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부가가치세 실무
황종대.강인.신정기 지음 / 삼일인포마인 / 201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부가(附加)가치(價値)세는 1970년대 후반에 한국에 도입된 대표적인 간접세입니다. 현재는 국가 재정의 중요 부분을 지탱할 만큼 비중이 커졌습니다만 도입 초창기만 해도 조세 저항이 너무도 컸었죠. 어떤 사람들은 이 세제의 도입 시기가 행여 조금만 늦었어도 과연 한국에 안착할 수 있었겠냐며, 중소 상인들에게까지 큰 부담을 안기는 제도 자체의 특성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미국에는 아직까지도 부가가치세가 시행되지 않고 있으며 주(州)마다 영업세(sales tax)가 부가되기는 하나 이는 통일적이지 않습니다. 영국은 용케도 1970년대 전반에 이 세제를 도입했으며, 일본은 우리보다 훨씬 늦은 1989년이 그 시초입니다.

부가가치세 도입이 늦는 이유는 무엇보다 이의 담세자인 상인들에게 너무도 큰 불편을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영수증의 교부는 요즘이야 당연한 일상이 되었지만 부가세를 시행하지 않는 나라에서는 거래시(매입, 매출)마다 이를 작성한다는 게 꿈 같은 일입니다. 물론 부가세를 시행 안 해도 거의 어느 나라나 소득세(사업소득) 납부 의무는 있으므로 거래 증빙 자료는 갖춰야만 합니다. 한편, 요즘처럼 신용 카드 거래가 보편화하고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현금 영수증"교부가 필요해진 시스템인데, 차라리 1970년대 후반이 아니라 1990년대 후반쯤에 이 제도가 전면 시행되었다면, 다른 건 몰라도 "조세 저항" 부분에서는 훨씬 무난한 분위기 아니었을까 생각도 해 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이게 전력 시스템 변경에서 110V → 220V 승압 조치와도 비슷한 면이 있다고도 여깁니다. ㅎㅎ

여튼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 재화를 어느 업체가 사 들였을 경우, 업체는 판매자로부터 매입 대금의 10%를 추가로 내야 합니다. 비록 납세자와 담세자가 일치하지 않는 간접세라고 하나,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도입 초기에서 모든 상인들이 대단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거죠. 내가 판매자에게 지불한 10% 금액은 그의 것이 아니라, 나중에 과세 당국에 그가 납부해야 할 것을 임시로 보관할 뿐입니다. 이후, 이 물건에 나만의 가공을 더하든지, 혹은 그대로 팔든지 간에, 나는 내가 물건 혹은 서비스를 파는 이로부터 다시 부가가치세 명목으로 10%를 더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 10%는 그대로 과세 당국에 다 납부하는 게 아니라, 내가 전에 부담한 부분만큼은 빼고 내는 것입니다(이를 매입 세액 공제라고 부릅니다). 당연히 나는 나만의 마진을 더 붙이고 팔았겠으므로, 내가 내어야 할 금액은 (매입 세액 공제를 감안하더라도)다만 얼마라도 더 남아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이처럼 상인들에게 심각한 부담을 안기는 것 같이 보이지 않아도(매입 세액 공제까지 받는 데다, 내가 물건을 판 상대로부터 금액을 징수하는 것일 뿐이므로) 실제로는 영수증 작성 의무라든가, 10% 가격 상승 부분 때문에 매출이 감소하는 등(어떤 이유로든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드는 건 시장 경제의 철칙입니다), 이 제도는 이만저만 큰 원성을 사는 게 아닙니다. 차마 폐지까지는 거론 못 해도 세율을 현행 10%에서 8% 정도로 낮추자는 주장은 꾸준히 있었습니다. 간접세이므로 사실상 소득 분포 역진성이 구현된다는 면에서도 점수를 깎아먹으나, 이 제도가 궁극적으로 세원 확보에 큰 기여를 하고, 경기 활성화에도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란 점을 많은 학자들이 지적합니다. 여튼 세제의 이런 이면에 대한 이해가 이뤄지면, 마트 같은 데서 영수증 받을 때 VAT 인쇄 파트가 좀 다르게 다가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책값이 상당히 비싼데 개인보다는 업체 등에서 한 권 비치하고 두고두고 참조하는 용도가 메인이죠. (아니면 조세 관련 전문 직종이라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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