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장려 성공시크릿 - 다산코리아 행복코리아를 꿈꾸며
박희준 지음 / 행복에너지 / 2021년 4월
평점 :
품절


한국은 현재 OECD 국가 중 출산율이 가장 낮은 편(이 책 p106)이라고 합니다. 이러다가 국가의 자연 소멸을 걱정할 판이니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닙니다. 한때는 과도한 인구 증가율 때문에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든가 "잘 키운 딸 하나..." 같은 표어가 내걸렸다(p94)고도 하는데, 보통 가정에서 아이 둘도 적게 여겼다는 뜻이니 지금의 상황과 비교할 때 상전벽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둘이 문제가 아니라 1960년대라면 아홉, 열도 드물지 않았으니 요즘 여성들이라면 "무슨 동물인가 하고 고개를 돌릴 듯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p92).

또 한때는 과도한 남아선호 풍조 때문에 불법 성감별과 그 후 조치 등이 큰 사회문제가 되기까지 했는데 지금은 반대로 아빠들이 예쁜 딸 하나만 두고도 행복해하니 이는 정말 다행한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출산율 저하는 여전히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과거에는 부족한 생산력에 인구압만 높아서 심각한 상황이었으나 지금은 먹고살 만한데도 "잘 키워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출산을 기피하니 우려스러운 일임이 분명합니다. 물론 젊은 세대의 의식을 탓할 것은 당연히 아니며, 기성세대를 포함 모두가 사회 구조의 합리적 변혁에 더 노력해야 할 일이이겠습니다.

저자께서는 스스로 베이비붐 세대로 자신을 소개하며, 한국에서 튼살크림을 개발한 회사를 창업한 경영자입니다. 이후 사단법인 한국출산장려협회를 설립한 후 그 활동에 매진하시는 분으로 나오는데, 물론 회사의 주력제품과 임산부들의 수요가 직접 연관이 큰 연유가 있겠으나 이처럼 뜻 깊은 공익사업에 헌신함은 확실히 높이 평가 받아 마땅하다고 하겠습니다.

책 앞부분에는 의외로 저자분의 개인사가 펼쳐지는데 한국 베이비붐 세대 성공한 인생의 한 표본을 보는 듯하여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책에는 저자의 솔직한 고백이 나와야 독자 입장에서 호응을 보낼 수 있는데, 읽으면서 ㅎㅎ 이런 이야기까지 다 하시나 싶어 무척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제1차 베이비붐 세대는 한국의 산업화, 근대화를 온몸으로 이끈 이들이니만치 그 자부심이 남다르죠. 탄생시부터 비범했던 저자는 4~5kg 정도의 우량아인데다 피부까지 검어 주위에서 모친의 불륜을 의심하는 목소리까지 있었다고 하는데 물론 이는 농담으로들 나온 이야기겠습니다. 오히려 이런 우스개도 격의 없이 주고받을 만큼 인덕이 있으셨다는 뜻이겠고, 아무려면 흑인종과 동아시아인의 이목구비부터가 형태적 차이를 보이는데 헷갈릴 리가 있겠습니까. 외모 관련해서는 p30에 국제공항 출입시 보안요원이 다른 출구로 안내하려던 경험도 나오는데, "필리핀 등에서 마약류를 들여오려는 의도"로 오인한 것 아니었겠냐는 멘트가 있습니다. 뭐 그렇기야 하겠습니까만 여튼 여기서도 저자의 유쾌한 성품이 엿보입니다. 책날개에 저자의 사진도 나오는데 누구나 중년 호남형으로 평가하지 않을까요.

저자는 대구고 출신인데 이 무렵에 "교련"이라는 교과목이 고교 과정에 신설되었다고 합니다. 연도가 1968년인 걸로 보아 아마 김신조 씨 등의 청와대 습격 미수 사건이 그 계기가 되었겠죠. 1974년에는 재일교포 문세광의 대통령 암살 기도가 벌어졌는데 참 이 무렵을 보면 시국이 급박하게도 돌아갔으며 지금 우리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이나 보듯 한반도를 세계가 일촉즉발의 화약고로 볼 무렵이 아니었나 생각도 듭니다. 이렇게나 살얼음판 같던 곳을 이만큼이나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었으니...

교련 수업을 하면 보통 열병, 분열, 총검술 등이 그 핵심이겠죠. 이때에도 저자는 학생대표로 사단장 자리에 서서 지휘했다고 추억을 술회하는데 여학생들에게 인기 최고였다고 합니다. 사실 성공의 유형에는 여러 종류가 있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이처럼 학창시절부터 유래하는 즐거운 체험, 성취감, 자신감 등이 큰 자산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위한 자산인가, 그것은,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어찌되었든 간에 이를 헤쳐나가는 의지와 낙천적 기질을 위한 것입니다. 어린 시절을 행복하게 보람차게 보낸 이들에게는 이런 게 가능하죠.

저자는 이후 대웅제약에 취업하여 일등 영업사원으로 경력을 쌓습니다. 아무래도 당시 한국이 산업화가 막 시작된 만큼 특히 사무직에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다 보니 이런 소화제류가 큰 인기를 끌던 시대상이 반영된 듯합니다. 이것이 1980년대의 일이며, 이후 저자는 당시 노태우 정부 하의 주택건설 붐이 시대 조류임을 알아보고 중국 측과의 합작을 통해 건설업 진출을 시도하게 됩니다. 사실 이 무렵(1989)이면 아직 중국과는 정식 수교가 이뤄지지 않았을 시절인데도 의욕 있는 사업가들은 중국 드나들기를 밥먹듯 했죠. 이때 진출한 사람들이 말하자면 "찐"이며 21세기 이후엔 이미 호시절이 다 지나가고 난 후입니다.

이때로부터 한참 후에 중국에 진출한 이들이 여러 이유로 사업을 접게 된 건 흔히 보는 바이지만 저자의 경우는 천재지변이 계기였기에 사정이 좀 다릅니다. 모르긴 해도 아마 그 일만 아니었으면 시대가 시대였으니만치 이 단계에서 벌써 큰 성공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저자는 이 일을 두고 "중국에서 사업을 하지 말라는 계시"라며 긍정적으로 해석하는데 사업가에게는 이런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튼 저자는 건설업을 접고 다시 신생 제약회사 영업부장으로 복귀하는데 1년만에 매출이 열 배로 오르는 등 역시 영업쪽이 완전 체질임을 증명합니다. 이때 성과급으로 3천만원을 회장님한테 제안받았으나 사양하고, 대신 후배 영업부 직원들의 품위 유지비 건과 저자분 개인 창업시 3억 무이자 차입을 약속 받고 방을 나왔다고 합니다. 이후 저자가 씨에이팜을 창업한 건 2001년의 일입니다. "맘비"라는 회사 캐릭터 고슴도치도 이때 탄생했는데 저자가 특별히 한국의 출산율 제고에 대해 본격 관심을 둔 게 이 무렵인 듯합니다. 이것이 정부 공익사업에 민간 기업이 딱히 대가도 받지 않고 참여한 것이라 사내 반발도 컸는데, 대신 기은 측에 매출이 크게 늘어난 효과가 있는지라 결국 잘 추진되었다고 하네요.

남성이 정관수술을 받으면 예비군 훈련을 면제해 주는 제도가 시행되었었는데 이 역시 지금 보면 아득한 옛날 일로만 보입니다. 지금은 정부에서 출산 장려금(p196 이하)까지 지급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저자는 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야 비로소 관련법 제정과 위원회 발족이 이뤄졌음을 지적하며 만시지탄의 아쉬움을 표현합니다.

저자는 일본을 두고 "미야모토 무사시의 나라"로 표현하는데 확실히 이런 과묵하고 화끈하며 성과를 내 줄 때 임팩트 있게 폭발시키듯 하는 캐릭터를 좋아하시나 봅니다. 여튼 대학폐교, 테마파크 입장객 감소, 산부인과 - 소아과 퇴출, 빈집 증가 현상 등 국운이 거의 내리막길로 접어든 듯한, 한때 세계를 집어삼킬 듯 경제적 번영을 누렸던 일본의 현재 모습을 보며 우리는 결코 저렇게 되지 않아야 한다며 경각심을 일깨웁니다.

저자는 군생활 당시 단기하사로서 장교와 몸싸움을 벌일 만큼 선명한 추억(?)을 가지기도 한 분(p44)인데, 그래서인지 여군의 복무 여건 개선에 정부와 사회가 각별한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합니다. 여군 제도 자체야 예전부터 있었지만 여대생이 학군복을 입고 캠퍼스를 다니는 모습이라든가 여성 부사관, 군무원 등이 부쩍 늘어난 것은 비교적 최근의 풍속도입니다. 사회가 이처럼 빠르게 바뀌는데도 아직 인식이 미흡하고 이분들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미비한 것은 유감스럽고 부끄러운 일입니다. 출산율을 연계하여 이런 문제를 고찰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중앙기관이 지방으로 이전되는 등 청년층의 지나친 수도권 집중을 막기 위한 정책이 시행되었으나 아직까지도 큰 효과를 보지는 못합니다.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이 계속되니 결혼은 고사하고 젊은층의 정상적인 연애마저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저자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서라도(p157)"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고 출산율을 제고하지 않으면 장차 큰 재앙이 닥칠 것을 우려하는데 이에 공감하는 정치권의 움직임도 최근에 뉴스로 많이 본 것 같습니다.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는 말이 모 가수(1980년대 저자께서 한창 대웅제약에 근무할 당시 일본에 진출했던 김연자씨)의 노래 가사에도 나온다고 하시는데 저자는 이 대목에서 백석과 자야, 바이런과 캐롤라인 램의 사연을 거론하며 젊은 남녀가 여건이 안 돼 연애도 못하고 결혼도 못하는 것만큼 큰 비극이 없다고 말합니다. 저자분 자신이 젊은 시절 멋진 로맨스를 해 봤고 지금도 열애의 상대방분과 멋진 가정을 꾸리고 있기에 이런 자신감 있는 말이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분 눈에 요즘 젊은애들이 얼마나 안되어 보이겠습니까.

어차피 기업은 사회적 존재이며 청년층의 결혼, 출산 제고를 위해 일정 부분은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기혼자가 늘고 그들 사이에 자녀가 늘어 소비가 진작되고 사회가 다시 번영으로 이끌어지면 그 수혜를 모두 기업이 입는 것입니다.

책에는 현재 정부 차원에서 시행되는 출산 장려책이 아주 상세하게, 또 보기 좋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겠고, 이 책에서는 현재 재정 상황에서도 충분히 지원 가능한 다른 좋은 정책들을 저자 개인의 견해, 또 (사)한국출산장려협회의 연구 결과로 소상하게 전개됩니다. 주주는 국민인 주식회사 대한민국이, 그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건데 어떻냐는 식입니다. 책에는 케인스와 뮈르달의 연구(1930년대)부터 해서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인구 감소를 통한 문명 쇠퇴에의 우려가 언급되는데 이 문제가 얼마나 뿌리 깊은 연원을 갖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영리 민간단체인 (사)한국출산장려협회는 2007년부터 부단히 그 설립이 추진되었으나 2018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결실을 보았는데 책 p76 이하에 그 사정이 자세히 나오며 현 청와대 김정숙 여사와 오찬 회동을 가진 일도 재미있게 책에 소개됩니다. 이 협회가 현재 역점을 두어 추진하는 사업은 이른바 오온 운동으로서, 온은 고유어로서 백(100)이라는 뜻이며 다섯 가지의 "온"을 전개하자는 것입니다. "온 세상"이라고 할 때의 온(관형사)이 바로 이 단어의 흔적입니다.

1) 3. 1운동 백주년의 구국정신을 계승한다.
2) 100명의 K-PEACE 교육홍보대사를 위촉한다.
3) 출산보국 백년 대계의 기틀을 마련한다.
4) 100가지 저출산 해법을 마련, 사회적 합의를 도출한다.
5) 저출산, 고령화 대비 예산이 100조원에 이를 수 있게 노력한다.

약간 억지같이도 보입니다만 저출산이 국가 활력 침체, 경제 불황, 잠재력 소멸, 국가 쇠망의 결과로 이어질 게 명약관화한 이상 팔짱 끼고 강 건너 불 보듯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바로 실천으로 이어져야 할 과제이겠으며, 저자는 우공이산의 패기와 의지로 이 사업에 매진할 것임을 천명합니다.

책이 예쁘게 만들어져서 소장하기에 좋았습니다. ㅎㅎ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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