들도 있다. 그러나 끝까지 참고 견딘(이른바 "존버") 사람들은 3년 뒤 큰 수익을 내었다. 그 사람들은 적어도 블록체인이 뭔지 알았던 사람들이다."(pp.68~69)

이래서 판단이 어려운 겁니다. 2018년 대폭락 후 비트코인에 물린 사람들한테 이른바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당시 뭐라고 말했겠습니까? "손절할 때 손절할 줄을 알아야 투자를 할 수 있다. 손절 못 하는 사람들이 꼭 보면 미련하게 물려 있다 패가망신한다." 과연 어떤 경우에 존버를 해야 하며, 반대로 어떤 경우에 미련없이 손절을 결단해야 하는 걸까요? 저자는 그에 대한 답으로 "블록체인을 공부하라"고 합니다. (그러나 꼭 전문가 수준으로 알아야 돈을 벌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하네요. p211)

모든 투자는 공부를 거친 후에 시도해야 합니다. 그게 아니라 그저 단톡방에서 소문 듣고 친구 말 믿고 대출 받아서 투자하는 사람들은 투기를 하는 것이며, 언제 망할지 모르는 위태위태한 길, 지뢰밭(p68)과도 같은 곳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블록체인을 공부할 것을 권유합니다. 앞으로 블록체인은 인터넷 자체를 대체할 것이며, 가뜩이나 불이 붙은 4차 산업혁명을 가속화하며 그 핵심 원리로 작동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책 앞에서 그 대표분은 "된다고 해도(된다고 하지도 않았으며 그저 가정입니다) 200년 뒤에나 될 것이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앞으로 가상화폐는 가상 자산도 아니고 가상도 아니며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화폐'가 될 것이다." 내가 해외여행이라도 갈라치면 현지화폐로 환전, 갔다 와서 한국 원으로 또 환전, 이 과정에서 두 번의 수수료를 내고 은행만 배불립니다. 이처럼 불합리한 게 또 어디 있냐는 겁니다.

과거 독일은 300여 개의 영방(領邦)으로 분립되었습니다. 이 상태가 육백 년 넘게 지속되었으나 결국 프로이센에 의해 통일되고 급격한 경제 발전을 이뤘죠. 국경을 (거의) 걷어치우고 관세를 철폐하니 주민들의 편의가 예전 같을 리 없습니다. 개인의 삶도 이전과 달리 국경 안에서 가장 싼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고, 기업들도 이전보다 자유롭게 노동력을 고용하니 경쟁력이 증가할 밖에요. 지금은 상품과 서비스, 인력이 비교적 자유롭게(아직은 많은 제약이 있지만) 국경을 넘나듭니다. 이 정도도 전에는 상상 못 할 상황이었고, 앞으로는 세상이 통일된 화폐를 쓰리라는 저자의 전망은 마냥 근거 없는 환상만은 아닙니다.

"첫째, 비트코인은 가치 저장 수단으로 법정화폐가 된다. 둘째, 이는 단순 투자가 아니라 시대 흐름을 따라가는 투자다.(pp.115~116)" 이렇게 되면 코인은 이미 자산이 아니니 거래소도 필요 없겠지요. 지금도 물론 외환 거래소가 있습니다만 이는 각 화폐가 국가의 경계를 못 벗어나기에 존재하는 거죠. 저자의 말대로 미래에 모두가 국가의 횡포를 벗어나(저자의 말입니다) 단일 화폐를 쓰고 개인의 자유로운 삶을 살면 거래소는 필요가 없죠. 사실 영화 <스타워즈>에서 가장 신기한 건 어떻게 은하계 모두가 신용할 수 있는 화폐를 쓰고 있냐는 거였습니다. 아직 "황제"가 세상을 다 장악한 게 아니라서 그(같은 존재)가 보증한 화폐가 존재하지도 않는데 말입니다.

여튼 현재 돌아다니는 코인은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이 책의 저자분도 좋은 전망을 표현하는 건 비트코인, 이더 정도이지 코인 자체에 대해서는 "아예 처음부터 작정하고 사기를 치려고 만든 코인도 있다(p143)"고까지 말합니다. ICO에서 사기 안 당하려면 그나마 규모가 큰 곳에 참여해야 피해를 볼 확률이 낮아진다고 합니다. 이 역시 조심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p251에서는 "주식에 삼전이 있다면 코인에는 비트, 이더가 있으니 모든 자산에는 이른바 급이라는 게 있는 법"이라고 합니다.

코인 발행 회사가 자체 거래소를 운영하기도 하니 특히 조심하라고 합니다. "허접한 거래소에 상장해서 자전거래로 투자자를 현혹하고 무가치한 코인을 시장에 내다팔고 있다. 기획 사기는 전혀 사기가 아닌 것처럼 철저히 위장하여 투자자들 진을 빼고 마무리된다.(p154)" 수사 기관도 제대로 모르고, 이 일에 밝은 변호사도 없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조심하는 게 그저 상책입니다.

이른바 김프, 즉 한국 시장에서 유독 비트코인 등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현상은 중국인 투기 세력만 배를 불려 준다고 언론에서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저자의 주장은 전혀 다릅니다. 앞으로 비트코인의 가치가 뛰면, 한국에서 비트코인을 팔아치운 중국인의 손에는 위안화(그대로인)만 쥐어졌으나, 한국인은 앞으로 가치가 크게 오른 비트코인을 쥐고 있으니, 과연 누가 이익이냐(p165)는 겁니다. 이 부분은 사실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더 지켜 봐야죠.

"현금이 사라진다니 말이 됩니까? 같이 쓰인다면 몰라도 현금이 사라지고 비트코인만 통용되다뇨!(p205)"

현금의 대체물은 많았습니다. 1980년대 중반에 세계적으로도 이른 시기에 완비된 한국의 온라인 송금도 크게 보면 현금의 대체품이었습니다. 그 전에는 기껏해야 우체국의 전신환이었죠. 신용 카드도 마찬가지입니다. 카드결제도 아무리 이게 현금 거래를 대체한다고 해도 현금은 병용이 되어야 거래가 안전하죠. 그러나 만약 비트코인이 화폐가 된다면, 그건 신용카드나 상품권처럼 보조 수단이 아니라 이미 메인이므로 기존 법화가 설 땅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창업은 돈보다 생각이 중요하고 행동이 중요하다. 사업은 결코 돈으로 하는 게 아니다(p288)." 저자는 "나는 돈을 벌고 싶다기보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고도 합니다. 세상이 뒤집어질 만큼 큰 기회가 비트코인 안에 있다는 뜻이겠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금이 과연 저점 매수의 기회일까요? 부자들은 지금 비트코인으로 갈아타고 있다는데, 우리도 동참해야 할까요? 전 잘 모르겠습니다. 신중히 생각해 볼 일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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