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히스테리를 겪고 있다.

슬슬 시작되었던 불만과 불안은 세월호 사건으로 증폭되며 가시화되고 있다.

다른 어떤 말로도 해명도 변명도 안되는 것이 바로 세월호다. 다양한 페러디와 다양한 목소리들의 나오고 있지만..

분명한 건.

"무능한 정부"다.

1주기 집회를 보면서 경악했다.

국민들을 시민들을 상처입은 사람들을 그리 막 대할 수 있다는 것에 말이다.

 

싸움을 하다보면 그런 일이 있다.

뭔가 꿀리는 놈이, 즉 잘못한 놈이 명분을 찾기 위해서 하는 비겁하고 치졸한 짓 중 하나가 자극하는 것이다.

때릴테면 때려라 하는 식으로 이죽대며 화를 돋구고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다 한 대 맞고 나면..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며 '팩트는 이것이다. 내가 맞았다. 폭력은 안된다'하는 식으로 썰을 풀고 다니는거다.

그러니 그런 얕은 수에 넘어가지 않도록 평정심을 가져야하겠으나..

이게 평정심이 갖아지는 일이냔 말이다.

이 상황에 평벙심을 가질 수 있다면..그건 분명히 사이코패스다.

즐비하게 늘어선 경찰차들이 시민들과 유족을 분리시키고 최루액을 쏘아대고, 경찰이 실신했다고 소리치고, 언론은 슬쩍 비추고 맞았네~소리만 하고 있다.

 

광주때도, 용산때도, 한진때도, 얼마전 쌍차때도..언론은 썩어가는 입술과 냄새나는 혀를 놀리는데 급급했다. 다행히 사람들은 1인 미디어가 되어 알리기 시작했고, 예전처럼 막무가내로 당하고만 있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이 모든게 어떤 이의 히스테리에서 시작된것이라면..

정치를 자국민의 이익과 자국의 안보와 자국의 복지에 그 뿌리를 두지 않고 정적을 제거하고 개인의 만족을 위해 하고 있다면..얼마나 끔찍한 일이겠는가.

 

아침에 딸아이와 통화를 했다.

잠이 덜 깬 목소리로..

"응..엄마..왜? 무슨 일 있어?"라고 되묻는 목소리가 고마워서 한참 대답을 못했다.

이 아이가 없다면, 이 아이를 빼앗겨버린다면 어떨 것인가..

문득 생각조차도 하지 말자는 생각에 몸서리를 쳤다.

잠시 생각이 스쳐간 것임에도 손이 떨이고 입술이 떨리고..왈칵 눈물을 쏟을 뻔 했다.

간신히 "아니, 그냥 전화 받아줘서 고마워"라는 쌩뚱맞은 답변을 했다.

이내 눈치를 챈 딸아이가 "세월호때문에 그러지? 나도 어디 안갈께. 엄마도 어디 가지마!"라고 어미 마음을 헤아린다.

 

자..상상만으로도 목이 메이는 상황을 수백의 어미들이, 아비와 형제와 이웃들이 당했다.

그들이 이렇게 점잖은 건, 그것이 혹시나 놓친 아이들에게 해가 될까 걱정하는 것이다. 나는 그들의 이성적인 태도가 이해되지 않는다. 미쳐돌아갔어도 골백번은 미쳤어야 했다. 하지만 그러지 않는다. 사랑하는 아이들이라서 말이다.

딸아이를 화장장에 보내는 어머니는 끝내 눈물을 흘리지 못했다. 차라리 울으라고 속에 쌓지 말고 울어버리라고 다그치는 지인의 말도 귓등으로 들어넘기며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그 마음엔 혹여 울고 있는 어미때문에 가슴아파할 딸이 보였을지도 모른다.

 

이런 참혹함을 만나는 나날이 지겹다고, 그만하자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하고 싶다.

그만해야 한다.

진실을 규명하면 된다. 그만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하지 않는 것이다.

온 국민을 히스테리 상태로 몰아넣으면서도 유유자적하는 것이 호연지기인가?

 

이 와중에..스포츠 스타와 여자 아이돌의 열애기사가 실검 1,2위를 차지했다.

젠장..제대로 히스테리를 부리게 되는 날이다.

 

  

 

 

  지젝을 아무리 읽어도 똘똘해지지 않는다. 나는 그냥 짐승인가보다.

 히스테릭 애니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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