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시몬느 베이유가 떠올랐다.
지난 달엔 로쟈 룩셈부르그를 떠올렸었다.
까맣고 긴 코트에 담뱃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 로자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냥 떠올렸다는 것이다. 어떤 강렬한 신념같은 것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장악되고 압도 당하고 싶었는지도 모를일이다. 판단은 했는데 확신이 없는..그런..애매함이 싫었나보다.
며칠 전 읽었던 단편 때문일까?
시몬느 베이유라고 부르던 이름을 '시몬 베유'라고 적어둔 책에서 열어서는 안되는 뜨겁게 달구어진 뚜껑을 생각없이 잡은 것처럼 모골이 송연해졌다.
젊은 시간에 한번 쯤은 그녀에게 압도 된 싯점이 있을것이라 생각했다.
누구라도..
존 레논과 자니스 죠플린을 합성해 놓은 것같은 외모..(내 생각일 뿐..)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
그 뜨거움을 다시 만져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제발..긴장감 있게 살아보자고.
조금은 더 진지하거나 치열해도 괜찮지 않냐고..자신을 윽박지르기 시작한다.
잊고 있던 옛 애인이 떠올라 눈물로 고해성사를 하며 한번만 다시 사랑해달라고 애걸하는 모습같이 찌질하게 보이겠지만 말이다.
내 젊은 시간을 장악했던 그 녀가..문득 떠올라 지워지지 않는다.
책을..
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