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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맥스웰 리더의 조건 - 리더십의 대가 존 맥스웰이 제시하는 진정한 리더의 21가지 자격
존 맥스웰 지음, 전형철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2년 3월
평점 :
서양에도
절대 군주가 (한때나마) 있었고, 혈통의 순일성은 우리보다 더 실증적으로 규명하고 들었기 때문에 어느 왕실이건 "찬탈"이나
"신분 상승"으로 임자가 바뀌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습니다. 이른바 농민 황제, 페전트 엠퍼러는 거의 없다시피하고, 그래서 저들
서양인들은 주원장이나 한 고제처럼 밑바닥에서 일어선 권력자를 매우 신기하게 봅니다. 여튼 한번 권력을 잡았다 하면 누구도 권위에
도전할 수 없었고, 명 태조나 그 아들 주체(영락제)나 그토록 심한 살상과 숙청을 일삼은 것도 정통성 면에서 컴플렉스가 매우 컸기
때문입니다.
명 황실에서도
환관의 발호가 매우 심했었고, 위충현 같은 자는 자신의 행렬에다 "구천세"를 외치게 했습니다("만세"는 대놓고 역적질이므로).
이런 모습은 진시황의 후계자 호해의 재위 시절에도 환관 조고 같은 자가 권세를 농단할 때 드러난 바 있었죠. 허나 명나라 때
근본적으로 달라진 건, 결국 황제의 마음이 바뀌면 하루아침에 환관이나 재상의 위상이 뒤집어졌다는 점입니다. 워낙 혹심한
이민족(몽골)의 압제를 거쳤기에, 한족 출신 독재자가 한족 위주의 질서를 한번 다시 잡아 준 것만으로도 만고에 은혜가 큰 거죠.
재상은
언제나 환관의 발호를 억제하는 안전판 노릇을 했습니다. 또, 비록 혈통에 의해 천자의 지위가 고정되었다고는 하나, 그 외의
직위는 개인의 능력에 의해 얼마든지 합리적으로 재 배분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제도적 장치였다고 봐도 됩니다. 그래서 중국사는
황제의 역사임과 동시에 명재상들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황제와 재상 사이의 바른 관계 정립 원형은 물론 주문왕과 여상 사이의 바람직한 소통이었습니다. 여상 정도 되는 경세가의 조력이
없었다면 문왕은 아마 역성 혁명을 일으킬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겁니다. 이를 능가할 만한 아름답고 효율적인 군신 협치의 예는 제
환공과 관중의 사례입니다. 이 책에는 한 고조와 장량의 교유도 거론하는데, 막상 천하가 유씨의 손 안에 들어가고 나서는 장량이야
(현명한 은신이건 혹은 권력 투쟁에서 패배한 결과이건 간에) 중앙 정치 무대에서 퇴장했으므로 썩 적실한 분류는 아니라고 봅니다.
차라리 실무가였던 소하를 들면 어떠했을까 싶습니다. 하긴 소하는 유능한 관리 타입이었지 배운 게 부족했으므로 재상의 반열에 끼긴
부족한 면 있습니다.
장거정
역시 명재상의 반열에 꼽힐 만한데, 이 책에서 빠진 이유는 그가 모신 황제가 천하의 암군이었기 때문으로 추측됩니다. 허나 재상이란
본디 암군 치하의 세상을 질서 있게 이끄는 데서 진가가 빛나게 마련이죠. 황제부터가 자질이 출중하면 구태여 명재상이 필요할 리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 챕터 마오와 저우의 사례는 매우 적절한 편성인 듯합니다. 마오처럼 국가 경륜 능력이 부족한
폭군을, 저우 같은 경륜가가 보필하지 않았다면 벌써 공산 중국은 혼란 끝에 사분오열 공중분해되고 말았을 테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