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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투자론
유진 지음 / 비즈프레스 / 2016년 9월
평점 :
기업을
본인이 지닌 종잣돈만으로 꾸려갈 수 있다면 좋겠으나 그런 좋은 조건을 지닌 처지는 극히 드물 뿐더러 개인 범위에서만으로도 커버
가능한 사업이라면 이미 사업이라 부르기에도 민망한 영세 프로젝트일 뿐입니다. 오히려 현대 사회는 유망한 사업일수록 공개리에 자본,
투자자를 모집하여 규모를 키울수록 그것이 일종의 능력으로 인정 받는 추세죠. 물론 이런 제도상의 허점을 악용하여 다중으로부터
돈만 끌어모으고 종적을 감추는 악질도 있긴 합니다만, 여튼 이런 것도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느 정도는 룰의 일부, 체계적
위험의 일종으로 보고 현명하게 대처해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이
자본을 형성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회사의 지분 일부를 나눠주며 "주인"이 되라고 권하는 "주식의 공모"입니다.
다른 하나는 오너십과는 무관하게 대여금에 대한 (바교적 높은) 보상을 약속하며 채권자를 모으는 방식인데 이것을 사채라고 부릅니다.
사채는 서민이나 영세 자영업자를 괴롭히는 일부 악덕업자의 업종처럼 "私債"가 아니라, 회사가 발행한(채무자 입장의) "社債"라고
씁니다. 이 둘은 발음만 같을 뿐 전혀 성격이 다른데도 社債라고 하면 대뜸 사채(私債)업자부터 떠올리는 무식한 인간들도 있긴
합니다.
주식의 전형은 보통주이며,
전환사채라고 하면 처음에는 사채 신분이었으나 일정 요건 하에 이를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증권을 말합니다. 사채, 주식,
전환사채 모두 이를 투자자의 입장에서 포트폴리오의 일종으로 구성할 수 있으므로(혹은, 금융기관에서 그리 구성하여 판매할 수
있으므로) 이를 모두 "금융상품"의 일종으로 보기도 합니다. 주식은 다른 말로 "지분상품"이라고 하는데, 회계 계정상으로는 이를
"자본"으로 봅니다. 반면 사채는 회계에서 "부채"로 다루며, 부채의 "채"와 사채의 "채"는 한자가 같습니다.
전환사채는
그래서 계정상 자본이기도 하고 부채이기도 한 복합적 성격을 띱니다. 혹시 전환사채가 만기까지 결국 보통주로 전환되지 않고
채권자가 그대로 채권 행사를 한다면, 회사에서는 그에게 "상환할증금"도 지급하여야 합니다. 이는 일반적인 부채가 처리되는 과정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렇기에, 이런 전환사채는 아예 발행시부터 부채요소와 자본요소를 분리하여 인식하여야 하며, 전환사채의 회계
처리가 다른 거래사건과 달리 복잡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