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정신력만 강조하는 것도 지난 시대의 유물이라서, 요즘 이런 성향이 지나치면 아예 정치적 시비로까지 비화하는 뜨악한 광경도 종종
보곤 합니다. 그러나 사람이 어떤 일을 성취하려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물질적인 스펙이나 여건만 내세운다면, 또 절대시한다면 일단 일
자체가 진행이 안 될 뿐 아니라, 어딘가 교훈적이거나 도덕적이지 못하다는 막연한 느낌마저 줍니다. 그런 게 그저 느낌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조직이나 개인이 자기 업무에서 영속성을 가지며 지속적인 성과를 내려면, (어느 정도는 불변일) 주변 여건적 혜택
외에 뭔가 자신만의 특별한 모레일(morale)을 마련하는 법을 터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인생의 더 큰 좋은 몫". 좀 막연한 주문 같습니다만, 저자의 의도는 "뻔히 주어진 자원 외에, 당신의 정신력이 새로 창의적으로
만들어낸 '부가가치'"라는 정도로 이 말을 쓰는 듯 보입니다. 100을 제공 받아 딱 100만큼만 만들고 다음 단계로 넘긴다면,
내게 일을 부탁한 사람이나 그 성과를 계승한 사람이나 그리 큰 인상을 못 받겠으며, 내가 하는 일은 타인에 의해 대체 가능한
업무로 간주될 가능성이 크죠. 이게 장기적으로 내 자신의 입지를 확보할 때에도 불리한 인자를 형성할 뿐 아니라, 더 치명적인
문제는 너무도 단순반복적(mundane)한 업무에 정신을 매몰시킴으로써 스스로의 포텐셜과 능력치를 떨어뜨린다는 것입니다. 루틴과
매너리즘에만 빠진다면, 마치 졸음운전처럼 장단기 목표에 치명적 위험 요인을 스스로 형성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어떤 사람이 업무 중 스스로 체득한 정신적 활기는, 업무 외에 다른 영역에까지 그 선(善) 부산물(by-product)를 확대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 효과가 "개인적 고민"을 해소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하며, 이것이 다시 업무 효율 증진으로 선
피드백을 형성할 수 있음은 두 번 강조할 필요가 없겠죠. 물적 설비는 제조 당시에 정해진 그 용도로밖에 쓸 수 없지만, 인적
자원(내가 내 자신의 고용주일 수도 있고, 남에 의해 쓰여지는 퍼스넬일 수 있습니다)은 그렇지가 않아서, 사용의 누적과 자연적
시간 경과에 따른 감가상각의 침식을 덜 입게 조정이 가능합니다. 조정이 가능할 뿐 아니라, 열역학 제2법칙에 반하게도 쓰면 쓸수록
활용도와 효율이 높아지는 효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도 있습니다. 오로지 인적자원의 투입에서만 이 같은 놀라운 프로세스 혁신이
가능합니다. 저자는 그 모두가 "정신력" 고유의 효능이라고 여기는데, 우리 동양인들은 알고 보면 오래 전부터 인식하던
조리(條理)라고나 하겠네요.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는데, 사실 이 말은 정말 급박한 상황에 닥쳐 보고 대담하게도 이 원칙을 자기 일에 몸소 적용시켜 보지 않은
사람은 그 타당성을 실감 못 하는 가르침입니다. 만약 일을 공동으로 진행하는데 누구 하나가 뜬금없이 이런 방침을 꺼내면 욕이나
먹기 딱 좋은 구실거리나 내 주게 마련이죠. 그런데, 사람이 자기가 닥친 긴급한 과제를 해결함에 있어 그저 잔머리나 임기응변(알고
보면 이것도 보통 능력이 아닙니다)으로만 매번 넘어간다면, 사람이 결국 포텐만 소비되지 그 상태에서 더 크질 못하더라구요.
의료업이나 법률 서비스 같은 건 처음에 일을 배우는 게 어렵고 경력이 쌓이면 쌓일수록 능숙해지는데, 다른 분야는 소위 state
of the art라는 게 계속 바뀌고 업황이 어제가 다르고 오늘이 달라서, 이런 식으로 고식책만 쓰는 사람은 결국 나이먹고
도태됩니다. 책에서 "더 빨리 출세하려면 더 크게 생각하라"는, 긴급 처리의 국면에서 너무 속도에만 치우지지 말라는 가르침인데,
많은 직장인들은 여우 같이 내 실속도 챙겨야 한다는 관점에서 이 말을 좀 깊게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지내 놓고 보니 다 뭔가
경종을 울리는 말이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