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사과가 데굴데굴 심미아의 그림책 2
심미아 글.그림 / 느림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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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사과가 데굴데굴..굴러온다면??
쫄랑 거리며 여기 저기 기웃대다 우연찮게 만나게 된 책. 하필이면 사과람? 사실, 나는 사과에 대한 공포증이 있다. 하고 많은 것 중에 사과라니..
사람들은 곧잘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곤 한다. 사과 알러지도 아니고..공포증이라니.
하지만 사실이다.
그러니, 커다란 사과가 데굴데굴 굴러온다면 어떨까? 아마 혼비백산 도망을 가거나, 아니면 너무 무서워 꼼짝을 못할지도 모를일이다.
공포증의 정점을 찍을게다.

 
#1. 이야기.
어느 날 데굴데굴 굴러오는 커다란 사과를 만난 어린 쥐.
용감한 어린 쥐(?)는 행복해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사과를 탐내는 친구들과 만나며 빼앗기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게 된다.
얼마나 조마조마할지가 표정에 너무나 잘 드러난다.
 

 

 
어린 쥐의 표정은 비밀~. 사과가 좋다는 친구 . 군침을 흘리며 뛰어오는 친구. 아예 자신의 사과라고 뛰어오는 친구.
어린 쥐는 "내가 처음 봤으니까 내꺼야!!"라고 간절한 표정을 짓는다. 이 친구의 표정이 정말..섬세하다.
결국, 누군가에게 줘야만 했던 사과. 사과를 빼앗긴(?) 어린쥐는 마음이 아프다.
 

 
 
 
# 2. 사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잠을 자면서도 안타까워하는 어린 쥐. 누가 가져갔을지, 가져간 친구와는 어떻게 되었을지가 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누가 가져갔는지, 어떻게 되었는지는 말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어린쥐의 표정이 어땠을지를 상상하듯, 궁금해하듯, 이야기를 궁금해 하도록 하고 싶으니 말이다.
 

 

 

 

#3.
색감이 참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아이가 있는 엄마라면, 아이에게 사과 하나를 먼저 데굴데굴 굴려주고 "엄마꺼야"라고 말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아이의 반응은 어떨까?
두말 없이 엄마에게 내어주는 아이도 있을것이고, 뒤춤에 감추고 "내꺼야"라고 말하는 아이도 있을거고, 다짜고짜 한 입 베어물고 싱긋이 웃는
아이도 있을게다.
어떤 아이여도 상관없다. 엄마는 아이 앞에 이 예쁜 그림책을 꺼내놓고 "이거 보자." 하면 된다. 읽어주거나 스스로 읽거나..
아이가 나처럼 사과를 무서워하거나 싫어하지 않는다면, 한 손에 사과를 쥐고, 혹은 책 옆에 사과를 두고 읽어보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
때때로 굴리면서.
무언가 개념을 가르치려 하지 말고 사과로 무엇을 할지를 생각하도록 유도해 보는 것이 좋겠다.
혼자 갖는 하나와 여럿이 나누어 갖는 하나의 의미를 눈치 채도록 ..
그림책이 좋은 이유는 그림과 글씨가 쓰여지고 남는 공간이 크고 넓다는 것이다.
그 속에 끄적이며 들어갈 색들과 그림들, 그리고 삐뚤빼뚤하게 쓰여질 글씨와 내용들에 대한 상상과 기대가 첨가될 수 있으니 말이다.
 
하나의 사과를 똑같이 1/n 로 잘라 갖는 것이 나눔일까? 에 대한 생각도 해 본다.
콩 한쪽도 나누어 먹는다는 우리의 옛말이 정말 콩 하나를 사람 수만큼 잘라 가루가 된 조각을 맛본다는 의미가 아닌 것처럼..내가 갖은 작은 하나를
여럿이 나눌 수 있게 하는 방법은 무얼지, 그건 어떻게 가능할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관심과 애정이다. 나눔에도 지혜가 필요하다는걸 깨닫게 한다.
조금 더 넓은 시선으로 친구를, 사물을, 내것과 우리를 생각하는 것. 그 속에 해법이 있을것이다.
 
빠알간 사과 하나가 조금은 덜 무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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