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 업 - 스타벅스 하워드 슐츠의 원칙과 도전
하워드 슐츠.조앤 고든 지음, 안기순 옮김 / 행복한북클럽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한 사람이 꿈을 일궈나가는 과정은 감동적입니다. 그 사람이 어려운 환경을 딛고 그렇게 해 내간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또, 어떤 사람이 꿈을 일궈나가는 건 따지고 보면 그 사람 혼자의 힘만으로 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한 사회가 빚어내는 영웅의 유형을 보면 그 사회의 건강성을 체크할 수도 있습니다. 남에게 사기치고, 모략질하고, 세 치 혀의 힘으로 간악한 음모를 꾸며 내고, 거짓말이 체질화되어 있고, 뭐 이런 사람이 모두의 표상으로 떠오르는 사회는 결코 그게 올바른 길을 걷는 게 아닙니다. 반면에, 이 책 저자이자 스벅 CEO인 하워드 슐츠처럼 어려운 길에 애써 도전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짜 내고, 근면성실한 경영을 하는 유형이라면 그런 인물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는 바로 그런 사회가 건강한 공동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 처음은 하워드 슐츠의 어두웠던 어린시절로 시작합니다. 그 할머니는 일종의 풍속업에 종사했던 분인데, 돈은 많이 벌었는지 모르나 애들을 결코 그런 환경에서 키울 수 없겠다 싶은, 뭐 그런 부류의 사업이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하워드 슐츠의 부친은 좌절 속에 인생을 허비했었고, 결국 불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워드 슐츠 역시 빈민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다시피 했는데, 자세하게는 안 나오지만 아무래도 환경이 환경이다보니 폭력 따위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걸 이겨내고 자신감 있는 어른으로 올바르게 성장한 건, 책 중에 언뜻 암시되듯 스포츠 활동을 통해서였습니다. 역시 청소년기에는 운동, 체육 같은 게 올바른 인성을 함양하고 에너지를 분출하는 데 제격인 듯합니다.

이 책 저자 하워드 슐츠는 스벅의 창업자는 아닙니다. 평사원으로 입사해서 최고 경영자의 자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죠. 스벅은 세계적인 브랜드이긴 한데, 손바뀜이 좀 잦은 편이고 이 책 중에서도 슐츠 개인의 회고 중에 언제언제 소유자가 바뀌었다, 인수가 일어났다 같은 언급이 꽤 잦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하워드 슐츠는 좀 독특한 성격의 경영자이기도 합니다. 보통 어려운 환경을 딛고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들은, 그저 자신의 영역에만 충실하다든가, 정치적 이슈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려고 듭니다. 사실 처세에는 이게 더 현명한 방법입니다. 과격한 발언을 즐기는 이들은 모 아니면 도 라는 식으로, 어차피 인생 잘 안 풀리는 것 한번 던져나 보자는 도박꾼의 심리가 작동하는 게 보통입니다.

그런데 슐츠의 경우는 그럴 이유가 전혀 없었고, 이제 안정을 찾은 인생이기도 하니 편안한 현상을 즐기면 그만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구태여 현실 참여의 리스크를 감수한 것입니다. 왜냐, 자신도 어려운 환경에서 일어선 경우이기에, 비슷한 처지에 놓인 다른 청소년들이 의기를 잃어서는 안 되겠다는 일종의 사회적, 연대의식이 발동햇던 거겠죠. 있지도 않은 어려움을 조작하여 관심을 끌려는 위선과 거짓과는 큰 거리를 두는 태도이겠습니다.

스벅이 미국에서 이미지가 좋아진 건, 하워드 슐츠 같은 경영자가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들을 적극 후원하고, 이른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충실히 이행한 사실에 크게 기댑니다. 얼마 전 트럼프 대통령도 코로나 때문에 월터 리드 병원에 잠시 신세를 졌는데, 슐츠는 그보다 훨씬 전에 아프간 전선에서 발을 잃은 세드릭 킹 상사를 찾은 적이 있습니다. 조국을 위해 활동하다 불구가 된 영웅에게, 사실 요즘은 미국도 그리 큰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는 아니며, 바로 이런 썩은 정신이 미국을 망하게 하는 거죠. 슐츠는 킹 상사의 유년 시절에도 주목하여 적극 그를 후원합니다. 목숨을 바쳐 가며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 있어야 후방에서 일반 시민들이 마음 편히 생업에 종사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당연한 이치도 부인하는 인간들이 있다는 게 비극입니다.

얼마 전 어느 흑인이 목숨을 잃는 일이 있었죠. 그 전에도 미국은 이런저런 인종 간 갈등으로 사회 분위기가 어수선했었습니다. 하워드 슐츠는 공개 토론회를 열어 자유롭게 참여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게 했고, 이런 분위기 형성이 사내 자율성을 높이고 창의적인 기조 형성을 돕는다는 점도 우리 독자가 얼마든지 눈치챌 수 있습니다. CEO는 명령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원들이 회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스스로 자각하게 돕는 사람입니다. 젊은 창업자들이 언제나 마음에 새겨야 할 바가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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