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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글쓰기 - 고도원의 인생작법
고도원 지음 / 해냄 / 2025년 8월
평점 :

이 포스팅은 해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힘들고 지칠 때 마음을 달래주던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진정성과 따뜻한 메시지로 수많은 독자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네며 한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이메일 편지 서비스로 자리 잡은 것이 바로 '아침편지'다. 그 편지의 주인장 고도원 작가가 이번에는 『누구든 글쓰기 - 고도원의 인생작법』을 통해 글쓰기의 본질적인 의미를 소개한다.
저자는 기자와 대통령 연설비서관을 거쳐 수백만 명의 구독자에게 매일 아침 편지를 보내온 오랜 글쟁이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글쓰기를 단순한 기술이 아닌 '삶의 태도'로 바라본다. "삶이 글이고, 글이 곧 삶이다"라는 철학을 강조하며, 인공지능 시대에도 글은 반드시 직접 써야 한다고 말한다. 글쓰기는 단지 기록의 도구가 아니라 치유와 성찰,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는 힘이라는 것이다.
p.15
글쓰기는 달리기와 같다. 달리기는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 다만 결심이 먼저 서야 한다. 건강을 위해서든, 친구의 성화에 못 이겨서든, 어느 날 '한번 해보겠다'라고 결심하는 순간 달리기는 시작할 수 있다. 준비할 것은 오직 운동화뿐이다. 그 운동화를 신고 짐만 나서면 된다.
p.85
글을 읽거나 쓰다 보면 신비롭고도 성스러운 체험을 하게 된다. 마치 세상의 모든 것을 알고 이해하는 현자, 무한의 영원성을 노래하는 시인이 된 듯한 착각도 한다. 그런 착각 속에 빠져 위대한 지성의 글, 선지자들의 예언서가 있음을 발견하고 놀라운 신비감을 맛보기도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화려한 문장 기법이나 기술적 요령 대신, 일상에서 글의 씨앗을 발견하고 성실히 살아내는 것에서 글쓰기가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또한 일기 쓰기,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노트, 6하 원칙 등 누구나 쉽게 시도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도 제안한다. 저자는 글을 통해 슬럼프를 극복하고 삶을 재정비하는 사례들을 소개하며, 글쓰기가 곧 자기 성찰과 성장의 과정임을 보여준다.
이 책은 글쓰기에 부담을 느끼는 초보자, SNS나 블로그에서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사람, 그리고 글을 통해 삶을 정리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권할 만하다. 저자가 건네는 제안은 단순하다. "삶을 쓰듯 글을 쓰라." 그 제안 속에는 누구든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더 깊은 성찰 속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 담겨 있다.
p.159
글을 쓰는 환경은 최근 들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가히 천지개벽의 수준이다. 학생기자나 문예반에 들지 않아도 글 쓰는 환경에 얼마든지 자신을 노출시킬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SNS(페이스북, 블로그)는 물론 브런치나 스팀잇 같은 글쓰기 플랫폼도 많아졌다. 이런 시대에 살고 있는 자체가 하나의 축복이다.
p.205
2001년 8월 1일은 나의 글쓰기 인생에서 큰 변곡점이 된 날이다. '고도원의 아침편지'가 시작된 것이다.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있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한 사람이 먼저 가고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건, 더 이상 멋지게 쓰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는 해방감이었다. 나만의 방식, 나만의 흔적, 때론 거칠고 서툰 문장이어도 괜찮다. 누구든 자신만의 삶을 쓰는 사람, 곧 작가라는 고도원의 마지막 당부가 마음에 남는다. 삶과 글이 자연스레 닮아가는 순간, 나도 '누구든' 글을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글쓰기가 막막한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글쓰기라는 작은 시작이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는 길이 될 것임을 『누구든 글쓰기』는 여러 번 속삭여준다. 내 삶을, 내 마음을 위로하는 따뜻한 한 권. 다시 살아갈 힘이 필요할 때 꺼내 읽어볼 만한 책이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