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착한 손잡이가 뭐예요? - 세상을 바꾸는 생활 속 디자인 여행 어린이 책도둑 시리즈 17
배성호 지음, 김규정 그림 / 철수와영희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해 처음 접한 것은 아프리카의 굴러다니는 물통이었다. 형태나 색을 바꾸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디자인인줄 알던 나는 사람의 행동양식을 바꿀 뿐 아니라 인류 전체의 사고체계를 바꿀 수 있는 것이 디자인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물건을 싸고 빠르게 만들어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가의 입장이 중요하던 모던 타임즈에 인간은 그저 찰리 채플린처럼 컨베이어벨트 앞 소모품의 일부로 언제든 교체될 수 있었으나 시간이 흘러 인간의 행복과 자존감, 성취 등이 중요해지는 세상이 되고 보니 사람의, 사람에 의한 그리고 사람을 위한 제품 생산과 그에 따른 디자인의 변혁이 자연스레 따라 일어나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인간공학적 디자인은 소수를 혹은 사람 모두를 향하기도 하고, 특별한 계층을 혹은 다양한 계층을 향하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다양한 상황과 욕구에 기반하여 홍익인간 사상을 내포한 휴머니즘을 추구한다고 보여진다.
이제 남은 것은 시대를 함께 살고 있는 시민의 인식이다. 택배차가 아파트 공동현관까지 올것이냐, 경비실 에어컨 전기세를 누가 낼 것이냐, 청년실업수당을 줄것이냐, 노인의 교통 무임승차를 계속 유지할 것이냐, 길냥이의 사료를 줄것이냐 등에 관한 갑론을박에서 보여지는 입장.세대.가치 등에 따른 선택보다 그 모든 것들의 시작인 생명 자체를 소중하게 여길 때 유니버설디자인이 다양한 그리고 당연한 선택지 중 하나가 되는 휴머니즘 세상이 이루어질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 권으로 끝내는 초등 미술 돋보기
이상권 외 지음 / 테크빌교육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교사가 만든 미술길잡이 책은 많다. 수준에 맞게 미술의 요소와 원리를 지도하여 아이들을 이해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나, 그 수준에 맞춘 방법으로 작품을 만들어내게 지도하는 것은 또 다른 일이다보니 게시나 전시하기 좋은 작품,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멋져보이는 작품을 제작하는 방법 소개 등이 많았다.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고충과 노력의 산물이나 가끔은 너무 단순하거나 평면적이거나 어떤 미적 요소를 적용한 것인지 애매한 작품들도 있었다.
그에 비해 이 책은 재미와 깊이가 공존하는 책이었고 교육과정 분석에 의해 지도목표가 확실하게 드러난 것이 흥미로웠다. 가르치는 사람도 너무 애쓰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들이 성취감을 느끼는 작품을 쉽게 만들 수 있게 제시된 내용이 좋았다. 게다가 QR CODE를 덧붙여준 것이 활동방법에 대한 안내도, 자료에의 접근도 훨씬 편리하게 해줌으로써 원격수업 상황에서 가장 뒤로 밀릴 수 있었던 미술과에 대한 기술적 보완이 가능토록 해준 것이 가장 고무적이다.
그리고 만들고 칠하는 활동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년, 히틀러에 맞서 총을 들다 - 2021 월간 책씨앗 선정, 2016 코브자르 문학상 수상, 2015 제프리 빌슨 어워드 수상, 2015 CCBC 최고의 어린이 도서상 수상, 2021.07+08합본호 학교도서관저널 추천 바람청소년문고 13
마샤 포르추크 스크리푸치 지음, 백현주 옮김 / 천개의바람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차 대전과 관련된 많은 스토리들이 있다. 주인공이 가해쪽이었든 피해쪽이었든 결과는 늘 참혹하다. 진실이 너무 힘겨워서 우회를 택하거나 인간미를 강조하여 모두 피해자라는 결말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도레미송을 아이들과 신나게 부르는 '사운드 오브 뮤직'이나 개와의 교감을 그린 '벨과 세바스찬' 등 은 전쟁으로 위험에 빠진 가족이 힘을 합해 위기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인생은 아름다워'나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등은 더 적극적으로 전쟁을 다루지만 보다 인간적인 시선이 보인다. 그러나 이 책은 전쟁으로 망가진 시스템과 그 속에서 헤어진 가족을 그리워하고 다시 만나려는 노력이 눈물겹다.
자신의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 두 개의 강자가 부딪치는 힘의 역학 사이에 빠진 인물의 모습에서 전쟁이 앗아간 것은 흔히들 인간성이 아니라 가족이고 또한 이 상처를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힘 또한 가족임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이 총 3권 중 세번째라고 해서 리다와 라리사 자매의 이야기도 읽어보았는데 전편을 흐르는 가족애와 희망이 인간을 지탱해주는 힘이라는 주제를 강렬하게 느낄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꿀벌 아피스의 놀라운 35일 생각곰곰 9
캔디스 플레밍 지음, 에릭 로만 그림, 이지유 옮김, 최재천 감수 / 책읽는곰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왕벌이 알을 낳은지 3일이 지난 

어느 여름날 아침

벌집 좁고 깊숙한 방에서

꿀벌 아피스가 나옵니다.


아피스는 날고 싶었지만 

꽃가루를 먹고

청소를 하고

애벌레를 돌보고

여왕벌을 보살피고

벌집을 짓고

다른 일벌이 가져온 꿀을 빈방에 저장하고

벌집을 지킨 후  

21일이 지나 25일째가 되는 날에야  비로소 날아오를 수 있습니다.


네 면 가득히 그려진 아피스의 날아가는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이제 꽃꿀을 모읍니다. 

1초에 2백번 날갯짓을 하며 몇 킬로미터를 날아가 

꿀주머니 가득히 꿀을 모은 후 일벌에게 꽃꿀을 넘겨줍니다.

꽃이 많은 방향을 알려주기 위헤 춤을 추고, 하루에도 열번이나 꽃꿀을 모아옵니다.

내일도

모레도 

글피도 

하루 종일 꽃꿀을 모으면서 10일이 지나면

이제 아피스는 

마르고 느려지고 털이 빠지고 날개도 너덜너덜해집니다.


자그마치 8백 킬로미터를 날아 3천송이 꽃에서 꽃꿀을 모았고, 

그 양은 벌꿀 12분의 1 숟가락쯤 됩니다. 

그리고 아피스는 초록 풀잎위에서 몸을 둥글게 말고 영원히 쉬게 됩니다. 


꿀벌 아피스의 35일 인생은 슬퍼서 아름답습니다. 

꿀벌이 없으면 식물들은 열매맺지 못하고, 

식물들이 번식하지 못함으로써 풀이나 열매를 먹는 동물이 위험해지며

곧 고기를 먹는 동물도 따라서 위험해지겠지요. 

꿀벌이 계속 그들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생을 살기 위해

우리는 환경을 자연상태로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서식지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꿀을 더 많이 먹어야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학의 - 앞선 기술과 무역으로 백성을 이롭게 하라 파란클래식 27
손주현 지음, 정소영 그림, 박제가 원작 / 파란자전거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집 밖에 나가면 누구나 효자 되고 외국에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 된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집에서 가장 부모님 속 썪이는 것은 나인데 밖에 나가면 해물탕 간판을 볼 때 마다 엄마랑 꼭 먹어야지 생각하게 되고, 우리 나라는 이런 것 저런 것이 제일 문제라고 불평불만 하면서 외국에 나가면 역시 우리나라 만큼 좋은 곳이 없다고, 요런 것 조런 것을 꼭 알려줘야지 생각하게 된다. 

신분고하를 떠나 여행이나 외국 방문 들이 요원하던 시절에 개혁에 대한 생각을 가진 학자가 서양문물과 새로운 사상이 넘실대던 중국에 갔을 때 감히 눈에 담아두지 않았던 물건이 없을 것이고, 감히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던 지식이 없을 것이다. 최대한 많이 보고 듣고 이해하여 최대한 빨리 전하고 가르치고 싶은 마음 한구석에는 우리의 현실에 대한 고뇌와 한숨도 함께 했을 터. 

돌아오자마자 집필을 시작했다는 박제가의 북학의는 홍대용의 의산문답을 처음 읽었을 때의 느낌과 유사한 파장이 있었다. 역사에 가정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만 그때 정조임금이 조금 더 오래 살았다면, 그때 농업혁신과 상공업 진흥에 대한 가치가 사회에 잘 전파되었더라면, 우리 나라는 그리고 우리 사회는 지금 또 얼마나 달라졌을까.

돈에 무지한 것을 자랑하고 돈을 천시하면서 돈을 많이 갖고 싶어하는 이율배반적인 생각들이 많은 현재의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서 대박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은 상공업은 물론 그 기반이 되는 농업을 천시하고 공자왈 맹자왈을 읊어대며 고위공직자가 되어 세상을 다스리려 하던 그 시대 사람들의 열망과 무엇이 다른가. 

벗어날 수 없는 신분제 사회에서 서자로 태어나 꿈을 펼쳐보지 못하다가, 정조임금의 등장으로 인해 세상에 이름을 남길 수 있었던 박제가의 고뇌와 변화와 변혁을 바라는 마음이 고스란히 녹여있는 한편의 논설문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에 나오는 박제가의 주장은 사대부여, 장사를 하라, 소비를 장려해서 경제를 살려라, 기술을 발전시키고, 외국과 무역을 해라, 신분제도를 폐지하라 는 것이다. 대학생들에게 공시말고 창업을 하라는 외침과 우연히 겹쳐지는 것은 아닌듯한 씁쓸함이 생긴다. 그때 이후로 우리는 몇 발짝 가지 못했다는 허망함이 커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