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은 것은 말할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그랬으면 좋았겠지만) 말할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혹은 말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이다 말해지기 위해서는 말한 것이 '있어야'하고 '있는' 것을 '안다'고 해서 다 말해지는 것은 아니다. 있고 있는 것을 앎에도 어떤 것은 말해 질 수 없거나 말하지 않기로 결정됨으로써 말해지지 않는다. 그러나 말해지지 않은 것들은 말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들은 언제든 말해질 수 있는 상태로 웅크리고 있다. 그것들은 말해지지 않음으로써 '있고', 있다는 것을 '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p195)

 

창작과비평 2015년 봄호.

이승우 "신의 말을 듣다" 중에서..

 

 

미로처럼 꼬인 말들임에도 적당히 눙치는 기색 없이 단단하다.

이렇게 단단한 문장을 뿜어내는 작가는 전생에 아라크네였을까?

 

잘 직조된 글을 만나는 건, 잘 만든 수공예품을 만난 것처럼 미소짓게 된다.

따라해봐야지 마음은 먹지만..절대로 닮지도 않은 어떤 것을 만드는데 그칠지라도 한 번쯤은 시도해보게 하는 것이다.

그것이 이라크네의 거미줄에 미끼로 매달리게 되는 일일지라도 말이다..

 

다양한 계간지들을 만나는 건 늘 설레인다. 외박나온 애인을 만나는 것 처럼..

 

 

 

 

 

 

 

 

 

 

 

 

 

 

 

 

내가 보는 건 이게 전부지만..애인을 늘려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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