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 브로드 1
팻 콘로이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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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이란 왜 서글픈 감정이 들게 하는지...

아마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름다움이란 영원할 수 없다는걸,

찰라의 순간에 느끼는 감정이기에 덧없다는 것을 알게 되기에 서글프게 느껴지나 봅니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이 소설 <사우스 브로드>는 한남자의 이야기 이고,

그가 사랑한 사람들의 이야기 이자, 그가 가장 아름답게 느끼는 도시 찰스턴의 이야기 이며,

그곳에서 벌어지는 무섭고 또 그렇기에 슬픈 이야기 입니다.

 

1969년 6월 16일이 이 책에서 중요한데...

  "이날 나는 어머니가 한때 천주교 예수성심회 수녀였다는

사실을알았다. 그리고 아틀라스 이삿짐 트럭 한 대가

우리집 건너편 19세기 찰스턴 단독주택의 진입로로 후진해 들어갔다.

또 브로드 가 성당 뒤쪽에 있는 성 유다 고아원의 정문 앞에 두명의 고아가 도착했다.

한편 《뉴스 앤 쿠리어 》는 이스트 베이 가에있는

러틀레지-베닛 저택에서 마약단속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6월 16일은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의 팬들에게는 중요한 날로

블룸스테이라 하여 기념하는 날이자 이 책의 주인공인

레오폴트 블룸 킹에게 있어 자신의 세계가 만들어진 날이죠.

형의 자살로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형 친구의 마약을 대신

숨겨주는 바람에 보호관찰을 받게 되어 18살이 될때 까지 동갑친구가 없던

레오에게 평생의 친구가 생긴 날입니다.

 

어머니가 직관에서 나온 충고로 친하게는 지내도 마음은 주지 말라고한

앞집의 쌍동이 남매 시바포 와 트레버 포, 고아원의 골치덩이 남매 나일즈와 스텔라, 고아 흑인소녀 베스,

흑인 미식축구 코치의 아들 아이크, 그리고 상류층의 자제들

체스와 몰리, 프레이져 까지 9명이 인력에 끌리 듯

레오의 인생에 합류하게 되면서 가슴아프면서도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아름다운 운명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평생의 친구이자 그렇기에 거부할 수 없는 혹은

피할 수 없는 잔혹한 운명 속으로...

 

여드름이 덕지 덕지난 소년에게 "너는 내년에 탤런트가 될것이다"라거나

수줍어서 남자 앞에만 서면 얼굴이 빨개지는 소녀에게 "너는 몇년안에 깡패의 정부가

될것이다."라고 한다면 정신 나간 사람 취급을 받겠죠.

하지만 운명이란 이처럼 엉뚱한 면이 있어서 수줍음 쟁이가 어떤 계기로 판매왕의

세일즈맨이 되기도 하고, 아름다운 보석 때문에 집안이 망하기 도 하죠.

하지만 우리는 앞일을 알 수 없기에 현실에 최선을 다할 뿐...

그것이 슬픈 결말로 다가오더라도 말입니다...

희망은 어떤 좌절속에도 숨어 있는 것이니까요~

 

처음 번역체 특유의 딱딱함 때문에 약간 고생 했지만

읽다보니 정신없이 빠져 들었습니다.

아름다운 묘사에 흡사 제가 찰스턴의 사우스 브로드에서

밤에 강변을 거닐며 사색하는 듯한 느낌에 빠져 허우적 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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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풍경화첩 - 지금, 여기, 서울의 진경을 그린다
임형남, 노은주 지음 / 사문난적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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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렷을 적 언덕에 위치한 집에 살았었습니다.

옛 기억에 연연하는 성격이 아닌지라 초등학교4 학년 때 이사하고는

찾아가 본적이 없었지만 고등학교 시절 갑자기 어릴 때 살았던 집이

한번 보고 싶더군요. 옛기억을 따라 찾아간 마을 입구는 언덕 밑에 크게 도로를 뚫고,

허름하던 집들이 색색깔의 기와를 얹은 집들로  바뀌어 있더군요.

그곳에서 발길을 돌려 옛집은 보지 않고 돌아왔습니다.

그곳은 이미 제가 살던곳이 아니니까요.

 

임형남,노은주 부부의 서울풍경화첩은

건축가 라는 직업과 서울서 자라나며 느끼고

체험한것을 서울 곳곳의 풍경에 담아 그리고 쓴 책입니다.

물론 사진처럼 정교하거나 당시의 서울거리를 정확히

묘사하지는 못하지만 주관적 시선과

그림이라는 주제의 이점을 살려 아련한 느낌을 살려내고 있습니다.

사진은 선명해서 좋지만 풍경화와 추억은 아련해서 좋은 법이지요

 

저 역시 서울서 나고 자랐지만 가본곳 보다는 안가본곳이 많고,

가봤더라도 수시로 뜯어내고 고치는 서울의 특성상 다시 가보면 새로운곳이 많습니다.

어쩔 땐 지방에서 올라온 친구쪽이 저보다도 길을 잘 알정도죠.

하지만 그런 자세함 보다는 친구들과 가본 고궁의 옛스러운 멋을 보고 감탄했던 기억들과

시민들의 광장이라는 시청앞 광장이 전경들의 버스로 둘러싸여 막혀있던 모습,

한여름 끝없이 걷던 서울의 길은 저만의 서울의 모습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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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를 금하노라 - 자유로운 가족을 꿈꾸는 이들에게 외치다
임혜지 지음 / 푸른숲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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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COOOOL~한 대한민국 아줌마의 독일 생활기 입니다.

고등학교때 독일로 이민가 35년을 독일에서 생활하고 계신 임혜지씨를

대한민국 아줌마라고 표현하는것이 조금 그렇긴 하지만

독일 국적을 안 따시고 여전히 한국 국적을 가지고 계신 고집의 소유자 이신지라...

독일남자 만나 아들하명,딸 한명 낳아 기르고 계십니다만,

세상은 지도자가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자신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바꾸는 것이란 생각하에

에너지 절약을 위해 자동차를 포기하고 자전거를 이용하고,

건조기 사용대신 철봉에 빨래를 널어 말리는 억척 주부십니다.

돈보다는 일하는 재미를 더 우선시 하고, 돈 없다는걸 부끄러워 하지 않는 그녀.

 

동양과 서양이라는 두가지 상황을 동시에 경험하며 그녀는

독일의 보이지 않는 인종차별과, 2차대전후에

찾아온 독일의 변화, 앞으로 변해야 할 점까지

냉정하게 바라보며 진단해주고 있습니다.

 

정치 상황부터, 애들얘기, 자신의 부부생활 얘기까지

과감없이 진솔하게 써 내려가는 그녀를 보며 그녀가 대단하다고 생각 하게 되는것은

그녀가 글을 잘 쓴다거나, 식견이나 학식이 대단하다는 그런 종류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자세가 '즐긴다' 라는 평범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이기 때문이겠죠.

돈에 아둥바둥 하거나, 얘들교육에 치맛바람 일으키는 대신

자신의 삶을 즐긴다는 것은 누구나 알면서도 정작 실천할 수없는 일이기에

드녀의 글이 자랑 스럽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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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어
미우라 시온 지음, 김기희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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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 때문에 이 한밤중에 깬걸까?

.

.

문득 장지문을 보니 환한 달빛이

방안을 환히 비추고 있었다.

잠옷 바람으로 문을 열고 나가니 온 세상이

은빛으로 차오른 듯 환하다.

맨발에 닫는 차가운 기운을 느끼며 연못으로 향한다.

가을의 뜰은 이미 시든 화초와 잎을 떨군 나무들로

스산한 느낌이 더했으나 오늘밤은 왠지

은색으로 굳은 느낌이...

연못물은 미동조차 없어 마치 수은으로 가득찬 듯

달을 비추이고 있다.

달...

달이 지구 주위를 영원히 떠돌듯

나 역시 죄책감이란 사슬로 너를 내곁에

묶어두고 있다.

영원히 내곁을 떠돌도록...

이 연못의 깊은 물속처럼 혼자만 담아 두어야 하는 나의마음.

너를 잃을까 두려워 이 깊은 물속에...

 

갑자기 수면이 밀려 올라오듯 물 자체가 솟구쳤다.

달에 홀린듯 뛰어오른 물고기...

마치 달에서 솟아나온 듯 허공을 유영하고

미끄러지듯 소리조차 없이 물속으로 들어간다.

 

* 책의 본문이 아니라 읽고 느낌을 적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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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즐거움 - 절집공부를 통해 여섯 가지 즐거움을 배우다
보경 지음, 최재순 그림 / 뜰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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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면 일조량이 줄어들어 우울증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권하는 책이 바로 이 책! -사는 즐거움.

보경 스님이 절집 공부를 하며 깨달은 여섯가지 즐거움이란 소 제목을  달고 있는데요.

일하는 즐거움, 공부하는 즐거움, 사람을 얻는 즐거움, 베푸는 즐거움, 비우는 즐거움, 함께 사는 즐거움

에 대해 논하고 계시죠.

 

우리가 불행하다 여기는 데에는 남과의 비교가

뒤따르기 때문이 아닐까요?

누구나 자신의 집이 최고! 라고 생각하다가도 옆에 대궐같은 집이

들어서게 되면 자신의 집은 초라한 오두막으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신의 집이 좋다 하던 마음은 어디로 간 것 일까요?

어디로 간게 아니라 비교 대상이 생겨나서 저울질을 하게

되는 것이죠.

사물은 항시 흐르며 변합니다.

사람들은 집이나 물건은 항상 제자리에 있다고 생각 하지만

고정되어 있다 생각 했던 지층도 사실은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지 꽤 되죠.

거울 나라의 엘리스에 보면 현대를 풍자한 구절이 나옵니다.

'제자리에 있기 위해선 빨리 달려야 하며,

앞으로 가기 위해선 더 빨리 달려야 한다.'

그렇기에 마음은 더욱 조급해 지고, 모든것이 불만족 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를 좌지우지 하는것은 밖의 사물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임을 깨닫고, 고요히 사물을 바라 볼 수 있다면

우리가 느끼는 즐거움은 외적인 요소가 아니라

마음의 움직임에 따른것임을 알게 되겠죠.

 

이런 종류의 책을 읽다보면 무거우면 쉽사리 책이 안넘어 가고,

가벼우면 경시하는 마음이 생기는데, 적절한 중심으로

재미있게 쓰인 글들을 읽으며 감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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