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에서 만난 파란 눈의 스승 - 세계사 속 두 사람 이야기 : 동양편 인물로 읽는 역사
강창훈 지음, 문종훈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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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건 생각만큼 녹녹한 일이 아니다. 힘들겠지..라는 공감을 넘는 소통의 어려움..그것은 난제가 아닐 수 없다.

눈높이라는 것이 중요하다지만, 눈높이를 낮추는데에 집중하다보니 결국 끌어올리는 힘을 잃어버리는 건 아닌가 하는 자문을 할 수 밖에 없다.

서로가 서로에게 의미가 되고 배움이 되는 관계가 되는 건 어쩌면 행운이겠다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 책은 세계사 속에서 서로에게 의미가 되고 배움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동양편.



어쩌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일 수도 있고, 우와~하는 감탄사를 발산하게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홍대용과 엄성의 이야기에서 나는 문득 오래전 친구와 함께 쓴 공동일기가 생각났다.

한 권의 노트를 서로 번갈아 써내려가던 시간, 지금은 연락조차 되지 않는 친구이지만 함께 했던 시간에 서로의 삶과 고민에 얼마나 큰 의지가 되고 발전의 힘이 되었는지는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될 정도이다.

메신저를 통해서 쉽게 전달하는 정보성 연락, 장난이 가득한 대화, 어쩌면 우리는 말하는 법을 잃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걱정이 앞서는 요즘이다. 

하물며 전화로 배달음식을 시키는 것 조차 부담스러워하고 어려워한다는 이야기에서는 그 심각성을 절감했다.

얼마간의 수수료를 내면서라도 주문배달 앱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


관계를 잃어가며 대화가 사라져 가는 것인지..대화가 사라져가며 관계가 사라지는 것인지..생각이 많아진다.

<내 친구>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혀본다.

아이들은 글보다 사진과 삽화에 관심을 갖는 것 같았다. 멀티미디어 세대라서 그런걸까?

다행히 책은 사진과 삽화가 흥미롭고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마지막 부분의 인명사전과 인용,혹은 참고도서의 목록 또한 훌륭한 정보이다.


어렵지 않게 읽어내며 살아가는 일이 결국 관계를 맺어가는 일이란걸 눈치챌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 '어른'이 함께 읽으며 가르치는게 아니라 같이 이야기를 해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크다.

이 사람은 말야..로 시작할게 아니라..

내가 어렸을 때는 말야..로 시작하는 자신의 이야기 말이다.

어떻게 친구와 놀고, 나누며, 쌓았는지를 같이 이야기해보면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충분히 의미로울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잠깐씩 한꼭지씩 읽어내기에도 부담이 없는..한,두시간이면 다 읽어낼 수 있는..쉽고 가볍지만 결코 경박하거나 흐릿하지 않은 무게를 지닌 책인 것이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773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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