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리츠가 온다 - 부동산으로 꾸준히 고수익을 내는 새로운 방법
이광수.윤정한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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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가 뭔지 아십니까? 혹시 과자 이름을 대뜸 떠올리지는 않나요? 저금리 시대, 아니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 우리는 누구나 효과적인 재테크 수단을 찾습니다. 그 중 어떤 분들은 "한국에서 불패(不敗)라는" 부동산에 주목하지만 투기꾼이라는 달갑지 않은 시선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시선만 따가운 게 아니라 때론 법적인 제재까지 받습니다. 제재까지 가지 않더라도, 우리 나라에서는 부동산 가격 안정에 워낙 민감해들 하기 때문에 세금, 건보료 등 해서 여러 제약이 있습니다. 합법적으로 부동산 투자해서 돈 벌기가 무척 까다롭다는 뜻입니다.

리츠는 이 모든 제약을 피해갈 수 있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쉽게 말해, 부동산을 취득, 관리하여 수익을 올리는 회사에다 주식처럼 투자하는 방법이죠. 직접 건물을 관리하는(이른바 "건물주") 경우와 대조하여 "부동산 간접 투자"라 부를 만합니다. 직접이 아닌 간접 방식이니 이리저리 경비가 들겠고 따라서 직접 손 대는 것보다는 이리저리 떼는 돈이 많겠다 싶으며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다른 이점들이 많기도 합니다.

책에서는 다음처럼,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 우선 "직접" 투자는 유동성이 크게 제한됩니다(p19). 급전이 필요해서 가진 매물(땅, 건물, 아파트 등)을 내놓으면 바로 임자가 나타나는 게 보통은 아닙니다. 그러나 주식 등 유가증권은 언제든지 처분이 가능합니다. 또, 아파트를 처분하면 세무 당국에서 눈에 불을 켜고 감시합니다. 양도소득세 등을 허술히 처리하면 바로 불이익을 입게 됩니다. 이는 취득시에도 마찬가지라서 한국에서는 부동산으로 이익을 직접 보건 아니건 간에 취득세와 재산세를 부담합니다(p20). 그러나 리츠는 이런 부담이 없거나 현저히 적습니다.

몇 년 전에 삼성전자 주식이 액면 분할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주식을 사고 싶어도 1주 가격이 워낙 커서 이를 사서 보유할 수 있는 사람 자체가 드물었으나 액면 분할 이후에는 꽤나 대중적인 주식이 되었습니다. 부동산은 어떻습니까? "강남 아파트의 수익성이 좋다 하니 1채당 지분의 10%만 좀 보유하고 싶다"며 2~3억을 들고 간들 그런 투자는 실행에 옮길 방법이 없습니다. 뭉칫돈이 있어야 애초에 입장이 가능한 거죠. 반면 리츠는 증권의 형태이므로 자신의 에산 범위 안에서 참여가 가능합니다. 책에서 요약하는 바는 "부동산 소액투자가 가능하다(p19)"입니다.

그래도 아파트 등을 사서 직접 매각하는 것만은 못하지 않을까? 그렇기도 합니다. 첫째 앞에서 말한 대로 투자, 관리 회사가 따로 있고 그로부터 우리는 배당을 받는 식이므로 "처음부터 떼는 돈"이 많습니다. 허나 이건 어쩔 수 없죠. 두번째로 회사는 매매 차익도 물론 올리겠으나 이는 일반적이지 않고 주로 임대 수익을 안정적으로 받아 투자자들에게 나눠 주는 식입니다. 그래서 책에서는, 어떤 대박 같은 걸 노리기보다 일정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현금 유입을 기대하는 분들에게 리츠를 추천한다고 합니다.

이런 리츠는 과연 얼마나 배당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느냐가 핵심입니다. 주식 투자 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어떤 회사는 주가가 쏠쏠하게 올라 좋은 반면 배당을 잘 안 해 줘서 골치이기도 합니다. 하긴 배당과 주가 상승은 서로 반대 관계가 있죠. 배당 자주 안 하고 회사 안에 차곡차곡 쌓아 두는 곳이 대개는 미래 전망이 좋다고 여겨져서 주가가 오르는 게 보통이니까요. 그러나 리츠는 법으로 배당이 정해져 있습니다. 따라서 대주주들이 배당을 잘 안 하기로 주총에서 정하는 등 소액주주의 피해가 생기는 경우가 리츠에서는 드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리츠는 횡재, 대박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배당이 법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꾸준하기는 하지만 거액이 갑자기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일반 주식은 연도에 따라 거액의 배당이 이뤄지기도 하죠. 또 부동산을 직접 매매하는 이들은 (우리가 괜히 부러워하는 게 아니듯) 거액의 시세 차익을 올리기도 합니다. 이런 게 더 좋은 분들은 리츠에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또 리츠의 장점은, 건축 허가 취득, 민원 처리(내 땅에 내가 집 지어도 옆에서 소음, 먼지 등으로 민원 넣는 건 거의 일상사입니다), 세금 납부(법을 어기려고 작정해서가 아니라 우리들 대부분은 법을 잘 몰라서 온갖 과태료를 물기도 합니다) 등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회사가 알아서 대신해 주니까요. 책 p27에는 재미있는 문장이 있는데 "(대신 리츠의 단점은) 주차장 관리를 직접 할 수 없다"는 거죠. 이런 게 체질인 분도 있겠으나, 혹 주차장 관리가 골치 아픈 분이라면 리츠로 갈아타야 할 겁니다.

그래서 어떻게 리츠에 투자할까요? 주식하고 비슷합니다. 물론 시중에는 꼬마 호텔에 투자하라면서 개별 투자자를 모집하기도 하고 아마 배당 수익이 더 크겠지만 좀 불안정합니다. 리츠는 이런 것과 달라서 주식처럼 "상장"이 되어 있습니다. 책 p53에는 이런 상장 리츠에 대한 소개가 나옵니다. 한번 옮겨 적어 보면, 에이리츠(이게 최초라고 하네요), 케이탑, 이리츠 코크랩, 신한알파, 모두투어, 롯데, NH프라임 등입니다. "상장에 성공"했다는 표현이 나오는데 상장을 원하는 모든 회사가 증시에 상장되는 게 아니고 거래소의 심사를 거쳐야 가능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예전에 YG 같은 회사도 상장에 실패했다가 성공했다는 뉴스가 다 그런 이유에서였습니다. 상장에 성공한 리츠라면 구조가 투명하고, 투자자한테 예측 불허의 손해를 안길 우려가 적다고 거래소가 어느 정도는 보증하는 셈입니다.

리츠회사는 부동산에 투자해서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나눠 주는데, 그럼 구체적으로 어디어디에 투자하길래 이게 가능할까요? 책에는 예시가 다 나옵니다. 우선 롯데리츠는 주로 롯데백화점(광주, 강남, 구리, 창원, 의왕, 서청주, 대구 율하, 장유)입니다. 장유점은 요즘 김해 신도시가 들어서는 그곳인데 이 일대가 요즘 각광받고 있으며 아마 그 수익 중 일부를 이 지점이 크게 빨아들일 것입니다. 신한 알파도 일본계 자본, 또 금융기관의 남다른 촉이 기대되는데 대표 부동산은 판교 크래프톤, 용산 더프라임 등입니다. 이런 건물들은 그 건물에 입주한 "임차인"들의 면면도 빵빵한데 리츠의 안정성은 바로 여기에 기댈 수 있는 겁니다. 이런 입주자들이 임대료 밀릴 걱정은 없지 않겠습니까. 반면 악성 임차인을 만나면 건물주께서 얼마나 고생을 하겠습니까. 부끄러운 일이죠.

그럼 리츠로 갈아탄다 치고, 이 정도로 든든한 기관에서 발행하니 아무 거나 골라도 되겠다 생각되시죠? 저는 그런데, 책에서는 그래도 꼼꼼하게 따져 보라고 합니다. "총 자산의 70%이상을 부동산에 투자하여 배당가능이익의 90%를 배당하는 회사"라는 게 법에서 정하는 바입니다. 꼭 리츠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지만, 감가상각비는 실제로 그 돈이 발생하는 건 아니고 회계 장부상으로만 그리 계산하는 겁니다. 그래야 장부가 뻥튀기되지 않고 현실을 어느 정도 충실히 반영하게 되죠. 실제 발생하는 비용이 아니므로, 감가상각비를 제하기 전 금액이 배당가능이익입니다. 뭐 상장법인이 고작 이런 걸 속이지는 않겠으나 우리가 원칙을 잘 알아야 현명한 투자가 되는 거겠죠.

책에는 EBITDA라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뜻은 "어닝 비포"+ "인터레스트, 택시스, 디프리시에이션, 아모타이제이션" 입니다. 그러니 이자 비용, 세금, 유무형 감가상각비 등을 제하기 전의 이익이라는 뜻이 됩니다. 이 말도 약관이나 재무제표에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리츠 투자자는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겠죠.

책에는 재미있는 표현이 있습니다. "임대료 상승 조건이 잘 갖춰질수록 이 리츠는 해자가 잘 갖춰져 있다고 본다." 그런데 "해자"가 뭘까요? 혹시 "혜자"를 잘못 쓴 걸 아닐까요? ㅎㅎ 그렇지는 않습니다. 해자는 사극에서 자주 보는, 성 주변에 둥글게 물길을 파고 적군의 침입을 막게 한 구조물입니다. 뭔 소리인가 하면, 리츠가 설령 안정적으로 6년이면 6년 이렇게 수익을 배당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매력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리츠가 보유한 부동산의 임차인들은 연 몇 퍼센트 이상으로 임대료를 올려 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고정 상승분이 투자자와 회사에 이익으로 돌아오는 거고요. 이걸 두고 비유적으로 책에서는 "해자" 즉, 안전장치로 표현한 겁니다.


p101에는 샤프지수라는 말이 나옵니다. 아마 상경계 졸업하신 분들은 학부 3학년쯤해서 재무관리나 화폐금융론을 배울 겁니다. 이때 나오는 개념이 샤프지수이죠. 책에도 간단히 개념 뜻이 나오는데 표준편차를 이용해서 펀드의 성과를 나타낸다(p101)고 합니다. 뭐 꼭펀드뿐이 아니고 모든 상장 법인, 아니 비상장이라고 해도 회사의 수익을 나타낼 때 참고해야 할 중요 지표입니다. 수익률이 크면 무조건 좋은 건가, 그렇지는 않고 그에 따르는 위험이 얼마나 큰지도 고려에 넣어야 합니다. 위험 대비하여 수익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낸 게 샤프지수이죠. 이 샤프지수를 리츠의 수익성 평가에도 (당연히) 쓸 수 있습니다.

책 후반부에는 여러 해외 리츠에 대한 소개가 있습니다. 특히 제가 눈여겨 본 건 일본리츠와 싱가포르 리츠였습니다. 이들 나라는 관광 인프라가 잘 갖춰졌기에 특히 호텔 리츠가 많습니다. 투자자는 각기 저한 환경이 다르고 투자자의 성향도 천차만별이므로 남들이 좋다고 해서 나도 따라가는 건 전략적으로도 취향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리츠가 만능이고 최고라고는 못하지만, 아 나한테는 이런 게 맞구나 싶은 이들도 분명 있을 겁니다. 또 투자 포트폴리오는 구성이 다양할수록 좋으므로 리츠도 적절히 끼워 넣으면 적어도 손해 볼 건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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