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접대비 세무대책 - 2004
김진호 지음 / 안진회계법인(조세신보사)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대개
기업의 접대비를 두고 장부 계상 가액 그대로 인정해 주지 않는 취지는 이렇게들 설명합니다. "... 접대비는 자본성 지출이
아니라 소모성 경비이므로, 무한정 이를 경비로 인정하면 기업의 재무구조를 부실 조장할 수 있고 과소비와 향락 풍조를 부추길 우려가
있어 이의 손금 산입 범위를 규제한다...." 그러나 이 외에도 접대비 명목으로 이뤄지는 탈세, 비자금 조성 등을 막기 위한
목적이 매우 큽니다.
일단 기업
입장에서는 분명히 빠져나간 지출인데(물론, 쓰지도 않고 어디 꿍쳐 두었으면서 썼다고 허위로 기재하는 경우도 많죠), 왜 쓴 걸 안
썼다고 "부인"당해야 하는지 억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의 예를 들면, 사업 소득 말고 기타소득 같은 것도, 설령 간수,
관리를 잘 못해서 (예를 등들어 한 1억원 공돈이 생겼는데) 모조리 탕진하고 수중에 한 푼도 안 남았다 쳐도, 법에 정해진
소득세는 (일단 과세원이 포착된 이상) 납부를 해야 합니다. 소득은 내 손에 장기간 남아 있어서 그 여유를 보고 매겨지는 게
아니라, 일단 거주자가 획득한 이상 그에 대한 일정 부분을 납부할 의무가 원천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법에서
접대비를 특히 한도를 정해 규제하는 건, 이런 쪽에다 가급적이면 지출을 하지 말라는 정책적 목적도 있는 셈입니다. 몇 년 전
수저 논란이 한창 일었습니다만, 고급 룸살롱에서 손님들한테 접대 같은 접대도 하지 않으면서 고액의 수입을 올리는 접대부들을 두고
"룸수저"라는 우스갯소리가 한때 입에 오르내리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저도 샐러리맨들 뼈빠지게 일해서 고작 매춘부들이나 그 포주들만
좋은 일 시키게 사회 구조가 대단히 잘못 짜여져 있는 게 아닌지 깊은 회의가 느껴지기도 했는데, 이건 뭐 누가 쓰기를 강제하는
것도 아니고 결국 남성들 스스로가 의식을 각성해서 그런 쓸데없는 데다 돈이 낭비되지 않게 조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법상의
손금불산입 예시에서는 "기부금처리"라는 항목도 있는데, 업무와 전혀 무관한 데다 지출되는 여러 비용을 그리 일괄합니다. 과거에는
증빙만 갖추면 접대비 지출을 비교적 광범위하게 인정해 왔습니다만 현재는 투명경영, 정경유착 근절이라는 취지에서 이를 철저히
규제해 나갑니다. 사실 우리는 미국이나 서유럽처럼 상식과 규칙에 맞는 거래 관행이 이뤄지는 게 아니라, 품질과 수익 향상, 매출과
무관하게 그저 좋은 장소(?)에서 접대만 잘하면 만사 오케이입니다. 이런 어리석고 바보스러운 관습은 정말 개탄스러운데, 원산지인
일본에서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며, 부정부패가 판을 친다는 중국도 이만큼이나 썩지는 않았습니다. 따라서 접대비 지출이 많으면
많을수록 해당 기업만 손해라는 인식이 하루빨리 정착해야 마땅하겠습니다. 중국에서 이런 식으로 공무원 접대하다가 사람만 우습게
보이고 돈은 돈대로 날린 일이 허다합니다.
재미있는
건 접대비의 경우 "발생주의"를 채택합니다. 그래서 실제 지출행위가 뒤에 이뤄졌어도 접대라는 사건 자체가 발생한 시점에서 이를
(회계 사건으로) 인식한다는 겁니다. 거래는 공평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우리는 유독 친인척 회사, 개인 등 특수관계인과의 불투명한
거래가 자주 이뤄집니다. 서유럽의 경우 그토록 장구한 세월 동안 사업 거래 시스템이 정착하면서도 네포티즘이 비교적 덜 기승을
부렸는데, 유독 우리 동아시아만 혈연 위주의 못된 관행이 뿌리를 내려 탈세와 회계 부정이 마치 취미생활처럼 독버섯처럼 근절되지
못하는게 큰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