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끌 서평] 철학자의 말하기 수업

철학자의 말하기 수업 - 말과 글을 무기로 바꾸는 18가지 철학 도구들
김원 지음 / 나무의철학 / 2025년 9월

이 포스팅은 나무의철학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말과 글이 주는 영향력이 강력한 시대가 되었다. 발표, 토론, 보고서, 블로그 글에 이르기까지 설득의 힘은 개인의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 《철학자의 말하기 수업》은 단순한 화술 기술을 넘어, 고대 철학자들의 사유에서 설득의 원리를 찾아내 현대 커뮤니케이션에 적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책은 소크라테스, 탈레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이 남긴 사유 방식을 오늘날 대화와 글쓰기의 도구로 재해석한다. 출판사 측은 이 책을 두고 "단순한 말솜씨가 아닌 철학적 사유의 힘을 담은 설득력을 기르는 책"이라고 소개한다.

실제로 책을 읽다 보면 '말하기 기술서'라기보다는 생각의 뼈대를 단단히 세워주는 훈련서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은 철학자들의 추상적 사상을 실전 전략으로 구체화했다는 점이다. 저자는 18가지 도구를 정리해 설득과 소통의 무기로 제시한다.

■ "당연한 것에 반대하라" (소크라테스): 익숙한 전제를 뒤흔들어 새로운 논점을 만든다.

■ "근거는 3가지만 충분하다" (탈레스): 핵심만 선별해 간결하게 전달하라는 조언이다.

■ "스토리텔링은 최강의 무기다" (플라톤): 인간의 본능을 자극하는 이야기 구조를 활용한다.

■ "논리를 말하기 전에 먼저 공감하라" (파르메니데스): 마음을 여는 것이 논리보다 먼저다.

■ "반대 의견을 끌어들여라" (헤라클레이토스): 반대 주장을 논리의 일부로 삼아 설득력을 높인다.

이러한 전략들은 단순히 "말을 잘하라"는 기술적인 조언이 아니다. 그 바탕에는 철학적 기반이 깔려 있어, 같은 메시지라도 훨씬 더 깊이 있고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은 다양한 독자층에게 유용하다. 발표와 토론, 강연을 자주 하는 사람들, 설득적 글쓰기를 필요로 하는 블로거나 칼럼니스트, 조직 내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직장인에게 특히 도움이 된다. 또한 철학을 어렵게 느껴왔지만 일상 속 실천 도구로 경험해 보고 싶은 이들에게도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다만 책의 내용을 온전히 체화하기 위해서는 단숨에 읽고 덮기보다는 각 전략을 실제 생활 속에서 적용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회의에서 한 번, 블로그 글쓰기에서 한 번, 발표 자리에서 또 한 번 활용해 본다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철학적 설득의 힘'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책끌 서평] 전현무계획

전현무계획 - 맛 좀 아는 먹브로의 무계획 유랑기
MBN <전현무계획> 제작팀 지음 / 다온북스 / 2025년 9월

이 포스팅은 다온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TV는 물론 유튜브,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SNS에서는 매일 새로운 먹거리 소식을 전하는 먹방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짬뽕, 설렁탕, 막국수 등 먹거리는 지천에 널려 있는데, 그 수많은 맛집 중에서도 방송을 타고 음식이 소개되는 집은 도대체 얼마나 맛있을까 궁금해지곤 한다.

전국 방방곡곡을 가득 메우는 웨이팅 맛집과 SNS 성지 속에서 정작 ‘진짜 맛집’을 찾기란 쉽지 않다. 검색창에 이름조차 뜨지 않는, 현지인만 아는 식당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것이 바로 [전현무계획]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숨은 맛집을 찾아 나선 이유다. 먹방 여행기이자 다큐멘터리풍 기록을 책으로 옮겨온 결과물이 바로 이번 신간이다.

이 책은 방송인 전현무와 여행 크리에이터 곽준빈이 함께 출연한 MBN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된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두 사람은 촘촘한 일정표도, 방송용 가이드도 없이 무작정 맛집을 찾아 길 위에 나선다. “계획 없는 것이 계획”이라는 단순한 원칙 아래, 현지인에게 직접 물어물어 전국의 ‘찐맛집’을 찾아다니는 여정을 담았다.

<전현무계획>에 실린 여정은 단순한 식도락 탐방을 넘어, 동네 골목과 시장에서 만난 가게들로 검색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곳들이다. 낯선 공간에서 주문한 음식이 기대 이상의 만족을 주기도 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그 과정에서 음식뿐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삶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는 점도 포인트다.

책 속에는 횟집부터 분식집까지 다양한 먹거리 장소가 등장한다. 음식 사진과 가게 정보, QR코드까지 제공해 독자가 실제로 찾아갈 수 있도록 구성한 점도 이 책의 특징이다. 단순히 읽고 마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을 들고 곧장 맛집을 찾아 나서게 만든다.

전현무는 방송인으로서의 입담과 ‘먹잘알’ 감각을 발휘해 맛과 특징을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때로는 유머를 더해 현장을 즐겁게 만든다. 반면 곽준빈은 세계 곳곳을 여행한 경험을 살려 음식과 장소를 연결 짓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프로그램을 봤던 독자라면 알 수 있듯이, 두 사람의 짧은 대화 속에서 무계획 여행의 정수가 드러난다.

여행의 묘미는 낯선 풍경을 보는 재미와 함께, 익숙한 음식은 물론 생전 처음 먹어보는 음식을 통해 새로운 맛과 정취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혼자 여행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낯선 것을 마주할 용기를 준다. 현지인에게 직접 묻고 예상치 못한 발견을 통해 여행을 즐기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남들이 다 아는 SNS 인기 맛집이 아닌, 숨어 있는 ‘찐맛집’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도 이 책은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단순한 맛집 안내서가 아니라 현지의 문화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전하며, 음식을 통해 지역성을 들여다보는 다큐멘터리적 감성을 담고 있다.

<전현무계획>은 계획 없는 여행 속에서 진짜 맛과 이야기를 발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검색과 예약이 아닌 발걸음과 대화가 만들어내는 여정, 그리고 무계획 속에서 피어나는 특별한 맛의 순간. 이 책은 단순한 맛집 안내서가 아니라 전국 곳곳의 먹거리와 삶을 생생하게 기록한 ‘밥상 위 로컬 다큐멘터리’라고 할 수 있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책끌 서평] 치매 해방

치매 해방 - 알츠하이머병 세계적 권위자가 30년 연구로 밝힌 뇌 건강 프로젝트
묵인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9월

이 포스팅은 21세기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치매는 당사자는 물론 가족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무서운 질병이다. 기억을 잃는 순간, 우리는 자신을 잃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마저 흔들리게 된다. 하지만 치매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만 볼 수는 없다.

다양한 치매 관련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새롭게 출간된 <치매 해방>은 치매라는 두려움 앞에 선 우리에게 희망과 해법을 제시한다. 이 책의 저자는 30년 넘게 알츠하이머병을 연구해온 세계적 권위자이자 서울대학교 치매융합연구센터장을 지낸 묵인희 교수다.

그는 연구 성과를 일반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내면서, 동시에 가족의 치매 진단을 직접 겪은 경험을 담았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한 의학 정보를 넘어 치매와 함께 살아가는 삶의 안내서로도 읽힐 수 있다.

저자는 치매를 유전적 요인 하나로 설명하지 않는다. 유전자, 환경, 생활습관, 나이 등 다양한 요인이 얽히는 다인성 질환임을 강조하며, ‘우리는 아직 치매를 충분히 알지 못한다’라는 문제의식을 던진다. 즉, 치매의 본질을 이해해야만 예방과 치료의 문도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치매의 발병 기전과 신경세포 손상 과정을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신경세포 손상은 회복 불가능하다고 여겨져 왔지만, 뇌가 지닌 회복력과 적응 능력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저자는 희망을 찾는다.

특히 강조하는 것은 조기 진단이다. 치매 치료의 성과는 얼마나 빨리 변화를 발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혈액검사를 통한 바이오마커 연구, 인공지능을 활용한 뇌 MRI 분석 같은 최첨단 진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임상 연구와 적용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평균적으로 증상이 나타나기 10~15년 전부터 뇌에서 변화가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기 진단은 예방과 치료 패러다임을 바꾸는 핵심이다.

치매 위험을 낮추기 위한 예방 역시 중요한 요소다. 치매는 유전자만으로 결정되는 병이 아니다. 건강한 식습관, 규칙적 운동, 충분한 수면, 활발한 사회적 교류 같은 생활습관이 발병 위험을 낮춘다. 저자는 이를 ‘인지예비능(cognitive reserve)’ 개념으로 설명하면서, 평소 뇌를 단련하는 습관이 치매라는 거대한 파도에 맞서는 방패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치료 영역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FDA 승인을 받은 아밀로이드 베타 제거 항체치료제(아두카누맙, 레카네맙), 게임·앱 기반 디지털 치료제, 장과 뇌의 상호작용을 탐구하는 ‘장-뇌 축’ 연구까지 다양한 방법이 소개된다. 이는 치매 치료가 과거처럼 ‘불가능’의 영역에 머물지 않음을 보여준다.

<치매 해방>은 치매라는 질환을 정복하기 위한 과학적 안내서이자, 환자와 가족에게는 두려움을 넘어설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책이다. 2050년 한국의 치매 환자가 30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은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세대뿐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우리 모두가 치매에서 해방되는 길을 준비해야 한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책끌 영어] 영어로 스몰 토크 이렇게나 쉬웠다니

영어로 스몰 토크 이렇게나 쉬웠다니
김영욱 지음 / 모티브 / 2025년 9월

이 포스팅은 모티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학창시절부터 영어와 줄다리기를 해왔지만 여전히 영어, 특히 영어회화의 벽은 높게만 느껴진다. 영어로 대화할 일이 많지 않다 보니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고, 짧은 인사말을 나눈 뒤에는 할 말이 뚝 끊겨 당황했던 경험도 여러 번 있었다.

취재 현장에서도 비슷하다. 영어권 프레젠터가 일정 시간 발표를 하고 질문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통역이 있더라도 발표 내용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궁금한 점을 직접 묻고 싶은 마음은 늘 굴뚝같다. 요즘처럼 SNS를 통해 외국인과 짧게 대화를 나누거나 이메일로 소통할 때도, 뻔히 알 것 같은 문장이 떠오르지 않아 버벅거릴 때가 많다.

구독자 45만 명, 누적 조회수 3천만 회 이상을 기록한 영어 교육 유튜버 ‘달변가 영쌤’ 김영욱은 이런 어려움에 주목해 새로운 영어 회화책을 선보였다. 《영어로 스몰 토크, 이렇게나 쉬웠다니》에서 그는 한국인이 가장 힘들어하는 ‘스몰 토크’를 실전적으로 풀어냈다.

책은 세 가지 파트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는 한국어로 자주 쓰는 표현 30개를 자연스럽게 영어로 바꾸는 코너로, “넌 왜 이렇게 눈치가 없니”, “정말 다행이다”, “진짜 부럽다” 같은 문장을 원어민처럼 표현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두 번째는 일상 대화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핵심 패턴 30개, 세 번째는 조동사 활용 패턴 20개로, 독자들이 단순 암기를 넘어 패턴화와 응용 학습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어 → 영어 직결 연습’ 방식이다. 복잡한 문법 이론 대신 실제 대화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표현에 집중해 중학생부터 성인 학습자까지 부담 없이 따라 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저자의 온라인 강의와 연계 학습이 가능해 독자들의 호응이 예상된다.

저자는 영어 회화를 잘하기 위한 방법으로 하루 20분 루틴을 제안한다. 1주차에는 일상 표현, 2주차에는 필수 패턴, 3주차에는 조동사, 4주차에는 스몰 토크 완성 훈련을 배치했다. 여기에 섀도잉, 미니 일기, 되감기 테스트, 교차 복습을 더하면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영어 대화가 이렇게 쉽고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경험을 전하고 싶다”며, “특히 한 문장에서 끝나는 대화가 아니라, 공감과 질문으로 이어지는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전한다.

《영어로 스몰 토크, 이렇게나 쉬웠다니》는 수행평가와 원어민 회화를 준비하는 중·고등학생, 네트워킹이나 출장에서 스몰 토크 능력이 필요한 대학생·직장인, 그리고 영어를 다시 시작하려는 성인 학습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책끌 서평]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 - 유전과 환경, 그리고 경험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케빈 J. 미첼 지음, 이현숙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9월

이 포스팅은 오픈도어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태어날 때부터 우리는 서로 다른 기질과 성향을 가지고 세상에 나온다. 같은 가정에서 성장한 형제자매조차 관심사와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경우가 흔하다. 그렇다면 ‘나는 왜 나일까?’라는 질문에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

케빈 J. 미첼의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는 이 물음에 대해 과학적으로 추적한다. 저자는 인간의 차이를 유전, 환경, 그리고 우연이라는 세 가지 실로 풀어내며 ‘나’라는 존재가 형성되는 과정을 탐구한다.

그는 유전자를 ‘악보’에 빗대 설명하는데, 실제 연주는 환경과 경험,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우연의 손끝에서 달라진다고 말한다. 이로써 우리는 서로 닮으면서도 결코 동일할 수 없는 개별적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전반부에서는 인간 능력의 선천적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개념적으로 정리하고 유전적 변이의 근원과 영향력에 집중하여 변이 자체를 더 깊이 탐구한다. 또한 양육이 인간 심리에 미치는 영향도 탐구한다. 후반부에서는 인간 심리의 여러 영역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특히 뇌 발달 과정에 내재한 무작위성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접근은 신선하다. 내 안에서 설명하기 어려웠던 특성이나 차이들이 결함이 아니라, 우연히 빚어낸 고유한 다양성이라는 점을 일깨운다.

아 책은 단순한 뇌 과학 해설에 머물지 않는다. 유전자 편집과 형질 선택, 자유의지와 같은 쟁점을 다루며,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어갈지에 대한 철학적·윤리적 질문으로 독자를 이끈다.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는 자기 자신을 깊이 이해하고 싶은 독자, 자녀의 성향을 존중하는 부모와 교육자, 과학과 인문학을 아우르려는 탐구자에게 의미 있는 참고서가 될 것이다. 다양한 악기가 어우러져 하나의 오케스트라를 이루듯, 우리의 삶 역시 유전·환경·우연히 합쳐 만들어내는 단 한 번뿐인 협주곡임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차분하게 일러준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