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한 시대를 풍미하고 초연히 떠나갔던 뮤지션의 울컥울컥한 목소리가 환청처럼 들린다.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비, 우산도 방어력을 상실하고 어찌되었든 머리만 안젖으면 괜찮을 거라는 근거없는 생각에 머리만 우산 속에 파묻고 걷는다. 꿩도 아니면서..
열 여섯, 사춘기 아이도 아니면서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불어서..눈이 오면 눈이 내려서..비가 오면 비가 와서..화창한 날은 화창해서..롤러코스터를 타듯 그렇게 출렁이며 지낸다.
산울림의 노래 가사에.."별을 보면 별로, 달을 보면 달로 보일 때까지~"라는 구절이 있다.
별과 달이 과한 의미부여를 하는 미욱함을 벗어난 후 까지..떠나기 말라는 내용이리라.
공지영의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를 떠올렸다. 비가 내려서 말이다. 표지가 떠오르고 오래지 않아 신경숙의 눈송이가 연쇄적으로 떠오른다. 같이 놓고 보니 전혀 다른 표지다. 하지만, 눈송이를 받는 순간부터 나는 공지영의 책과 두 권의 이미지가 겹쳐진 채 좀체로 잘 떨어지지 않는다. 어떤 드라마에 나왔다는 폭풍우 치는 밤에..창 밖의 바람을 보니 저런 느낌일까 싶어졌다. 그래도 거센 바람은 폭풍의 언덕이지 않겠나?
눅눅하고 시린 날씨 말고, 맑은 날씨들에 대해 생각해 본다.
하루키의 4월의 맑은 아침에~ 사월..사월의 미 칠월의 솔이 저절로 연상된다. 더불어 아무렇지도 않게 맑은 날도..
뜬금포처럼 눈사람 여관이 고개를 내민다. 덥고 후텁지근한 날씨 탓에 뭔가 쨍한 이미지가 필요했나보다.
이렇게 비오고 바람불고 날씨에 휘둘리다 보면..뭐라도 되겠지..
이렇게 날씨에 예민해 지는 것이 우습기도 하다.
오늘의 운세랄지..퇴근 후 술 한잔 기울일 이야기꺼리를 찾아
하이에나처럼 뉴스를 뒤지고 다니면서 말이다.
울컥해졌던 마음과 철없이 감상을 타고 넘는다고 제풀에 기운이 떨어진다.
술상이던 밥상이던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