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 세 발 네 발 봄볕어린이문학 18
안미란 지음, 박지윤 그림 / 봄볕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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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라면 그 어떤 것이든 발생의 과정을 겪는다. 긴 진화의 역사 속에서도 그렇고 한 인간의 역사 속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따질 필요없이 태어난 것은 자라고 성숙하며 발달하다가 그 정점을 찍고나면 쇠퇴 일로에 서게 되고 그 정점의 좌우 어디쯤에선가 다음 세대를 만들고 기르고 성장시키는 일을 되풀이하다 생을 마친다. 개체가 그 과정 중 어느 시점에 존재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관점과 관계가 만들어지고 그것들이 협력하거나 대립하는 상황이 생긴다.
네 발로 태어났으나 약 1년간은 제힘으로 이동함에 어려움을 겪던 인간은 1년 후 제 의지대로 말하고 움직이며 성장해간다. 그들의 출생과 성장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냈던 부모세대는 후세가 성장.발전하여 그 부모만한 능력치를 갖게 될때쯤 쇠퇴하고 노쇠하여 그들 인생의 후반기를 맞는다. 자식이 잘 되라고 꾸중하고 지원하고 몸으로 뛰었던 삶은 그 자식의 자식이 태어남으로써 한 발 뒤에서 자신이 했던 것처럼 젊은 날의 사투를 벌이는 2세의 모습과 그 속에서 성장해가는 3세의 모습을 지켜보며 자랑스럽기도 또는 아쉽기도 한 관찰자의 삶이 된다.
한창 성장하며 자의식이 생기고 자신만의 논리로 대항할 수 있게 된 소년과 당사자가 아니 제3자의 눈으로 두 세대를 볼 수 있게 된 할아버지 그리고 이들과 사랑으로 함께하는 네발 반려견의 시선으로 3세대를 아우르고 이해하는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는 책이라 잔잔한 감동속에 울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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