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듯해 4자성어 초등 일기쓰기 : 고급 뿌듯해 초등 일기쓰기
뿌듯해콘텐츠연구소 지음 / 진서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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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쓰는 버릇을 들이면 글씨체도 차차 좋아지고 차분히 하루를 반성하는 계기도 갖게 되어 유익합니다. 또 처음에는 억지로(?) 시키는 거지만 나중에 자기만의 기록이 쌓이면 알아서 자신이 기록을 이어나갑니다. 인스타나 페북처럼 남 보라고 이어가는 기록과는 또 다릅니다. 지금은 선생님과 부모님이 감독을 하지만 나중에는 자신이 스스로 자신과 대화를 이어나가는 기록이니 아무도 볼 수 없고 그래서 가치 있습니다. 이 책은 사자성어, 고사성어를 이용한 4행시 형식이라서 더 재미도 있고, 뒤에 나온 스티커를 앞 페이지에 붙여가면서 하나씩 채워가는 보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책 제목이 "뿌듯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p40에는 "지피지기"가 나옵니다. 뜻은 우리가 모두 아는 사자성어인데 어쩌면 일기쓰기라는 이 책의 취지에 가장 잘 맞는 사자성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손자도 "지피"보다는 "지기"에 더 방점을 두었습니다.

지루한 일요일이었다. 피곤하다. 지겹고 재미없는 애니를 TV에서 봤다. 기분이 나쁘다.

ㅎㅎ 아이가 이렇게 썼는데 어떻게 하겠습니까? 아이들에게 사실 휴일이 언제나 즐겁지만은 않죠. 어른들이 애들과 놀아줘야 하는데 아이가 크면 사실 그것도 힘듭니다. 아이한테 잘 맞게 놀아주고, 그러면서도 시간을 유익하게 보내게 해야 하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어른은 휴일을 잘 보내면 월요병 걸리는데 벌써부터 나쁜 병 안 걸리게(?) 노력해야겠습니다.

p63에는 "인구회자"가 나옵니다. 설 연휴 전부터 해서 어떤 스포츠 선수들이 요즘 부쩍 자주 "인구에 회자"되죠. 예전에는 주로 부정적인 뜻으로 입에 오르내릴 때만 이 말을 썼는데 요즘 국어사전은 긍정이고 부정이고 두루 쓴다고 정의하네요. 아이한테 좀 어려운 말일 것도 같지만 지금 SNS에서도 그렇고 자주 보는 현상이니만치 "이럴 때 쓰는 말이야"라면서 가르쳐 주기에는 좋을 것 같습니다.

인터넷을 너무 길게 했다. 구름빵도 봤다. 회덮밥을 점심때 먹었다.자고 싶다.

ㅎㅎㅎ 정말 아이다운 4행시 아닌가요? 회덮밥 좋아하는 건 아마 부모님 식성을 닮은 것 같습니다.

p84에 나오는 허심탄회라는 말도 어렵습니다. 이걸 가르쳐 주니까 왜 솔직하다라는 말을 안 쓰고 이렇게 말하냐고 되묻는데 뭐라고 설명해 줘야 할지 딱히 좋은 답이 안 떠오르더군요. 이런 말을 만들어 쓰곤 하던 과거의 사회 구조와 지금이 많이 다른 이유가 있겠으나, 그걸 아이가 어떻게 이해하겠습니까. 여튼 커서 국어 시험도 치고 논술도 하려면 이런 말을 다 이해를 해야겠죠.

허지은하고 싸웠다. 심술꾸러기다. 탄력이 나쁘다. 회된다.

아마 아직 "탄력"이라는 단어의 정확한 뜻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의 "회된다"는 아마 "후회된다"는 말을 쓰고 싶었나 본데 정확한 걸 모르고, 또 4행시의 규칙을 아직 이해를 못해서(혹은, 억지로 끼워 맞춘?) 저렇게 한 것 같네요. 어른으로서 이걸 어떻게 잘 이해시켜야 할지 적잖이 고민됩니다.

고사성어도 배우게 하고 일기쓰기를 통해 아이와 소통도 하고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시작한지 3주밖에 안 되었으나 100일 다 채우고 아이와 함께 뿌듯한 시간 보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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