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NEW TEPS - 서울대학교 텝스관리위원회 공식문제집
서울대학교 TEPS관리위원회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8년 3월
평점 :
텝스는
고급의 영어 구사 능력과 논리적 사고 능력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영어 검정 시험으로 이미 자리했습니다. 올해부터
텝스는 체제가 새로 바뀐다고 하는데요. 구체적으로는 문항 수가 줄고 그에 따라 시험 시간도 다소 단축된다고 합니다. 청해 파트
3에서 두 번 들려 주던 걸 한 번으로 줄이고, 어휘와 문법은 통합해서 시험 시간이 편성된다는군요. 그렇다고는 해도 실제
응시자들이 수험자에서 겪을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 같다는 게, 이 공식문제집을 다 풀어 본 제 소감입니다.
어느
영어 시험이건 청해(리스닝) 영역은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따라서 mp3 파일을 다운 받지 않으면 최소한 책 40%는 날리는
것이므로 번거롭더라도 반드시 관련 사이트에서 음성 자료를 찾아야 합니다. 이 주소로 가시면 되는데요(http://www.snupress.com/customer/notice_view.asp?number=1332&page=1&board_name=SNU_GENERAL_BOARD&keyname=&keyword=&code=04),
회원 가입을 해야 합니다. 텝스 홈페이지가 아니라(거긴 가서 아무리 찾아도 안 나옵니다) 이 책을 출간한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사이트이므로 혼동하시면 안 됩니다. 회원 가입을 해야 합니다만, 제가 시도해 보니 주소를 정확히 찾으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게... 여튼 규정 위반이겠으므로 그 주소는 공개하지 않겠습니다. 회원 가입 후 로그인할 때는 반드시 이메일 아이디(@꼴의)를 써
넣으셔야 합니다. 파일 크기는 압축 해제 상태에서 65.3Mb입니다.
텝스는
타 시험과 달리 청해 파트에서 아무 지문이나 선택지를 주지 않습니다. 완전 백지이고, 별 도움도 안 되는(?) 형식적인 안내문만
나온다는 거 다 아실 겁니다. 어차피 교재의 문제 파트에는 아무 보조 지문이 없으므로, 책이 없어도 저 음성자료만 듣고 공부할
수도 있긴 합니다(단, 파일 속에야 답도 없고 해설도 당연 없으므로, 모르겠으면 이 책의 후반부 해설과 답지가 꼭 필요하죠).
청해 잘 하시는 분들은 음성파일만으로도 출제 경향이나 난이도를 충분히 가늠할 수 있습니다.
p15의
청해 25번을 보면, 참 텝스 답게 주의깊게 듣지 않으면 반드시 틀리게끔 문제를 잘도 꼬아 놓았습니다. 들어 보면 남자가 무엇을
부탁한다는 것, 여자가 처음에 거절하다가 나중에 들어준다는 것 정도는 누구나 다 이해합니다. 이 정도면 되겠다 하고 방심하다가,
ⓐⓑⓒⓓ를 다 들어 보면 뭐 전부 "부탁-거절-승인"의 내용이므로 당황하게 되죠. 이게 토익과의 차이점입니다. 토익은 대충만
들어도 답이 보입니다.
p16의 청해
34번 같은 건(물론 책에는 백지고요, 음성 파일 기준입니다) 과학 지문(유전 공학 관련)입니다. 한국어로 된 걸 읽어도
가물가물인데 영어라니. 허나 어쩌겠습니까. 목표 점수를 얻으려면 정복해야 할 단계지요. 난도가 있는 만큼 두 번을 들려 주는데
처음에는 여성분, 두번째에는 남성분입니다. 평균보다 약간, 아주 약간 빠른 느낌이지만 두 번을 들려 주므로 결과적으로 적당한
난도입니다. 숫자나 연도 같은 건 메모를 해 가면서 들어야 좋겠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토익과 달리 숫자 보다는 지문의 요지와
맥락에 더 신경써야 합니다. 난도가 높다고는해도 지엽말단의 정보 오차로 답이 갈리진 않습니다.
p34의
15번을 보면 해고 통보문이 나옵니다. 책 후반부의 해설에도 잘 나와 있듯, 해고는 실제로 당사자에게 큰 충격을 안기는 만큼
곳곳에서 완곡 어법이 쓰입니다. "당신에게 시간이 주어질 것입니다... 사내에서, 혹은 사외에서, 새로운 업무가 할당될 때까지"
솔직히 시간이 주어지기는 뭐가 주어지겠습니까. 그냥 일 없이 노는 시간이 "주어지는 게" 달가운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여기서 "사내(社內)"라는 말로부터 혹시 오해나 기대가 생기는 일을 막기 위해, "if any such opening exist"
같은 말까지 넣고 있습니다. if any란 말은, "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혹시 그런 게 있기나 하다면" 같은, 극히 부정적
전망의 뉘앙스를 지닌 표현입니다. opening은 일자리, 혹은 업무의 빈 자리가 신규로 생기는 걸 뜻합니다. 이 표현도 아직 덜
익숙한 수험생이 절대 다수일 겁니다.
16번도
정치 관련 기사인데, 아예 처음 보는 어휘도 어휘지만, 익숙한 단어인데도 문맥 속에서 전혀 다른 뜻을 지니는 게 수험생
입장에서는 더 당혹스러울 겁니다. 뒤의 해설을 보면 flak 같은 단어가 어려우리라고 하는데, 제 생각에는 이 단어는 차라리
몰라도 유추가 가능하거나 아예 건너뛰어도 됩니다. 오히려 중간 쯤의 address가 어렵습니다. 정치 관련이니까 무슨 "연설"일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여기서는 '처리하다"가 가장 가까운 뜻입니다. passing 같은 건 이 지문의 핵심 키워드라고 봐도
되는데, 역시 voting 이나 2/3 같은 다른 단어와 연결을 지어야만 올바로 의미가 파악됩니다.
p74의
24번의 지문을 보면, 발트 3국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한니발 렉터 박사의 고향이기도 하죠ㅎ)가 1918년에 독립을 결의하는
법안을 발의한 역사적 사실에 대해 다룹니다. 사실 답은 backfire라는 단어의 뜻만 알아도 바로 맞힐 수 있습니다. 지문 중
design이란 말 뜻도 많은 분들이 헷갈려할 만한데요. 한국인들은 대개 단어 하나에 뜻 하나씩만 암기하고 말기 때문에,
design이란 말이 맥락에 따라서 얼마나 다양한 뜻을 지니는지 그저 무시하고 맙니다. 만약 design이 conspiracy나
plan 같은 말로 대체되었다면, 이 지문은 끝까지 읽지 않아도 많은 수험생들이 지문의 대의와 답까지를 바로 유추할 수 있었을
겁니다. refer 같은 말도 수험생들은 refer A as to B 같은 숙어 암기 속에서의 뜻만 알거나, 참고서적이라고 할 때
reference까지만 알고 맙니다. 그래서 이 지문에서처럼 reference가 "언급"이란 뜻을 가질 때 뜻 파악이 안 되어서
당황하는 거죠.
p78을 보면
31번에서 답은 ⓐ입니다. 매우 간단한 문제이지만 저는 이 문항이야말로 TEPS의 개성을 전형적으로 잘 드러낸다고 봅니다.
지문에는 분명 female applicant가 선호(preferred)된다고 나와 있습니다. 또 대개 구인광고에서 성별 선호를
밝히면 반대 성별은 아예 지원하지 않는 게 시간 낭비를 피하는 길일 겁니다(현실적으로요). 그러나 지문의 구인글은,
preference와 must를 분명히 구분하고 있습니다. must는 절대적인 자격 요건이고, preference는 가능하면
그쪽으로 희망한다는 정도입니다. 따라서 선택지 ⓐ는 참으로 교묘하게도, 많은 학생들이 대의 파악 과정에서 정확하게 뜻을 이해하지
않고 흑백으로 어렴풋이(시간이 부족하니까요) 짚고 넘어가는 바로 그 허점을 노리고, 마치 뒤통수나 치듯 정답으로 등장하는
것입니다. 토익에서는 이런 유형이 잘 나오질 않습니다. 그래서 TEPS가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영어 실력 외에도 정밀한 논리적
추론 능력(마치 수능에서 국어 영역처럼)을 요구한다는 평판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 위 30번은 permanent와
temporary의 반대 관계만 알면 오답이 쉽게 걸러지는 편입니다. 아마 이 지문에서는 "대체 베이비시터가 웬 permanent
job이란 말인가?" 같은 막연한 선입견을 노리고 이런 문제를 구상했을 겁니다.
신문기사나
잡지, 혹은 위키피디아 아티클을 보면 예컨대 주제가 정치라고 했을 때 그 분야에서 자주 쓰이는 어휘가 대개 뚜렷이 부각됩니다.
p80을 보면 landslide라든가, naysayer라든가 하는 말들이 눈에 띄는데, 이런 단어들은 대개 시중에 어휘 공략
참고서로 나온 서적들에 잘 등장하질 않지만 해당 분야 주제의 글들을 읽으면 일상 용어처럼 자주 만납니다. 그래서 TEPS
고득점자야말로 살아 있는 영어의 진짜 실력을 지닌 고수로 인정받곤 하는 거죠. 인위적으로 단기간에 사교육을 통한 요령 습득으로는
고득점이 불가능하니까요. 만약 누가 TEPS의 이런 숨은 구조나 특성만 파악하여 자기 나름대로 요령을 발견해 내면 또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p57의 20번 같은 건 사실 텝스 답지 않게 너무 쉬운 문제입니다. 누구라도 malignamt와 smoking을 바로 연결시킬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p59의
9번에서는 permisssion과 permit의 차이를 아는지를 묻습니다. 전자는 추상명사이므로 부정관사 a 따위가 붙을 수
없고, 후자는 "허가증"의 뜻이므로 복수형도 가능합니다. 텝스는 전통적으로 가산/불가산(countable/un-)을 따지는
편이므로, 꼭 알아 둬야 할 사항입니다. 조금 다른 범주이긴 한데, product는 공산품이고 produce는 농산물입니다.
p61의
21번에서 accusation은 추상적인 "고발"이 아니라 Tim이란 사람이 제기한 구체적인 절차를 뜻하므로 정관사 the가
반드시 와야 하겠습니다. 어려울 건 없는데 괜히 꼬아서 생각하면 ⓓ가 눈에 걸릴 수 있습니다. 만약에, proof 같은 말이라면
"어떻게라도 증명해 보시지?"라며 any가 올 수도 있습니다. 25번에서는 기존 문법 훈련에 너무 익숙해진 학습자라면 "아,
가목적어 구문이구나. to 부정사를 골라야지"하고 조건반사적으로 나올 수 있는데, 그런 분들 망하라고 ⓑ 같은 오답을
배치했습니다. 물론 진목적어가 나와야 하는데 의미상의 주어 파트 뒤에 따로 나와 있으므로 이 블랭크에는 다른 게 와야 합니다.
여기서 if 구문은 조건절이 아니라 (소위)양보 구문입니다. "비록 완전히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의 뜻이죠.
p58의
27번은 잘 읽어야 정확한 답이 나오겠습니다. 보통 수강신청했다가 취소할 때 한국 학생들 속어로 "다운"시킨다고 하는데
콩글리시이며, 이 지문에서처럼 drop이 맞습니다. 그런데 수강료 환불 "자격"을 뜻하므로 eligible이 와야겠죠. p34
지문 중에도 이 단어가 나오는데 뭐 그렇다고 eligible이 특별히 텝스에서 자주 애용되는 건 아닙니다.
전반적으로,
향후 뉴 텝스의 출제 지향점을 짐작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개편 지침에서는 이른바 collocation 문항을 늘려
자연스러운 영어 구사 능력을 검증한다고 밝혔으나, 이 책에서 종전과 딱히 다르게 그 유형이 크게 늘어났는지는 좀 회의적입니다.
아무튼 향후에는 문법 파트에서 연어 지식과 감각을 묻는 문제가 늘어난다고 보고, 수험생들이 그쪽으로 더 대비를 해야 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