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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워크 습관법 - 평생이 달라지는 작은 실천의 힘
네모토 히로유키 지음, 김윤경 옮김 / 니들북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일과 삶(혹은 놀이)이 서로 조화를 이뤄야 바람직하다고들 합니다. 많은 기업들(특히 스타트업)도 직원 채용 공고문에 "우리 회사는 워라밸을 최우선으로..." 같은 문구를 즐겨 게시합니다. 직원의 개인 삶을 경시하는 회사는 이제 구직자는 물론 사회로부터도 우호적인 시선을 받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좀 다른 말을 합니다. 일과 삶이 분리되는 자체가 이미 한계가 있고, 인간은 태생적으로 일과 삶이 분리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수십 년 전 철학자 에리히 프롬 등이 말한 "인간 소외"도 크게 봐서 이로부터 비롯했는지 모릅니다. 일과 삶이 하나가 되어야 정상이며, 그 결과물이 결국 기업에서도 바랄 만한 양질을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일단 나의 감정에 솔직해지라고 합니다. "아 이정도는 되어야지." "지금의 나로는 안돼." 구식 리더들은 그의 제자들에게 혹독한 연습을 시키며 "이 과정을 거쳐야만 종전의 너와 다른 인생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고 재촉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방식에도 일말의 타당성이 여전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요즘은 그런 시대가 아닙니다. 한자어로는 극기(克己), 영어로는 self-denial이라고 부르는 이런 방식은 이제 자칫하면 정신에 문제를 빚을 수도 있습니다.
나의 감정에 충실하되, 나의 장점도 거리낌없이 드러내라고 합니다. 이런 작은 면에서의 변화가, 라이프워크 습관법, 즉 일과 삶이 하나되는 경지에 이르기 위한 작은 첫걸음이라고 하네요. 남을 의식해서 "에이 뭘요." "운이 좋았죠." "다음에 더 잘하라는 채찍질로 알겠습니다!" 같은 판에 박힌 멘트를 일삼는 건, 과거에는 몰라도 현재에는 이미 낡고 뒤처진 태도입니다. 자기 긍정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하는데(이 책 전체를 통해 강조하는 목표 지점 중 하나입니다), 저런 가식적이고 자기 부정적인 태도는 그저 장애물이 될 뿐입니다.
그래서 어떤 습관을 들여야 하는가? 이 책은 챕터마다 우리 독자가 유념해야 할 구체적인 습관 프로젝트를 따로 정리하네요. 나의 평소 행동을 되돌아보고,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싫어하는 일, 하고 싶지 않은 일, (반대로) 하고 싶은 일 등의 목록을 시각적으로 정리해 두면, 나의 감정이나 나의 성격, 스타일이 더 확연하게 파악된다는 겁니다.
저자는 지난시절 사회가 개인더러 "자신의 단점을 보완할 것"에 방점을 두어 교육, 훈련시켰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마인드셋이나 분위기에서는 자신의 강점에 대한 인식도 약화할 수밖에 없죠. 저자는 "라이프워크란, 가족관계나 일을 염두에 두고 취미, 동료, 시간 사용, 건강을 '나다운 행복한 삶'으로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p45)합니다. 그렇다면, 나다운 게 무엇인지를 발견하는 게 라이프워크 스타일의 첫걸음이 됩니다. "남들의 성공 사례는 그저 참고만 하는 게 어떨까? 네가 좋아하고 네가 하기 쉬워하는 일을 먼저 발견하는 게 어떨까?" 남들이 이러이러한 방식으로 성공했기에 그게 좋아 보여 몇 십 번을 반복해서 시도했지만 결국 안 될 경우, 이럴 때엔 과감하게 포기하고 "나는 이걸 못하는 사람"이라며 인정하는 게 차라리 용기라고 하는군요.
남들따라 사는 삶은 결국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용기가 없어서라고 합니다. 내 감정을 내가 그대로 들여다보면 부끄럽기도 하고 "난 왜 이렇지?"라며 자괴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걸 억지로 묻어두거나 왜곡하면 자기 긍정감이 생기기가 더 힘듭니다. 나의 진짜 행복은 내 행복과 내 긍정을 내가 찾아가는 과정에서 생기기에, 저자는 감정에 솔직해지고 강점을 빨리 발견하자고 제안합니다.
자기긍정감을 갖고 라이프워크를 일상에서 실현시키는 데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상대에게, 말로 분명히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라고 합니다. 다소 뜻밖인데, 저자는 라이프워크("일과 삶이 하나되기")를 "고립된 나 개인"에서 찾지 않고, 가족이면 가족, 직장이면 직장, 이렇게 어떤 집단 안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라이프워크는 일종의 팀웍 발휘가 되어야 가능하다는군요. 감사를 표현 받은 상대방이 기분 좋아지는 건 당연하고, 무엇보다도 타인에게 감사를 표현하면 내 자신의 기분이 힐링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라이프워크는 상대방과 내가 즐겁게 공존하는 환상적인 팀 안에서 완성됩니다. "감사하라"는 주문은 저 뒤 p108에서도 다시 되풀이됩니다.
특히 일본에서, 혼자 힘으로 해 내지 못하고 남한테 의지하는 걸 굴욕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이런 건 결국 상대방이나 "팀"에 민폐만 끼칠 뿐입니다. 내가 못하는 건 (앞에서도 말했지만) 못하는 것이므로 그걸 부인한다고 뭐가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걸 잘하는 팀 안의 다른 분에게 과감히 해달라고 조르고 의지하라는 겁니다. 한편 어떤 사람은 내가 직접 해야 직성이 풀리며 남을 못 믿는 유형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남을 잘 못 믿는 사람은 사실 자기 자신을 못 믿어서 그러는 것이다"라고 합니다. 여기서도 참된 자존감, 자기 긍정감이 생긴 사람은 일 배분도 잘하고 주위와 융화도 능숙하겠다는 점을 알 수 있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라고 해도 언제나 효율이 생기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저자는 "설렘의 원천(p85)"을 찾아내라고 합니다. 과거에 누구나, 아무리 고전하던 시기라도 "이거만 떠올리면 힘이 절로 나고 행복한" 경험을 누구나 갖습니다. 진짜 설렘은 어렸을 때, 아마도 사춘기나 그 이전일 텐데 저자는 그때로 기억을 거슬러가 구체적으로 이미지를 떠올려 보라고 합니다. 해 내야 할 건, 대체 왜 그게 설렜는지 구체적으로 이유까지 밝혀내는 겁니다. 사람마다 이유는 다 다르겠으나 내 자신이 솔직히 설렌 이유가 떠올리기에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이유를 밝혀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앞으로 라이프워크 스타일을 만들고 실천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저 뒤 p148에는 "동기 부여는 행동력의 트리거다."라는 말도 나옵니다.
"나를 괴롭히는 문제가 재능을 이끌어낸다.(p99)" 못하는 일 하기 싫은 일은 포기하라고 했지만, 모든 일을 포기하고 말고가 내 마음에 달린 건 아니고 상황에 따라 어떻게든 마무리지어야 하는 게 대부분입니다. 저자는 이런 문제는 적극적으로 대처하되, 그 치열하게 문제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진짜 나"를 찾으라고 합니다. 물론 힘든 문제를 해결하면서 초라하게 고전하는 나일 것입니다. 하지만 방법을 찾으려고 진심으로 애 쓰면서 예전에는 미처 못 봤던 나의 온갖 모습을 다 보는 건 또 다른 체험입니다. 그 중에는 기특하고 신통한 면도 포함됩니다. 어려운 과제를 푸는 중이라야 이 모든 (숨겨졌던) 나의 모습들이 다 발견되는 겁니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나의 장점과 매력이 분명히 찾아진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돈에 쪼들릴 때, 돈을 싫어하고 부자를 혐오하는 습관이 자연스레 들 수 있습니다. 이때 그 습관에 굴복하면 영원히 인생의 패자가 된다고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말합니다. 인생의 매 순간에 부딪히며 승자가 되는 건 "그 불쾌하고 힘든 대상을 일일이 용서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우리는 왜 누구하고 힘든 시간을 가졌을때, 해결도 안 될 거면서(그 사람에게 원수를 갚는다는가 공개 망신을 준다든가) 그런 괴로움을 누구한테 털어놓으려고 할까요? 그렇게 하소연이나 수다를 떨기라도 해야 "내 감정이 해방되어서"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아마 누구나 공감할 겁니다. 내 감정이 일단 해방이 안 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이를 위해 "용서"가 필요하고, 그 다음은 "나에게 도움 준 사람에게 감사"하는 겁니다. 참 두고두고 생각해 봐도 맞는 말씀입니다.
저자는 전문 상담사입니다. 그래서 상담사답게 많은 내담자들을 겪어 봤으며 무엇이든 스토리화하여 문제 해결하는 방법을 즐겨 쓴다고 합니다. 저자는 사람을 1) 목표 달성형과 2) 천명 추구형으로 나누는데 1)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2)는 어떤 큰 그림이나 이정표를 세우기보다, 눈 앞에 닥친 과제를 바로바로 해결하며 인생을 채워나가는 유형이라고 하네요. 어떤 유형의 인간이든 저자는 라이프워크 스타일을 온전히 체득하는 게 수단이자 목표라고 말합니다.
이 세상에는 내가 질투하는 사람도 있고, 나를 질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감정 처리가 미숙하고 자기 긍정감이 미확립된 인간에게는 저 둘 다 나의 적입니다. 그러나 라이프워크가 일상화된 사람에게는 둘 다 나의 동지이며, 인생의 추동력으로 어느새 바뀌어 있습니다.내가 나의 강점을 사랑하면 일과 삶이 일체가 되고, 나 주변의 모든 이들까지 행복으로 이끈다는 책의 결론이 참으로 좋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