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땅 로어랜드 로어랜드 시리즈
제니 맥라클란 지음, 도현승 옮김 / 위니더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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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에는 "영국 아마존 베스트셀러"라고 나오는데 작품을 다 읽고 나서 인터넷에 검색을 해 봤더니 이 정도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1권은 2019년에 출간되었고 그새 2권(리턴 투 로어[랜드]), 3권(배틀 포 로어[랜드])이 나왔습니다(한국어 번역본은 아직은 이 1권뿐입니다). 영화도 곧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되네요. 로어랜드는 영어로 The Land of Roar입니다.

작가 제니 맥라클란은 원래 영어 교사였다고 합니다. 이름은 Jenny McLachlan이라 쓰는데 이 이름은 (전혀 아닐 것 같지만) McLaughlin으로 써도 똑같이 읽습니다. 둘 다 영어 이름이긴 하나 둘 중에서는 McLachlan이 더 English스러운 표기이죠.

아서 트라우트와 로즈는 쌍둥이 남매입니다.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데 이들은 어려서부터 로어랜드라는 가상의 세계를 지도로 그리고 주문을 외며 다양한 피조물들에 서열과 능력치를 부여하며 놀았나 봅니다. 물론 둘은 이제 열 살이 넘었으므로 더 이상 그러고 놀지는 않습니다.

어른이 되면 어떤... 뭐랄까 어린 시절과 절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다락방에는 어렸을 때 둘이 갖고 놀던 여러 잡동사니들이 가득한데 이걸 다 치우고 둘의 아지트로 주려는 게 할아버지의 "선물"이라고 합니다. 둘은 잠시 어이가 없어졌지만 곧 할아버지의 논리에 설득되어 다락방을 치우는데 하나하나 물건을 옮기려니 매우 힘이 드네요. 그래서 그냥 다락방에 난 창을 통해 정원으로 던지기(p25)로 합니다. 그런데 이게...(한참 뒤 p104에서 크로우키가 아래로 물건을 던지는 장면이 의미심장하죠)

이 과정에서 지도를 발견하는데 물론 아이들이 더 어렸을 때 그린 그림입니다. 이 그림은 pp.6~7, pp20~21에 나옵니다. 지도에는 아키 플레이고(Archie Playgo)라는 섬이 있는데 여기서는 (가상의 작중) 특정 섬의 이름이지만 아마도 archipelago(군도)를 어린이식으로 발음한 데서 만든 말이겠습니다.

로어는 제가 검색을 해 보니까 Roar입니다. 이거는 나중에 나오지만 허수아비들이 으르렁대는 소리일 수도 있고, 주문(p64, p133)일 수도 있습니다. p43에는 아서 트라우트가 가장 무서워하는 게 까마귀와 허수아비라는 말이 나오는데, 영어로는 허수어비가 scarecrow(스케어크로우)이며 까마귀는 crow(크로우)입니다. 원래 까마귀를 쫓는다고 해서 scarecrow라는 이름이 붙은 것입니다(참고로, p68에 처음 나오는 배 이름은 "레이븐"인데 이건 갈까마귀라고 하죠. p251에 "험악하게 생겼다"며 외양 묘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어려서부터 이상하게 아서가 무서워하던 날개달린 허수아비가 이름이 "크로우키"이며, 로어랜드(Land of Roar)에서 이 크로우키가 드디어 일을 내는 이야기인데요...

<나니아 연대기>라든가 영화 <쥬만지>도 옷장, 혹은 보드게임판을 통해 주인공(들)이 "어나더 월드"로 빨려들어가는 설정입니다. 이 로어랜드 세계관에서는 p56에 일러스트가 나오듯이 어떤 접이식 매트리스(우리식으로 말하면 X꾸X꾸 같은 거죠) 안에 할아버지가 갇혔고, 이 매트리스를 통해 로어랜드로 들어간다는 식이네요. 물론 아직은 주인공들이 자유롭게 출입한다거나 하는 단계는 아니고 그냥 빨려들어가는 거죠. 할아버지(는 크로우키에 납치를 당하여 까마귀 둥지에 끌려갑니다. p94) 대신 어떤 까끌까글한 게 만져지는데 이게.... 아마 배드 드래곤이겠죠? p158에 나옵니다.

보통 이런 이야기에서 남녀 주인공 중 일부만 모험을 할 수도 있고 일부는 남을 수도 있는데 여기서는 p67, p93에 설명이 나오듯이 여동생 로즈는 액세서리 가게에 세일 보러 가느라고 처음에 로어랜드에 오지 못합니다. 그래서 윈(가상의 존재였으나 어느새 로어랜드 안에서 현실이 되었네요)은, 능력이 뛰어난 로즈가 없다면서 크게 낙담하고 프로세코(흔들이 놀이말입니다)도 실망합니다. 프로세코는 원래 로즈하고 더 친했기 때문입니다.

놀랍게도 센스쟁이 로즈는 (그럴 수가 없었을 텐데) 상황이 이상핟다는 걸 대충 파악했는지 로어랜드로 건너옵니다!(p143). 이렇게 전개가 시원시원해야 판타지가 재미있죠. 크로우키는 원래는 시시한 녀석이었으나 이제는 허수아비 군단도 만들고 인어 등 각종 피조물들을 자기 수하로 부리며 힘이 엄청 쎄졌습니다.

이 작품에는 일본 문화의 여러 크고작은 상징이 나오는데 일단 닌자는 기본이고 와키자시 칼(p82), 카시오 시계(p164) 등이 우리에게도 낯익습니다.

두려울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엄마의 조언대로 "천천히 심호흡을 하는...(p177) 것만으로는... 글쎄요 충분하지 못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윈의 마법을 믿는다!"를 외치는 것입니다. 갑자기 엄마가 나와서 혹시 엄마도 로어랜드에 왔나 했는데 그건 아니었습니다.

로즈가 오고 나서 로스트 소녀들(누구인지는 직접 읽고 확인해 복세요)이 본격적으로 합류하면서 서서히 양 진영 사이에 밸런스가 맞춰지는 듯합니다. 쌍둥이 남매는 해먹(묘하게, 침대 매트리스와 대칭을 이루죠?)에 누워 잠시 긴장을 달래지만 할아버지 걱정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습니다(p243).

자 과연 할아버지는 구할 수 있을까요? 또 엄마는 이 1권 끝까지 한 번이라도 얼굴을 내밀긴 할까요? 직접 확인들 해 보시고 독후감은 여기서 마무리짓겠습니다.

여기서 각종 주문이라든가 캐릭터들의 능력치나 성격이 당연하다는 듯 제시되기 때문에 혹시 전편 같은 게 있나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건 없으니 안심하고 그냥 이 1권부터 읽으면 됩니다. 2권 3권도 빨리 번역되었으면 좋겠네요.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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