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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 중급회계 - 상 - 개정 리스기준서 반영, 제4판 ㅣ IFRS 중급회계
김재호 지음 / 도서출판 원 / 201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대체로 회계 기법이 14세기 이탈리아 상업 도시에서 개발되었다고 합니다만 상인이 장부를 효율적으로 적고 관리하는 기법은 상업이라는 경제 영역이 자리한 어느 국가 어느 문명에서도 원시적이든 세련된 방식이든 각양각색으로 발전해 왔을 만합니다. 당장 우리 나라만 해도 고려 시대에 세계 무역 중심지 중 하나로서 엄청난 부와 물자가 거쳐간 지점이며 개성 상인은 이후 말업(末業)이라며 조선 조정에 의해 억압을 받던 시절에도 독특한 기장 양식이라든가 어음 융통 기법을 발전시키곤 했습니다.
그러나 현대에는 영, 미, 유럽에서 다듬어진 회계의 원칙이 세계를 이미 제패한 추세이며, 한국도 십 수 년 전에 국제회계기준을 대대적으로 채용하여 현재에 이릅니다. 흔히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게 받아들여지는 회계관행"이란, 어느 나라의 투자자나 재무제표만 보고서도 바로 그 기업의 내실과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유익한 정보 창출에 도움이 되어야 하므로, 가급적이면 세상의 가장 너른 지역에서 통용되는 방식을 따라야 할 것입니다. 물론 어느 한 나라의 특정 거래 패턴이 유독 탈세, 범법을 지향하는 쪽으로 성행한다면 그 나라는 그 방식만을 특히 겨냥한 고유의 법규를 더욱 다듬어야 할 것입니다.
회계는 물론 그 기업의 현황을 최대한 충실하게,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을 이상으로 삼습니다만, 1) 그럴 방법이 없거나 2) 할 수 있다고 해도 회계상의 자원 투입을 그런 미미한 데에 투여할 만한 가치가 없을 때라면 그저 "추정"에 그치는 선택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재무제표는 "회계 정책"과 "회계 추정", 두 가지 프레임에 의해 작성된다고도 합니다. 이러한 회계 정책과 회계 추정은 절대적이고 고정된 게 아니고, 일단 채용되어도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 한국이 채택한 국제회계기준은, 회계 정책의 변경인지 회계 추정의 변경인지가 모호할 때에는, 후자, 즉 "회계 추정의 변경"으로 본다고 제1008호에서 규정합니다.
자산의 경우 특히 자산계정에 표시하여야 할 항목들은 이를 "적격자산"으로 부르는데, 이 용어가 의미를 갖는 건 기업의 어떤 지출을 그저 "비용"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특정 자산의 원가로 편입시킬 것인지를 가르기 위해서입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데, 특정 기간에 돈이 빠져나갔다면 일단 이는 좋지 못한 거래사건입니다. 그래서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이는 그저 "비용"으로 처리될 뿐입니다. 그런데 그 비용 지출이란 게 그저 소모적인 게 아니라, 앞으로 두고두고 기업의 수익을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이는 기업의 출혈을 뜻하는 "비용"이 아니라, "자산"을 취득한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혹은, 기존 자산의 가치가 늘어난 것). 이때 그저 일회성 비용으로 기장하지 않고, 두고두고 쓸모를 내는 자산으로 간주하는 선택을, "자본화"라고 합니다. 물론, 자본화 기법이 남용된다면 기업의 부실을 덮고 (보이지도 않고 쓸모도 없는) 자산을 마구 치장하는 분식회계가 될 수도 있으니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