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비하지 않는 기도 - 40일 기도하는 사람에게
정기원 지음 / 샘솟는기쁨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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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비"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성경에 보면 "너에게 주어진 탈란트를 낭비하지 말라"는 말이 나옵니다. 사람이 그저 겸양하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기만 하는 것도 때로는 죄이며, 신이 그에게 부여한 재능이 있다면 그것대로 온전히 발휘하고 사용해야 올바르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기도는 어떻게 해야, 그것이 과연 "낭비되지 않는" 기도일까요? 이에 대한 답은 여럿이 있을 수 있겠으나, 이 책을 다 읽고 난 저의 결론은, 일단 "사단에 의해 방해 받지 않는 기도(p11)"입니다. 하긴 기도하는 사람 본인의 신심이 깊다면, 어떻게 사단이 함부롷 끼어들어 나와 주님의 소통을 가로막겠습니까? "기도는 아버지와의 인격적인 관계에서 이뤄지는 것이지 무당에게 비는 것이 아니다(p22)." 그렇습니다. 아마도 가장 한심하고 "낭비되는" 기도는, 제 스스로 해야 할 일을 두고선, 주님께 함부로 이뤄달라고 빌며, 나아가 주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그러한 기도일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기도는 낭비된 기도일 뿐 아니라, 그 자체가 죄악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이 어차피 안 바뀌니, 바꾸어야 할 것은 나 자신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를 했는데, 그 결과가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 이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기서 저자는 말합니다. "하나님을 바꿀까, 아니면 내가 바뀔까?(p43) 그렇습니다. 어찌 내가 먼저 회개하고 깨끗해지기 전에, 다른 역사가 이뤄지길 기대하겠습니까? 어떤 경우에도 주님 앞에서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은 내 자신입니다.

그렇다고 일체의 신상에 대한 기도가 죄가 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오늘의 안전, 가정의 평화, 긴급한 도움, 모두 구해야 합니다." 얼마든지 구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도 나오는 말씀이죠. "구하라, 그러면...." 그런데 저자는 여기서 말을 덧붙입니다. 그냥 구하지만 말고, 당신이 먼저 변해야 합니다(p44)."

훌륭한 성도들은 그저 나에 대한 기도만 하지 않습니다. 우리 주변에도 "세상에 평화를 찾게 해 주소서. 미얀마에서 죄 없이 죽는 이들을 도와 주소서. 시리아나 예멘에서 값 없이 죽는 불쌍한 이들을 도우소서." 그런데 이렇게 착한 성도가, 정작 자신의 가족과 지인들을 위해서는 "그들 자신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냉정한 시선으로 본다면, 이 역시 주님이 원하시는 바가 못 될 것입니다. 우리는 가족 귀한 줄을 알아야 합니다(p123). 내 가족을 살뜰히 챙기지 못하는 자가 어찌 이웃을 사랑할 줄 안다고 하겠습니까?

"신앙에는 진전이 있을 뿐 퇴보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p166)" 그렇습니다. 우리는 종종 초심을 잃고, 한때 깨끗했던 마음가짐을 더럽히거나 게을리한 채 어제보다 못한 오늘을 보내곤 합니다. 주님께서 안타까이 여기시는 건 무엇보다 이런 행태일 것입니다. 우리는 어제 못지 않게 오늘을 착하게 지내야 하며, 되도록이면 어제보다 더 깨끗한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야 마땅합니다. 주님께선 미약하나마 한 발짝이라도 더 걷는 우리를 원하실 터이니 말입니다.

"신앙 생활은 절대 혼자 하는 게 아닙니다.(p194)." 그래서 사도 바울도 공동체 안에서 하나되는 성도의 삶을 누누이 강조했습니다. 혼자서는 결코 깨끗해지거나, 선한 마음을 회복하고 회개하거나, 낭비하지 않고 알찬 기도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때로는 성도가 거주하는 나라가 위태로워지기도 하고, 사회에 커다란 불안이 닥치기도 합니다. 이럴 때 어찌 혼자된 개인이, 유효하고 유익하며 낭비되지 않는 기도를 올릴 수 있겠습니까? 교회 안에서 거듭나며, 매 순간 올리는 기도가 알차고 성스러운 것이 되기 위해, 이 책에는 매 챕터 끝마다 노트할 공간을 마련합니다. 우리 모두 착하고 거짓 없으며 주님 안에서 그의 자녀가 되는 삶을 살기 위해, 낭비 없는 올곧은 기도를 올릴 줄 알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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