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미국 초등학교는 국정교과서가 없고 학교와 교사, 학생과 지역사회가 함께 1년치 교재를 구상하여 함께 통합교육을 한다며 소개받은 내용이 있었다. 그 해의 주제는 공룡이었고, 지리시간에는 지역 내 공룡 발자국을 탐사하고 생물 시간에는 공룡의 발톱.이빨과 먹이의 관계를 탐구하고, 역사시간에는 중생대 공룡의 역사를 살펴보고, 국어 시간에는 공룡 관련 설명하는 글을 쓰며, 미술시간에는 공룡과 그 주변환경을 표현하는 등 공롱이라는 주제로 한 학기를 공부한다고 했다. 우리 나라도 재량활동 창의적 체험활동 등으로 교과가 다루지 못하는 통합적 사고를 계발하려 하고 있으나 학교나 교사 주도에 그칠 뿐이다.PBL 수업을 먼저 시작하고 먼저 헤매었던 교사가 자신의 방법과 기술을 안내해주며 학생을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하고 열정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따라하라고 손짓한다. 예를 들자면 5학년 독립운동 부분을 가르치며 독립운동가를 위한 상징탑 만들기를 하는데 국어/사회 시간에 인물에 관해 조사하고 보고서를 쓰고, 수학시간에 정육면체와 전개도를 배운 후, 미술 시간에 모서리가 5cm인 직육면체의 전개도를 그리고 각 면을 독리ㅂ운동가로 채운 후 조형원리가 드러나게 모둠별 혹은 반별 탑을 만들어 전시회를 하는 과정별 프로젝트를 통해 주제에 다가가는 방식이다. 이것이 진짜 수업이 아닌가
배운 것을 정리하고 잘 기억하기 위한 방법으로 공책정리를 제시하고 있다. 요즘 학생들은 과거의 학생에 비해 표현력, 발표력등의 발산적 사고 능력이 눈에 띄게 발달하고 지식의 양이 많은 데 비해, 요약 정리 등의 수렴적 활동 특히 자기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것이나 쓰기 활동 자체를 매우 꺼려한다. 다양한 학원에서 쪽집게처럼 뽑아낸 요점정리 속 괄호를 채우고 그 요점과 공식을 외우는 것은 매우 능숙하나 그것들의 유기적 관계를 이해하거나 주제를 풀어내는 능력들도 약한모습을 보인다. 이런 문제의 해법으로 저자가 제시한 공책정리방법은 3단계로 첫째는 코넬 노트정리법, 둘째는 싱킹맵 이용 정리법 그리고 마지막 셋째는 마인드맵 정리법이다. 이들은 초등뿐 아니라 중.고등에서도 인기있는 정리법으로 사고를 정리할 수 있게 해주고, 반복학습을 용이하게 하며 또한 전체의 흐름을 보고 서술할 수 있게 하는 과정을 습관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오답노트 만들기를 포함한 모든 공책정리 방법에 왕도는 없고 학습자가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 가장 좋은 것이겠으나 아직 공책정리에 서툰 초등 중학년이나 공책정리를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는 중.고등학생도 얻어갈 팁이 있는 책이다.
철학이 어려운 이유는 긴시간 세상의 변화에 따라 정의 또는 진실이라 믿어지는 것들이 다르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정치도 경제도 마찬가지 과정을 겪고 발전해왔지만 더 나은 결정을 하는 문제 또는 효율적인 결과를 원하는 문제등이 존재, 지식, 윤리, 논리등에 대한 논의보다 생활밀접한 문제이기에 더 쉽게 읽히고 쉽게 풀린다. 이에 비해 철학은 정치.경제의 사상적이고 논리적 기반이긴 하지만 사회 속에서 살아남는 문제나 먹고 사는 문제와는 동떨어진 이야기로 그들만의 세상 이야기가 된지 오래다. 그러나 정의란 무엇인가 에서 보았듯이 사고가 말과 행동을 규정하고 발전시키므로 과거와 현재의 사고체계를 아는 것은 우리의 언행에 정당성을 주고 또한 미래의 우리를 규정해주는 원동력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형이상학, 인식론, 윤리학, 논리학에 대한 각 시대 철학자들의 이야기는 살면서 한번 이상은 누구나 마주쳤을 원론적인 질문에 대한 다양한 답을 제공해주는 것은 물론 유사한 상황에서 우리의 선택은 물어봄으로써 철학을 현실 속으로 불러들인다. 학생들의 도덕, 윤리 교과서에서 철학자들을 시대별로 암기시키는 것보다는 각 시대를 통한 철학적 태도를 선택하여 토론하고 공유하는 과정이 앞으로의 교과서에 꼭 들어왔으면 하는 바램이 생기는 책이다.
생명체라면 그 어떤 것이든 발생의 과정을 겪는다. 긴 진화의 역사 속에서도 그렇고 한 인간의 역사 속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따질 필요없이 태어난 것은 자라고 성숙하며 발달하다가 그 정점을 찍고나면 쇠퇴 일로에 서게 되고 그 정점의 좌우 어디쯤에선가 다음 세대를 만들고 기르고 성장시키는 일을 되풀이하다 생을 마친다. 개체가 그 과정 중 어느 시점에 존재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관점과 관계가 만들어지고 그것들이 협력하거나 대립하는 상황이 생긴다. 네 발로 태어났으나 약 1년간은 제힘으로 이동함에 어려움을 겪던 인간은 1년 후 제 의지대로 말하고 움직이며 성장해간다. 그들의 출생과 성장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냈던 부모세대는 후세가 성장.발전하여 그 부모만한 능력치를 갖게 될때쯤 쇠퇴하고 노쇠하여 그들 인생의 후반기를 맞는다. 자식이 잘 되라고 꾸중하고 지원하고 몸으로 뛰었던 삶은 그 자식의 자식이 태어남으로써 한 발 뒤에서 자신이 했던 것처럼 젊은 날의 사투를 벌이는 2세의 모습과 그 속에서 성장해가는 3세의 모습을 지켜보며 자랑스럽기도 또는 아쉽기도 한 관찰자의 삶이 된다. 한창 성장하며 자의식이 생기고 자신만의 논리로 대항할 수 있게 된 소년과 당사자가 아니 제3자의 눈으로 두 세대를 볼 수 있게 된 할아버지 그리고 이들과 사랑으로 함께하는 네발 반려견의 시선으로 3세대를 아우르고 이해하는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는 책이라 잔잔한 감동속에 울림이 있었다.
11종의 동물이 10챕터에 걸쳐 등장한다. 화남과 화냄을 행동, 감정, 상호작용 등으로 표현한다. 두꺼비가 고슴도치의 가시를 다 뽑고나서 당황하고 아파하고 슬퍼하는 고슴도치를 보고 두꺼비는 그게 화가 아니라고 말한다. 당황함과 아픔과 슬픔은 화남과 다르다고 말하는 듯 싶으나 우리 정서에서 그것은 화남의 과정이 분명하다. 그러나 두꺼비는 달팽이, 코끼리, 개구리, 잉어, 메뚜기를 당황스럽게하고 아프게하고 슬프게한 후 어떤 동물도 화내지않았다고 탄식한다. 나머지 동물들도 화남과 화냄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듯 보인다. 화는 외롭고 슬픈 것과 관계있어보이고 거의 화난 것과 완전히 화난 것은 다르다고 말한다. 벽은 개미에게 화가 났다고 흥분했으나 다람쥐와 대화하며 금방 진정된다. 뱀은 일관성 없이 화낸다. 생각이 다르거나 조건이 맞지않아 화내는 것이 아니라 그저 상대에게 반대하며 화낸다. 그저 화를 내고싶고 반대하고 싶어 화를 내며 그럴땐 생각을 멈추고 잠이 든다.고릴라는 곰의 싫은 점을 10개 이상 나열하며 생일파티에 오지 말라고 편지를 쓰는 도중 마음을 정리하고 함께 하자고 요청한다. 화는 편지쓰는 과정에 사랑과 우정으로 쉽게 바뀔 수 있는 감정이다. 화내지 않으려면 참고 이해해야고 상대를 화나게하지 않으려면 먼저 허락을 구해야한다. 코끼리가 진심으로 기뻐하기에 다람쥐는 힘들지만 화내지 않고 이해해줄 수 있다. 사마귀는 자기만의 높고 완벽한 기준을 버리고 또 타인의 평가에 상처받을 두려움을 이기고 친구들앞에 당당히 나서 부러움을 산다. 게미는 점점 커지는 화와 통증을 뒤로 하고 소중한 친구와 놀기를 택한 후 행복해진다. 메뚜기는 자기 입장으로만 세상을 보고 주변과 대화하거나 도움을 구하지않고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체념한다. 백조는 자기 생일을 망친 개구리를 용서하고 고슴도치는 백조에게 감탄하며 개구리는 기분이 좋아진다. 풍뎅이와 쇠똥구리는 서로 상처주는 편지를 주고받으며 스스로를 괴롭히다가 풍뎅이가 그만두고 화냄을 멈추자 쇠똥구리만 나무아래 혼자 눈을 맞으며 화와 함께 남게 된다.작가는 화에는 실체가 없으며 서로에게 영향을 받고 또 혼자 있고 외로울 때 커졌다가 친구와 함께 하면 사라진다는 메시지를 준다. 그러나 친구는 내 발을 밟기도하고 자기 하고픈 것을 요구하기도 하고 타인에게 큰 오해를 사기도 한다. 주변인은 무식하기도 하고 무례하기도 하고나에게 상처주기도 하지만 함께 살아가야한다. 화가 실체없는 감정이니 거기 얽메이지 말고 행복하라는 그림책이 난해하지만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