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여행자
한지혜 지음 / 민음인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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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행


늘 여행을 꿈꾼다. 딱히 내 숨통을 틀어쥐는 것이 있어서가 아니지만 말이다.

여행을 꿈꾼다는 건, 일상으로부터의 일탈? 혹은 도피라고 가끔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일상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는 재충전의 시간이 여행의 본질이 맞을까? 혼자 묻는다.

대답은 아니다. 여행은 여행이다. 그 어떤 의미를 부여할 필요도 까닭도 없다. 떠나면 되는것이다. 여행에 대한 로망은

자유에 대한 갈망이 아닌, 용기에 대한 갈망일것이기 때문이다. 떠날 수 있는 용기와 떠나도 좋을 이야기만 준비된다면

언제든 어떻게든 여행은 시작되는 것이다.

원한다면..바로 지금!!


한지혜작가의 여행기..사진과 글이 절반씩 서로 엇갈려 있는 듯한 책이다.

보통의 여행기가 폭삭한 솜이불처럼 다소곳한 정서를 내어준다면 이 책은 캐릭터이불 같다. 밤새도록 펄럭이며

장난치고 끌어안고 구르고 싶은 그런 알록달록 캐릭터 이불말이다.


여덟개의 커다란 축제 이야기와 뉴욕의 작은 축제 두개를 소개하고 있다





영국 글레스턴베리 페스티벌

독일 옥포버페트

미국 뉴멕시코 열기구 축제

이탈리아 유로 초콜릿 페스티벌

브라질 리우 카니발

스페인 파토마티나

일본 삿포로 눈꽃 축제

뉴욕 타임스퀘어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지미 핸드릭스의 글레스턴베리 페스티벌 공연을 언젠가 TV에서 보고 전율했던..기억이 새롭다 우드스탁 페스티벌의 열기도

만만치 않을건데..어쨌든 저렇게 큰 음악 축제가 있다는 것이 부럽기도 했고..우리나라에서도 지산 락 페스티벌 같은 음악 축제가 점점 활성화 되는 것 같아서..일견 뿌듯하기도 하다.



글레스턴베리 페스티벌의 생동감 넘치는 사진과 작가님의 글..그 뒤에는 이렇게 지도가 있다.

혹여 가게 된다면 참고해도 좋을까?



어떻게 예약할지..무엇을 준비해야할지..근교여행지와 어떻게 연결되는지의 정보.




각 축제의 특성과 유래, 축제의 사람들..그리고 축제에 대한 정보와 이야기가 이렇게 친절하게 준비되어있다.



# 2. 

책을 읽으며 내내 축제의 열기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 같았다. 누군가의 등에 업혀 축제를 즐긴 느낌?

이런 뻐꾸기 같이 얌체같은 여행이 어디있어? 라고 스스로 부끄러워하기도 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매 페이지마다 펼쳐지는 사람들과 축제와 풍경은 읽는다는 것보다 축제를 보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어디선가 함성이 들리고 음악이 들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뿜어내는 뜨거운 숨결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하나의 축제를 지날 때마다 들썩이는 마음은 애꿎은 여름휴가 계획만 지웠다 썼다 하게 만들었다.


초콜릿 축제라니..토마토 축제라니..한여름에 보는 눈꽃축제..얼마나 달콤하고 상큼하고 코끝이 알싸한지..

얼마전 끝난 월드컵 때문인지..브라질의 삼바 축제를 오래도록 보았다.



걸음마만 떼면 추기 시작한다는 삼바..그네들의 설운 역사를 품은 흥겹고 격정적인 춤 삼바..매혹적인 몸놀림을 어찌 아름답다 하지 않겠는가..

생각해보면..서러운 민족들의 춤들이 아름답다..억압된 이들의 음악이 자유롭다..


먹거리를 따라, 혹은 역사적 발자취를 따라 가는 많은 여행기 속에 축제 여행기는..

맛있는 반찬가게 한 귀퉁이에 놓인 케이크 조각처럼 낯설지만 반갑다.


그래..이렇게 떠나는 여행도 있는거야. 간절함에 발을 동동 구르다 간발의 차이로 표를 구하고 떠나는..


# 3. 떠날 수 있을 때..


떠나도 좋을 때란 없다.

떠날 수 있을 때도 없다.


단지..떠나는 때가 있을 뿐이다.

떠나면 된다. 떠나는 순간 축제는 시작된 것이다.









후회도 추억의 한 부분이야.추억이 아름답다면 그냥 그렇게 남겨 두는 것이 좋아. 다시 들춰 냈을 때 보이는 건 실망밖에 없거든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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