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글자] 마피아의 계보 큰글자 살림지식총서 145
안혁 지음 / 살림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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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안 혁 교수는 안과전문의인데도 이런 책을 냈습니다. 소개글에 의하면 "1996년부터 취미로 미국조직범죄를 연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책 초반부에는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 섬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마피아라는 조직, 혹은 문화 주체가 탄생했는지에 대해 설명합니다. 뮬산이 풍요롭고 풍광이 아름다운 섬이지만 오히려 그런 이유로 많은 이민족, 외부세력 들이 이곳을 번갈아가며 지배했습니다. 현지인들은 지배세력으로부터 가혹하게 수탈당했으며 그런 까닭에 결코 사회 상층부를 믿지 않고 자신들만의 별개 질서를 비밀리에 형성해 왔습니다.

이런 시칠리아인들이 19세기부터 미국에 이주했고, 이주한 후에도 역시 현지 질서와 문화에 동화하기보다는 그들만의 조직과 문화를 이뤘다는 게 중론입니다.

초기 보스였던 마세리아와 마란자노 사이의 항쟁 과정에서 마피아의 프로토타입이 형성되었습니다. 이 과정은 영화 <자유시대>가 잘 묘사하는데 마세리아 역을 무려 앤소니 퀸이 맡았습니다. 마란자노 역은 마이클 갬본 경인데 헤리 포터에도 나왔고 <슬리피 할로우>에서 조니 뎁의 장인이 될 뻔했던 지역 유지 역의 그 배우입니다. 재미있는 건 조니 뎁이 저기서 불의와 타협 않는 정의로운 인물로 나오지만 사실 그만큼 깡패 역을 자주 맡은 배우도 드물다는 게 의외죠.

초기 보스들은 젊고 패기만만한 신진 깡패들에 의해 교체되는데 이 과정이 충격적입니다. 이때 가장 크게 대두된 이가 찰스 럭키 루치아노입니다. 럭키 루치아노만큼 영화에서 자주 묘사된 인물도 없는데 시사주간 <TIME>에서도 1997년에 영향력 있는 인물 100위 안에 선정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1997년은 그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했습니다.

<자유시대>에서 럭키 루치아노 역은 그 당시 가장 잘나가던 청춘스타인 크리스천 슬레이터가 맡았는데 같이 나온 로드니 이스트먼도 그렇고 젊은 깡패들이 이 영화에서처럼 멋지고 폼나게 나온 영화도 드뭅니다. 물론 범죄 미화는 결코 합리화할 수 없습니다.

마피아는 몇 세대를 거치면서 미국 사회 주류로 편입되었고 현재는 아시아계(특히 중국계), 러시아계, 라틴계에 완전히 자리를 내 준 듯 보이지만 꼭 그렇지도 않아서 아직도 곳곳에서 암약 중입니다. 마피아가 얼마나 유명했으면 사회 각 분야에서 행세깨나 하는 세력의 대명사가 바로 "마피아"라 불리겠습니까. 책은 매우 분량이 짧으나 얻을 수 있는 지식의 양은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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