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테스크하고 몽환적인 로트레아몽의 말도로르의 노래.
살아오는 짧지않은 시간 동안 불쑥불쑥 만나지는 노래들이다. 제목만으로는 신화적인 나긋한 서사인가 싶지만 그렇지 않음에서 위악적 쾌락을 느끼게도 한다. 비슷한 경험으로 말도로르의 노래를 접(?)하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허영만의 만화 카멜레온의 시를 통해서 말이다. 허영만과 이현세,고행석이 키워드였던 시절이 있었다. 보들레르의 악의 꽃을 넘어서는 악마적 서사. 청춘은 그렇게 터부시되었던 악마성과 조우하게 되었다.
염세적이고 패배적이기까지했던 젊은 시간의 한 구석에서 말도로르의 노래는 경전과 같았다.

시간은 흐르고 차츰 희석되어가던 말도로르의 노래에 대한 관심은 바슐라르를 통해 재점화된다.
몽상이라는 틀 속에서 섬세하게 해석되고 논증되는 말도로르의 노래는 그제야 노래였다는 존재의 정체성을 증명 받는다.

그 즈음 남진우의 시 ` 로트레아몽 백작의 방황과 좌절에 관한 일곱개의 노트 혹은 절망 연습`과 만난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라는 연이 오히려 유명해진..남진우의 시.
발레리는 이 사실을 어떻게 생각할지..
유하의 시 ˝ 바람이 분다/땅위에 선 자들아/오월 강가에 선 /이 저녁의 그리움들아 /바람에게 경배하라.(바람에게 경배하라.중)˝가 부록처럼 함께 연상되기도 한다.

어쨌든..말도로르의 노래를 펼치면 눅눅한 공기와 곰팡이, 악화된 상처, 따끈한 피, 쉽게 잘려나가는 살점들이 주위를 채운다.
이 악마주의는 처절한 실존의 고백이었으리라.

청춘의 시간 한가운데 다양한 키워드를 틀어쥔 말도로르의 노래. 오랜만에 다시 펼친다.
이시도르 루시앙 뒤카스 (Isidore Lucien Ducasse)라는 본명보다 ˝로트레아몽˝이어야 부를 수 있는 노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