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아픈 날들이 연속이었다. 뭔가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사방에서 드글드글 끓어대는 분노와 알 수 없는 분풀이를 보고 있자니 피로하기까지 했다. 원인이 무엇인지도 알겠고, 어떤 방향인지도 알겠고, 무엇을 요구하는지도 알겠는데..저마다 와글거리니 머리가 아팠다. 그말이 그말이고..그소리가 그소린데..내 말이 더 정확하다 소리를 높이는..그러다보니 이런일도 있었대. 저런일도 있었대..따위의 가십들이 첨가되고 급기야 "한국문학" 전체가 조롱당하는 요상한 지경에 이르렀다.
욕지기가 났다.
표절이고 나발이고 권력의 카르텔이고 뭐고 간에 다 필요없고..조롱당하는 '문학'이 가여워 죽겠는거다
제 영혼을 쪼개가며 글을 쓰는 이들이 가엾어서 죽겠는거다.
제값을 받지 못하는 순한 글들이 안타까워 죽겠는거다.
제안이랍시고 내놓은 것은 비공개좌담이란다. 때려치워라.
문학권력이라는 것이 있다면..으로 시작되는 건방짐은 "함 해보자. 너,너,너,너..나와 봐..우린 꿀릴꺼 없으니까 문닫고 우리 꼬봉들 다 앉혀두고 허심탄회하게 풀어보자" 하는 오만함에 더함도 덜함도 아니다.
한 번에 휘리릭 바뀌어버릴 것 같으면 "권력"이라 표현하지 못했을 것이고 "카르텔"이라 표현하지 않았을것이다.
오랜시간에 걸쳐 그 근본부터 물어야 할 일이다. 그들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신예작가들을 포함한 작가들이 버텨주어야 할터인데..그 힘의 일부,혹은 대다수를 독자들이 보태야하지 않겠나?
어쩜 이 판을 깨지 못하는 이유는..독자들의 절대부족에 기인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답답한것이다.
답답해하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친구가 보내준 책이다.
근대를 날짜로 풀어낸 안목이 대단하다. 지루하지 않고 쓸데없이 권위적이지 않으며 사건의 나열로 그치는게 아니라 그 배경과 전개, 그 속에서 국민들의 역할 혹은 희생에 대해 꼼꼼하게 짚어낸다.
말 그대로 역사인문학이라 할 만하다.
SNS에서 보게 된 책.
전태일의 누이 전순옥이 창신동과 성수동 일대의 장인들을 만나 쓴 인터뷰형식의 책이다.
가장 낮은 곳에서 일하는 그들. 때론 산업역군이라는 허명을 덮어쓰고 죽기살기로 일했지만 그 결과는 공유하거나 정당하게 분배받지 못한 이들이지만. 아직도 자신의 자리에서 미싱과 가죽을 다듬으며 기술을 키워가는 이들이다.
기술이 있어서 살아낼 수 있었던 사람들. 그것은 손기술이라기보다 삶의 기술이지 않았겠나 싶다.
눈물을 깁는 법..무시당함을 무두질하는 법..이런..
아!
오츠와 작가들이 쓴 동화집이라고 무려 40인. 그 목록을 보니..존 업다이크도 있다. 우왕..
얼마전 전량회수된 잔혹동시가 문득 떠오르기도 한다.
삶은 잔혹하다. 그 삶을 기록하는 손들은 인정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는 이어졌고..삶은 이어지며 잔혹함은 삶의 일부분이 되어진다. 그 누구도 조롱을 받아 마땅할 사람은 없으며 그 누구도 함부로 조롱의 입을 열어서도 안된다.
희망은 절망의 빈틈에 강하게 뿌리내린 씨앗에서 자라지 않겠는가.
지금..여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