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법 가을인척 하는 하늘을 만났다.

높고, 푸르고 눈부신..

명절을 앞두고, 그것도 가을의 대표 명절을 앞두고 서둘러 마음이 가을을 만들어내고 있나보다.

작년 이맘 때, 참 많은 사람들에게 엽서를 보냈었다. 한꺼번에..

한달동안 매일 한명씩 이름을 적고 사연을 적고, 짧은 시 하나를 적어서 그렇게 보냈었다.

엽서를 받은 사람들에게 그들의 가을 하늘을 보여달라는 숙제와 함께..

 

올 가을엔..엄두가 안난다. 아마 늙었거나 심드렁해진건지도 모른다.

편지가 생각난 건 아마 작년의 잔영이 남았던것인지도 모른다. 엽서를 쓸 때 설레던 마음..반가워할 사람들의 모습..그런 여타의 모습들이 한꺼번에 보여진건지도 모르겠다.

 

< 보몽에게 보내는 편지 도덕에 관한 편지 프랑키에르에게 보내는 편지>

길고 긴 제목이다. 루소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어떤 이야기들이 넘쳐났을지 말이다.

제목부터 이리 긴 것을 보면, 그 내용 또한 야무지고 길 것 같다. 단단한 문체의 루소. 그의 손끝에서 쓰여진 편지.

 

 

 

 

 

 

 

 

 

가족들이 모여 앉아 시끌벅적할 명절..시끌벅적함이 긍정적인 단어는 아닐것이기에 그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만나 어쩔 수 없는 질타를 들으며 어쩔 수 없는 웃음을 짓기도 할 것이다. 의무방어전같은..

그래도 가족과 형제들에게 기대어 보는 건 어떨까? 이들처럼..

 

 

 

 

 

 

 

 

 

 

 

 

 

 

 

 

오랜 친구와의 편지 나눔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

 

 

 

 

 

 

 

 

 

 

 

 

 

젊은 날을 기억하게 해주는 편지들도 꺼내어 볼 수 있을까?

 

 

 

 

 

 

 

 

 

 

 

 

 

 

불심검문을 거부하다 빼앗긴 가방 속에 있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때문에 경찰과 동행해서 신원조회라는 것과 진술서를 썼던 기억도 과거의 어느 한 페이지로 기억된다. 그런 때가 있었다.

 

어쨌든..

좋은 시집들도 많이 나오고 곧 소슬한 바람도 불게다. 아직도 길 위에 있어야 하는 사람들이 걱정이다. 추위가 오기 전에 그들을 아랫목에 재울 수 있을까?
그래서 생각 해 본다.

 

이번 가을엔..길 위의 사람들에게 편지를 써야겠다.

앙상한 마음이지만 기꺼이 보태고 싶다는 소심한 표현이라도 전해주어야 할 것 같다.

 

세월은 속절없이 가는데..세월은 해명되지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