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령 60세 사와무라 씨 댁의 이런 하루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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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소한 이야기


마스다 미리를 발음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째서인지 자꾸 미스다 마리라고 발음하게 되는..

여러권의 시리즈처럼 나오는 만화책..읽은 사람들의 평이 대체로 좋다로 이어지고 특히나 미혼여성들에게 호평이 대단했다.

기혼인 사람이 얻을 공감이 있을까? 늘 조심스러운 마음에 구입을 자꾸 미루다 어느 날엔가 "아무래도 싫은 사람"이라는 제목의 책을 구입했다.

어디서나 있을 법한 사람의 이야기와 갈등, 관계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일반적인 해소법, 혹은 견디는 법이 그려진 책을 꼼꼼히 읽었다.

오래 기억되는 말들이 많았다.

다시 읽게 된 마스다 미리의 책.

아버지 시로씨, 어머니 노리에씨 그리고 히토미..셋의 나이를 평균하면 60세가 되는 고령가족이다. 천명관님의 고령화 가족을 저절로 떠올리게 된다.

책을 받고 읽어가며 여러부분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소소하다.

정말 소소하기 이를 데 없는 이야기들이 과장됨 없이 그려진다. 어느 집에서든 한번 쯤은 겪어봄직한 생활과 관계의 이야기.

때때로 "어머나?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부분도 있었다. 예를 들면?

 

 


휴대전화에 몰입한 사람들을 보며 "뭔가 차 안이 거실화 되었어"라고 생각하는 히토미양..

요 대목에서 이 가족의 관계를 한 번에 이해하게 된다. 그녀의 사고체계는 가정적이다. 결혼을 해야한다는 압박도 있지만 부모님과 가족으로 사는 것에 익숙해진 모습이다.

가족이 모여 저마다의 할 일을 하는 거실을 떠올린다.같은 공간에 모여 다른 일을 할지라도 사랑하는 존재들에 대한 신뢰와 넉넉한 이해가 가능한 거실.

어쩌면 히토미는 그 거실을 떠나는게 겁나는 걸지도 모르겠다.


너그러운 아버지와 귀여운 어머니, 고민이 많지만 긍정적인 히토미..이 단란한 고령가족의 이야기가 조금은 답답한 가족의 이야기가 흡입력을 갖는건..공감일게다.


#2. 소소함의 힘


자주 이야기하는 소재들은 소소한 것들이다. 날씨에 관한 것, 가십, 일부러 심드렁하게 내뱉는 미래에 대한 고민, 주변의 변화와 조급해지는 마음..

국제정세나 테러, 이데올로기에 대한 이야기로 공감을 끌어내기엔 '대부분의 공감'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그것은 공감이라기보다 연대나 동맹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가볍고 천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서 그렇게 큰 일을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공감대란 스펀지 같아서 작은 것들을 더 쉽고 빨리 흡수하기 때문일거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작은 알갱이를 빨아들이고 그 속내를 품는 것..그래서 소소한 것들은 쉬이 지나쳐가기도 하지만 오랜 흔적으로 남아 때때로 웃음 짓게 하는 지도 모른다.

마스다 미리의 책.

단순하게 그려낸 이야기가 갖는 힘도 그런 것이 아닐까?

그림마저 단순한 이 이야기는 부러 치장하지도 과장하지도 않고 어느 이웃집의 이야기거나 내가 걸어오면서 겪었던 일 중의 하나이거나. 나도 그런 생각했었어..의 가까운 기억들과 경험들로 여백을 채운다.

두 번을 읽으며 처음의 여운과는 다른 두번째의 구체적인 기억의 개입을 경험한다.

우리 엄마도 그랬었어..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 개입된 기억일테지만..


유명한 대성당의 벽화나 천정화를 보며 받는 감동과 엽서만한 종이에 그려진 기도하는 손이 주는 감동은 서로 다르다. 경외심을 품게 하는 거대한 작품과 저절로 손이 모아지는 작은 작품..어느 것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저마다의 것이 주는 감동의 질량은 같은 무게일게다.

뭔가 자극적이고 통쾌한 한방을 자꾸만 갈구하게 되는 세태에 던지는 소소한 미소.

사와무라 씨 댁의 이야기가 하나씩 툭툭 건드려 준다. 할머니의 다락받에 있던 달큰한 곶감처럼 달게..


#3. 부록 혹은 낙서..

이 가족의 얼굴이 있던 첫 장면.

이 사람들..제법 사람같다.


 

 


 

 

 

 

 


마스다 미리의 다음 작품도 살짝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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