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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듯해 4자성어 초등 일기쓰기 : 중급 ㅣ 뿌듯해 초등 일기쓰기
뿌듯해콘텐츠연구소 지음 / 진서원 / 2021년 2월
평점 :
아이들은 일기 쓰기를 통해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겠습니다. 동시에 담임 선생님이나 부모님의 세심한 지도를 통해 맞춤법도 교정할 수 있고, 내 생각을 다른 사람과 내 자신에게 어떻게 표현해야 효과적일지 반성하고 개선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겠네요.
p7에는 칠락팔락이라는 사자성어가 나옵니다. 저는 솔직히 잘 모르던 말이라서 사전을 따로 찾아 봤습니다. 물론 사전을 구태여 찾을 필요가 없을 만큼 책에는 초등학교 중급 수준에 맞는 설명이 잘 나와 있기는 합니다. 아마 "락"으로 시작하는 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책에는 두음법칙을 적용하여 "악"으로 써도 좋다고 학생들에게 조건을 좀 완화해 주네요.
"칠칠치 못하게 돈 오천 원을 길에서 잃어버렸다. 어쩌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에서 나갈 때 흘렸는지도 모르겠다. 어떤 아저씨가 엘베에 나와 함께 탔었는데 올라올 때 그 아저씨를 또 만났다. 혹시 이 아저씨가 돈을 주웠는지 해서 얼굴을 쳐다봤는데 왜 그러냐는 표정이라서 더 이상했다. 악! 너무 짜증난다. 오늘 체육 시간에 너무 열심해 해서 팔도 아프다. 악!"
조금 억지 같지만 초등학생이니까 봐 줄 수 있습니다(봐 주세요). 칠 자로 시작하는 말이 하나도 생각 안 난다고 해서 제가 힌트를 좀 줬습니다. 제 아이도 아니고 다른 분 귀한 자녀에게 괜히 부정적인 단어를 가르쳐 주는 것 아닌가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방법이 없었어요. 그런데 락 자가 떨어질 락(落)이라면, 두음 법칙을 적용할 때 "악"이 아니라 "낙"이 됩니다. 만약 "낙"이었으면 더 선택지가 넓어졌을까요?
p66, 52일차에는 격세지감이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아이한테 어려울 것 같아도 의외로 잘 이해했습니다. 아이들도 요즘 공사가 한창인 어느 지역에 가면 어제가 다르고 오늘이 확 다른 모습을 구경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격자 무늬 있는 이불을 덮고 잤다. 세탁기에서 막 빨고 말린 거라서 냄새가 좋다. 지저분하던 옷들도 빨래를 마치고 나면 깨끗해진다. 감사합니다 엄마"
ㅎㅎ 어린이다운 글입니다. 근데 저보고 쓰라고 해도 은근 부담될 것 같습니다. 이불 무늬에서 격자라는 어려운 단어를 바로 떠올린 게 기특하죠? 엄마의 가사 노동에도 고마워할 줄 알고 말입니다.
p44 29일차에는 개과천선이라는 사자성어가 키워드입니다. 설명에는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지만, 스크루지 영감님처럼 잘못을 뉘우친 사람도 있어요."라는 설명이 따라나옵니다. 이처럼, 다른 사자성어에도 뜻만 설명하기보다, 그와 관련된 문학작품이라든가 유익한 이야기를 곁들여서 들려 주면 좋을 것 같아요. 스크루지 영감님이 누구인지 궁금한 아이들에게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롤> 적당한 버전도 찾아서 읽히게 할 동기도 생기고 말입니다.
개구리 같이 생긴 아저씨를 봤다. 그 아저씨는 과자를 비닐 봉투에 싸 들고 갔다. 나도 과자가 먹고 싶었지만 천원밖에 없어서 포기했다. 선생님한테 돈 좀 빌려달라고 할까?
ㅎㅎㅎ 좀 어이가 없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고 솔직하지 않습니까? 아이한테 과제도 시키고 쓴 걸 읽어 보고 웃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뒤에 있는 스티커는 p12의 표에 하나씩 붙이면 아이가 정말로 뿌듯해합니다. 처음에 할 때는 몰랐다가 대략 20일 정도 쓰고 나면 스티커가 많이 채워지는데 그때 "우공이산"의 느낌을 알게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