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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수학자들 - 박형주 교수가 들려주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수학자 이야기 ㅣ 푸른들녘 인문교양 17
박형주 지음 / 푸른들녘 / 2017년 7월
평점 :
수학은 어디서나 골치다. 수학은 어려운 것이고 수학은 지겨운 것이고 수학은 잘 할 수 없는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 수학이 재밌다거나 수학이 좋다고 말하는 순간 별종이라는 말을 듣기 십상이고 괜히 잘난체 하려는 사람으로 오해를 받기 일쑤다.
교과과정으로 수학을 만나고 매번 해결하기 어려운 평가과정을 거치는 초등6년 중등3년 고등3년의 수학은 수학이라는 말에 진절머리를 친다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다보니 수학, 혹은 수학과 관련된 사람들과 사건에 대해서 굳이 전공을 하지 않는 한 대중적으로 알기 어렵다. 수학자들의 로맨스, 수학자들의 광기, 수학자들의 투쟁, 수학자들의 고뇌, 그리고 그들이 성취해 낸 쾌거들. 정말 흥미진진하고 애틋한 이야기들인데...
언젠가 팟캐스트 '적콩무(적분이 콩나물 사는데 무슨 도움이 돼?)'를 열심히 들었었다. 수학자와 수학자, 그리고 수학의 개념들을 풀어놓는 데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너무 재밌어서..너무 좋아서..
내가 사랑한 수학자들. 우리가 한번쯤은 들어봤을 슈바르츠나 힐베르트, 튜링을 비롯해 여성 수학자 에미 뇌터를 만날 수 있다. 열 세명의 수학자들의 이야기. 여성은 수학자로 인정받을 수 없었던 시대의 이야기. 그들이 성취해 낸 성과들을 이해하려면 수학적 소양이 있는 것이 더 좋겠지만, 그런 것이 없다 하더라도 읽어내기에 불편함은 없다.
조금 껄끄러운 건, 천재성이 드러난 수학자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라는 것. 보통의 수학적 사고를 갖고는 넘볼 수 없는 그들만의 세계인가? 하는 심술이 슬쩍 치밀기도 한다.
수학 공부를 하는데 도움이 되진 않을거다. 흥미를 가질 수는 있겠지만..현재의 교과과정으로서의 수학은 '활용'이라는 것을 억지로 끼어넣은 것에 불과하다. 의문을 품고 사고하며 수치가 아닌 관계로 이해하는 과정을 가르치지 않으니까.
오랜만에 재미나게 읽었다. 수학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증명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궁극적으로 사람과 세상의 관계를 말이다. 어쩌면 머리 아플 책이지만..수학 is 뭔들 어렵지 않으랴. 어차피 어려운거 얼마나 어려운지 들여다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재밌다. 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