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을 두고 근력, 지구력, 순발력 등과 함께 체력 영역에 분류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 싶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특히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학급 담임을 맡은 분)들은, 집중 안 하는 애들을 두고 "정신적인 문제점[나태, 산만함 등]"을
집중 훈육하곤 하죠. 덕분에 옆에 앉아 있던 착한 애들까지 함께 혼이 나곤 하지만 말입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집중 못
하는 건 태도의 문제지, 무슨 타고난 체력이 나빠서라든가, 환경의 요인 때문으로 돌리진 잘 않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집중의 문제를 이렇게 접근하다가는 큰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아무리 노력해도 집중을 할 수가 없고,
원인을 엉뚱한 데서 찾다 보니 정작 잘 되어가고 있는 영역에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거죠. 또한, 집중력이 설사 본질적으로는
정신의 문제라고 쳐도, 그렇게 접근해서 나쁜 현황이 개선될 기미를 안 보인다면 실용적 측면에서 폐기해야 마땅한 입장이라는 겁니다.
저자의 관점에서라면, 집중력 향상은 거의 전적으로 "체질, 외적 습관, 당사자의 건강"이라는 요인들에 좌우됩니다. 따라서 이런
"정신 외적"인 문제를 먼저 건드리지 않는다면, 집중력 문제는 향상의 기미를 볼 수가 없습니다. 저자는 이어서 "집중을 잘 하면
어떤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상세한 분석을 이어가는데, 사실 그에 대해서야 구태여 언급이 없더라도 우리가 절실히
바라마지 않는 사항들이겠습니다. 저는 2년 전쯤에 "올바르지 못한 수면이 우리에게 가져올 수 있는 치명적 결과"를 다룬 책(물론
그와 연관된 다른 주제가 핵심이었지만)을 읽었는데, 그것과는 좀 다르겠죠. 잠은 좀 부족해도 괜찮다며 넘어가는 이들이 많지만,
집중력이 흐트러졌을 때 심각히 여기지 않고 대충 넘어가는 이들은 별로 없을 테니 말입니다.
일본인들이 정신의
우월성을 강조하며, 혹독한 시련을 겪고 다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라는 식으로 가르치는 분위기는 전전에도, 그리고 전후에도 그
사회의 지배적인 분위기를 형성해 왔습니다. 그게 과연 그 사회에서나마 효과를 보고 통하는 말인지는 별론으로 하고, 요즘 사람들한테
이런 식으로 다그치면 아마 백이면 백 다 거부반응을 보일 것입니다. 아마도 저자가 일본인이라서 더욱, 정신 부문이 아닌 체력과
체질 면에서 눈에 보이는 개선, 변경을 시도하여 집중력을 개선한다는 이런 발상이, 참신하며 또 심리적으로 뭔가 반가운 감정을
독자에게 부르는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단 그가 충고하는 구체적 실천 방안을 한번 살펴 보면,
첫째 수면은
3시간으로 충분하다고 합니다. 이 말은 순전히 개인적으로는 공감이 될 때도 있고, 전혀 와 닿지 않는 무리한 주문으로 느껴질 때도
있었는데요. 확실히, 완전히 정신을 소진하고 귀가한 후 쓰러지듯 잔 후에 눈을 떠 보면, 새벽 2시라든가 더 심하게는 밤 11시
정도일 때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 속으로는 "아, 본래 이 정도 수면이면 다 해결되는 거였구나" 같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런데
사람이 어디 그렇겠습니까. 오랜 시간 동안 지켜 온 습관은 지켜 줘야 몸에 탈이 안 날 것 같고, 또 괜히 누워서 잡생각을 하면
재미있으니까 누워 있게 되는 건데, 여튼 이 수면에 대해서 학자마다 또 실천가들마다 별의별 입장이 다 있는 줄 알고 있지만,
3시간은 너무 심했다 싶어도 좀 잠을 줄일 필요는 있지 않을까, 적어도 애써서 몇 시간씩 의무적으로 잘 필요는 전혀 없다는 걸
마음 속에 좀 주입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은 들었습니다. 야근을 안 한다 이런 건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집중력을
개선하려는 목적 자체가 일을 잘하려는 데 있다는 걸 생각하면 본말이 바뀐 거나 마찬가지라서 그부분은 대충 읽고 넘어갔습니다. 일 안
하고 건강만 신경 쓸 상황이라면 그때 가서 참고해도 되겠죠.
"침식을 잊는 경험을 해 보자" 실제로 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쌩쌩하게 돌아다녀서 당시 선배들한테 "너 인간이냐?"며 반은 장난인 말을 듣기도 했는데, 물론 이 책에서
말하는 건 그것과는 조금 다른 맥락이더군요. 저자가 강조하는 포인트는, 일단 오전 시간은 누구나 맑은 정신으로 보낼 수 있다는
전제에서, 제법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난 후의 오후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는지를 놓고 자신만의 방법론을 풀고
있는 겁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점심을 먹지 말아 보자"는 제언을 하는데, 이 이슈는 저자가 예전에 쓴 <1일
1식>과 연결 지어서 실천에 옮길 필요가 있을 겁니다. 앞에 나온 야근 문제와 더불어서 회식 문제도, 조직에 속한 사람이라면
임의대로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이 크다는 현실적 애로가 있습니다. 이런 책을 읽을 때 독자로서 언제나 난감한 건, 현실적으로
도저히 이행할 수 없는 장벽에 부딪힐 때 어느 부분을 희생하고 어느 부분을 타협해야 하는지 그 취사선택의 문제입니다. 저자가 웹
상에서 독자들과 활발히 소통하는 분이라면(그렇게 해야 자기 말에 책임을 지는 어른이고 저술가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죠), 그런
주어진 자리에서 개인적 변용 실천에 대한 질문을 하고 "유권 해석"을 받을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샐러드유나
드레싱 역시 이런 메뉴를 섭취할 때면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식도락의 요인인데, 저자는 이런 것도 다 커트해야 한다고 하셔서 마음이
좀 아팠습니다. 아마씨유 같은 건 사 놓고 잘 적용을 안 해봤는데, 저자는 대체 이런 것 하나하나를 자신의 일상에서 실천을 다 해
본 분인지, 아니면 개인이 체질 차이를 정말 고려해 보신 분인지, 일일이 유/무해를 논평해 놓고 있습니다. 술 문제는 확실히
고급 주류가 다음날 숙취 문제에 도움을 준다는 건 알겠고, 우엉차는 책에서 권유하는 대로 한번 지속적으로 적용해 봐야겠다
싶었습니다. 걷는 습관, 다리를 놀리는 습관은 매우 중요한데, 일단 어른들이 그렇게 싫어하는 다리 떠는 습관을 저자는 유지하라고
조언하네요. 서 있을 땐(서서 돌아다닐 때) 모델처럼 걷자는 말에도 공감합니다. 자세가 발라져야 집중력(을 넘어서 체력 전반)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건 예로부터 타당성이 입증되었으니 말입니다.
사실 많은 독자들이 관심 있어 할 만한 대목은 "뇌의
관리를 통한 집중력 향상"을 다룬 5장일 것 같습니다. "머리 기억에서 몸 기억으로 이동"하라는 주문은, 특정 습관, 혹은 특정
정보를 처리할 때 머리 속에 쓱 메모하고 지나치는 게 아니라, 마치 프로야구 선수가 안타를 치거나 의도한 코스의 볼을 집어 넣을
때 특정 동작을 뇌와 몸 전체에 새겨 두는 것 같은, 신체 전체, 혹은 몸과 마음이 통합된 정신 작용으로 습관화를 하라는
교훈입니다. 뇌는 그저 두개골 속에 고정된 하나의 기관이 아니라, 신체 말단까지 곳곳에 뉴런을 뻗친 통합적 기능체이기 때문이겠죠?
6장은, 종래 집중력을 "정신만의 문제"로 치부한 입장에서 동의할 만한 내용으로 채워집니다. 그래서 온당한 주장은, 기존의 것을
전복하고 전부 새로운 내용으로 채우는 게 아니라, 반대로 기존의 타당한 주장을 이처럼 자기 안에 포섭할 줄 아는 것입니다. 특히
저는, 집중이 안 될 때는 반대로 여러 가지 과제를 자기 앞에 늘어놓고 조금씩 시도하라는 주장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이 역시
고루한 노인네들은 아주 싫어할 법한 말인데, 중요한 건 실제로 해 보고 성공을 거둔 사람이 해 주는 말, 그게 타당한 주장이지,
본인도 실패한 주제에 그저 권위만 내세려우는 의미 없는 단정성 주문은 거부반응을 부르기에나 딱 좋다는 겁니다. 회사에서 짤린
무능자도 이런 좋지 않은 습관은 꼭 공유하고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