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해도 괜찮아 졸혼해도 괜찮아 - 이대로 괴로울지, 버리고 행복할지 선택하라
강은송 지음 / 라온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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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에 이혼이 큰 흠이야?" <사랑과 전쟁> 어느 에피소드 중의 대사입니다만 딱히 드라마를 예를 들 것도 없이 어느새 씁쓸한 상식이 되어 버린 게 또 현실입니다. 그래서는 안 될 거 같은데도 말입니다. 많은 부부들이 "젊어서 설레던 그 느낌은 간 데 없고 그저 의리로 산다"고 하는데 이런 말만 나오면 사방에서 공감이 쏟아집니다. 원래 그럴 수밖에 없는 건지, 아니면 어떤 극복 방법이 있는 건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 책 저자께선 (제목에서 보는 그대로) 설령 이혼한들, 혹은 일본에서 만들어낸 말대로 "졸혼"한들 뭐 어떻겠냐고 하십니다. 상할 대로 상한 관계를 억지 춘향으로 버티게 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며, 물론 우리들은 현재의 배우자와 (가능하다면) 알콩달콩 좋은 연을 가꾸는 게 바람직하겠지만 그게 정 어렵다면 과감히 결단하라는 선의이겠습니다.

언제서부터인가 "돌싱"이라는 말이 유행했는데 말 자체는 잘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사실 엄마 뱃속에서 날 때 누구나 (쌍둥이 아닌 이상) 솔로이므로 우리들 중 모태 솔로 아닌 사람은 없습니다. 현재의 삶만이 삶은 아니다(p36)는 건, 책에 나오는 대로 "시간이 해결해 주지 못하는 문제라면 미련 없이 떠나 보내야 하는" 해법밖에 없겠기 때문입니다. 씁쓸하지만 이 책 대부분은 그런 내용입니다.

그럼 과감하게 이혼하고 어떤 삶을 선택할까? 그게 바로 책의 핵심인데 재미나게 즐겁게 화려하게(?) 돌싱의 삶을 줄기라는 겁니다. 이것이 이 책에서 얘기하는 "과거에 집착할 필요 없이 지금 당장부터 가꿔나갈 미래"이며, 물론 멀쩡한 커플더러 하는 말이 아니라 회복의 가망이 없는 이들에게 신나게 던지는 충고입니다. "생각만큼 무섭거나 나쁜 게 아니에요!"라고 하듯.

실제로 <사랑과 전쟁> 여러 에피소드들에 보면 "친구들, 지인들이 우리를 어떻게 볼까?" 같은 시선의 의식이 자주 나옵니다. 어떤 부모는 "내 자식을 이혼남, 이혼녀로 만들 수 없다"고 합니다. 이혼을 망설이는 이유가 그것뿐이라면 그런 분들은 이 책을 읽고 생각을 좀 해 봐야 할 듯합니다.

성격 차이로 이혼하는 경우도 많지만 보다 현실적인 장벽도 많습니다. 예컨대 남편이 경제적으로 무능하여 생계를 아내가 도맡다시피 한다거나... 요즘은 남편이 가사일을 전담하기도 하며, 여성이 사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지만 아직까지는 한계가 있습니다. 만약 아내에게 생계를 꾸리는 책임 전부가 맡겨지다시피 한다면 현실적으로 그런 가정이 유지되기가 애초에 힘들 것입니다. 이 경우 경제적으로 힘들다 아니다를 떠나 아내 입장에서는 남편의 무책임에 대한 분노가 더 크게 작용하겠고 말입니다.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어." 이혼을 과감히 못 하는 이유는 첫째 미련이 남고 둘째 "그때 그 선택을 하지 말걸" 같은 괴로움이 정신을 책망하기 때문이겠습니다. 저자는 그럴 것 없다고 합니다. 왜냐? 그때는 그것(그를 선택한 것)이 최선이었고, 지금은 "이게 아니다 싶어 과감히 그와 헤어지는 것"이 또 최선이기 때문이죠. 예전에 서양 셀럽들을 보면 하도 이혼을 밥먹듯이들 해서 과연 저렇게 사는 게 제정신이 유지될까 싶었는데, 좋은 건 아니겠으나 맞지 않는 상대와 살면서 "제 정신이 아니게 되는 것"보다는 낫겠다는 생각도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습니다. 여튼 이 책은 "그와 사는 현재가 최악인 분들"을 위해 쓰여진 것 같고, 그런 독자들에게는 분명 마음을 아주 후련하게 해 주는 고마운 충고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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