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싱크 어게인 - 모르는 것을 아는 힘
애덤 그랜트 지음, 이경식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나의 생각은 과연 얼마나 객관적인 타당성을 지닐까요? 독선적이고 고집이 강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생각에 대해, 어떤... 의심해 보는, 혹은 리뷰해 보는 성향을 덜 지닙니다. 그냥 자신의 생각이 일종의 경전이나 되는 양 근거 없는 확신을 갖고 불도저처럼 밀어붙입니다. 이런 성향을, 정말로 능력 있고 경험 많은 지도자(혹은 호회사의 경영자)가 가질 것 같으면 모두를 위해서 축복인데, 현실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심지어, 탁월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도 한 번 정도는(사실은 그 이상이라야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되짚어 보는 여유가 있다면 그의 모든 시행 착오를 다 자산화하여 더 강력한 실행력과 판단력으로 승화시켜 나갈 텐데 말입니다.
이 책은 "자신의 생각을 반성하고 다른 지평에서 내려다보는 습관을 지닐 것"을 우리에게 권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내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그것보다 우월하다고 착각하지 말고, 나 자신의 생각을 마치 다른 사람의 그것을 평가하듯 대상화하여 보는 습관을 기르자는 뜻입니다. 참으로 타당한 지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앤드류 라인은 영국의 빼어난 천문학자, 물리학자인데, 이런 그 역시 "자신이 발견하지도 않은 행성을 발견했다고 착각하여 성급한 발표를 하는 오류"를 저지른 적 있습니다. 천문학은 엄격한 데이터와 이의 해석에 의해 진행하는 학문인데도, 최고 실력과 권위를 가진 학자가 이런 실수를 한 것입니다. 이는 이른바 "확증 편향"의 오류인데, 뛰어난 사람일수록 자신의 능력과 실력, 경험에 확신을 갖다 보니 그저 확신에 의거하여 아직 미진한 절차를 밀어붙였고, 그 결과가 이리 된 것입니다.
"아이디어 숭배 집단"을 경계하라고 합니다. 하긴 우리 주변에도 이런 사람이 많고, 그저 아이디어 차원에서는 완벽하고 오류 없어 보이는 멋진 생각들이 많습니다. 문제는, 그런 멋진 아이디어로부터 어떤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방안을 이끌어내냐는 것입니다. 그 아이디어로부터 엄밀하고 논리적으로 추출되지 않은 의견도, 그저 아이디어와 외견상 관련이 있어 보이거나 영감, 영향을 받은 것처럼 보일 때도 있습니다. 이런 대전제로부터 필연적으로 연역된 결론이 아닌데 대전제의 권위, 타당성을 그대로 묻혀 간다면 이런 생각(혹은 실행안)이 현실에서 효험을 가질 리가 만무하죠.
p364에는 라이언이라는 신경외과의의 사례가 나옵니다. 그는 공부를 마치기 위해 너무도 큰 금전적, 정신적 투자를 해 왔습니다. 막상 개업의가 되기 위한 모든 자격을 다 갖추자 그는 이제 번아웃 상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혹, 지금부터라도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일을 새로 시작하는 건 어떨까요? 그러기에는 너무 늦었는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바로 매몰비용의 오류인데, 지금까지 투자한 게 아까워서 (나쁜 결말이 보여도) 그대로 기존의 진로를 유지하는 오류를 말합니다. 이 역시, 자신의 생각을 객관적 위치에서 리뷰하지않는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오류입니다.
우리는 과연 무오류의 존재일까요? 그럴 리가 없습니다. 그럼 잘못을 (너무 늦지 않은 시점에서) 일찍 발견하고 교정해야 합니다. "싱크 어게인"이 습관화, 체질화하면 이런 오류에서 벗어날 수 있고, 혹 오류가 없더라도 기존의 방안을 더 성공적인 것으로 탈바꿈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