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경제 - 복잡계 과학이 다시 만드는 경제학의 미래
마크 뷰캐넌 지음, 이효석.정형채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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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선입견에 대한 주의

 

사회를 아주 잘 하는 아이와 과학을 아주 잘 하는 아이가 있을 때,우리는 자연스럽게 문과체질이라거나 이과체질이라거나 판단을 내리곤 한다. 이제는 문과, 이과의 구분도 없어진다고는 하지만..

서로 집중하는 탐구영역이 확연히 구분된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이 두 가지는 어쩐지 대립개념처럼 사용되곤 한다.

하지만 '자본의 메카니즘' 이라는 말은 얼마나 문과적이며 이과적인가?

경제학적 분석과 플랜은 경제 용어로만 풀릴 수 있다는 선입견이 제법 단단하게 박혀있는 것이 사실이다.

미시경제니, 거시경제니..하는 원론에서부터 자본론 대란이라고 까지 일컬어지는 다양한 경제학 관련서적들의 홍수 속에서 거의 비슷한 시각과 용어들에 피로감이 들 지경이었다.

누구나는 도식을 조금 더 첨가했고, 누군가는 구조의 문제를, 누군가는 분배의 문제를, 누군가는 정치적 도의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지만 결국 같은 이야기를 다른 악센트로 이야기 하고 있을 뿐이었다. 하나의 주제를 놓고 연주되는 변주처럼 결국 테마의 변화는 없는..

 

우연히 보게 된 '내일의 경제' 카피..[복잡계 과학이 다시 만드는 경제학의 미래.]

이건 마치 고추냉이라떼를 만났을 때의 느낌과 비슷했다. 단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조합. 그러나 인상을 찌푸리기 보다는 호기심이 증폭되는 그런 느낌.

공통분모를 찾기 어려울 것처럼 대립영역으로 교육받은 경제와 과학을 풀어낸다니 놀랍지 않은가?

그 선입견으로부터 조심스러운 접근이 시작된다.

 

#2.  내일의 경제.

 

경제 전망을 날씨를 예보하는 것에 빗대어 이야기는 시작된다. 결정적일 때 그 예보가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몇번의 선험적인 결과가 있지만 대부분은 큰 오차 없이 맞곤 한다. 물론 오후 세시쯤부터 비가 온다고 했는데 다섯시쯤 오더라..이정도의 차이를 맞지 않는다의 범주에 넣으려는 것은 아니다. 날씨를 예측한다는건 다양한 조건들을 분석하고 통계를 내고 계산하여야하는 까다로운 과정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씨 예측시스템은 조금씩 정확도를 갖기 시작했다. 할머니의 신경통이 예보의 근거가 되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엄청난 발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경제의 영역에서는 비슷한 사건들이 주기적으로 발생하기도 하고 갑작스럽게 태풍처럼 발생하기도 한다. 그 타격은 물리적인 붕괴나 파괴의 수준을 넘어서서 시장의 붕괴, 즉 자본주의 하에서 자본의 붕괴까지 가져올 수 있는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기도 한다. 경제학자들은 그 원인을 거창한 무엇에서 찾으려 한다. 이렇게 커다란 사건이 터졌으니 그에 걸맞는 거창하고 대단한 원인이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사실 그 원인이란것이 그리 큰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브라질에서 나비의 날갯짓이 텍사스의 토네이도를 만든다'는 나비효과처럼 하나의 작은 고리에서 시작된 거대한 연쇄반응의 결과물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 과정을 경제학에도 적용시켜 보는 것이다. 결정적 오류가 되어지는, 즉 날갯짓의 시작점을 찾아 관찰하고 분석하며 이론으로 증명되는 경제학이 아닌 정확한 메커니즘으로 움직이는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 3. 오류의 시작

 

뷰캐넌은 경제학적 오류의 시작을 "평형"의 개념에서 찾는다.

'평형에 대한 생각은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에게 너무 깊이 박혀 있어서 그들은 다른 용어를 생각하기 어려워한다(p25)' 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경제 시스템은 본질적으로 안정되고 스스로 조절되며, 항상 균형 상태로 가는 경향이 있어 어떤 흥미로운 날씨도 갖지 않는다는 신념을 고집한다(p27)' 고 이야기 한다.

평형. 수학적으로 등식의 입장에서 경제를 분석한다는 것이다. 수요와 공급의 과정에서 어느 한 부분이 치우치기 시작하면 그만큼의 메꿈이 일어날 것이고 그 균형은 어떤식으로든 잡혀지게 된다는 것인데..과연 그러한가?

평형의 입장에서 비평형의 상황이 벌어졌을 때, 평형이 되기위한 몇가지 각도만 조절하고 무게에 맞는 추를 배정하는 것으로 다시 평형의 상태를 만들 수 있는 예측 가능성이라는 것이 부여된다. 과연 그러한가?

자본은 본질적으로 평형이 될 수 없지 않은가? 이윤을 추구하는 쪽으로 기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자본의 속성과 관계없이 평형성에서 출발해 심지어 자정능력을 기대하는 경제분석은 비슷한 오류를 점점 큰 규모로 반복할 수 밖에 없다.

 

이런 고찰이 흥미롭다.

수학적 사고에서 단 하나의 예외라도 있는 명제는 '거짓'으로 분류된다. '모든"이라는 범주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은 명백히 거짓인 것이다. 대부분의 것이 참일지라도..

그렇다면 다양한 예외조항들이 있는 경제학의 입장은 '참'일 수 있는가?

 

 

 

# 4.

다양한 금융사건들과 국제적인 경제문제들, 정치와의 연관고리까지 억지스럽지 않게 복잡계이론을 적절히 적용하여 흥미롭게 풀어놓았다. 지루하게 이어지는 논리의 반복이 아닌 실증과 수식, 혹은 예외의 가능성까지 섬세하게 짚어낸 눈매가 날카롭다.

과하다 싶을 정도의 경제학 서적들 사이에서 한 숨 돌리고 참신한 시선으로 읽어봄직하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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