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책읽기란 어떤 의미인걸까를 생각하게 하는 제목이다. 도대체 왜 읽으며 어떻게 읽어야할까를 늘 고민한다. <읽는다>는 행위가 갖는 의미와 당위성이 궁금한것이다. 


나는 다독(多讀)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책을 분석하고 파헤치고 연구하며 읽는 것도 아니며, 오래 남는 여운에 어찌할 바를 몰라하는 감성적인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때때로 "책 못읽고 죽은 귀신이라도 붙은거야?" 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어떤 책을 내가 읽었는가에 대한 검증없이 다만 집구석에 쌓여있는 책들의 양을 보고 하는 이야기이리라.

어쩌면 나는 일점호사주의자인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나의 책읽기는 경박하고 즉흥적이다. 

한 권의 책을 들고 읽다가, 어느 한 부분에서 몰입이되면 예를 들어 음악이라든가, 아는 이름이라든가, 반대로 모르는 이야기이거나, 궁금해진 것이 있으면 바로 찾아서 봐야 직성이 풀린다.

그래서 종종 시작한 책과 마무리 짓는 책이 달라지곤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책을 가지고 노는 것이다. 때론 하나의 주제로 읽었던 책들을 벽돌 쌓듯이 쌓고 빤히 쳐다보기도 하고, 띠지에 그 책을 읽으며 떠올랐던 시인의 시를 적기도 하고, 때론 책 사이사이에 우스꽝스러운 낙서를 하기도 한다. 

아, 물론 밑줄긋기와 모서리 접기는 기본 옵션이다. 이렇게 책을 난장판을 만들며 읽는것이 내 스타일의 독서다.


거기에서 얻는 것? 작가의 정신세계에 대한 탐구도, 작품의 예술성도, 그 무엇도 아니다. 나는 오로지 나의 만족과 즐거움을 위해서 읽는다.


 놀이를 하듯 책을 읽고 어떻게 놀았는지를 말해주는 것이 나의 책읽기의 결과물, 리뷰랄것도 없는 리뷰인 것이다. 호모루덴스적 독서법이라고 뻔뻔스럽게 주장할 수는 없다. 그냥 노는거니까.













그런 의미에서, 이런 책이 참 좋다. 최근에 읽고 "맞아..맞아"를 연발했던..고품격의 책읽기 & 놀이.


작가의 범상치 않은 시선이 낯설지 않고 신선하다. 그가 얼마나 책을 아끼는지..느껴지는 책이다.

 















오직 소설로 말하는 윤대녕의 장미창과 사강의 독약, 그리고 언급된 책은 아니지만 '자코메티'의 등장과 더불어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한 책 

이렇게 하나의 책에서 다른 책으로의 연결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렇게 내 책장은 점점 비좁아지고, 가족들의 지탄은 태산만큼 쌓여가지만, 그 태산의 길목마다 묶인 재미난 리본을 볼 수 있는 사람은 나 뿐이라는것이 때론 통쾌하다.


  이쯤해서 등장해주어 마땅한 후마니타스의 연쇄독서. *^^*













책을 읽고, 결과물을 꼭 내놓아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런것은 전문가, 혹은 좀 더 심도있는 책읽기를 하는 사람들이 해주어도 괜찮다. 나의 책읽기는 이기적이며. 그렇기에 어떠해야 한다는 틀도, 기대감도 없다. 즐기는 것. 삶의 의문들을 유쾌하게 풀어가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이런 좋은 책들과 저자들이 있다는 것에 만족할 뿐이다. 



  딱히 리드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맹목적 읽기가 아닌 읽기에 힘을 더하는 방법론으로 잠시 펼쳤다가..이내 그만두었던 아쉬운 책이다..













 책읽기는 소통을 열어주기도 하고, 사유의 폭을 넓혀주기도 한다. 그 모든것이 가능한 것은 책과 나의 동격(同格)이 성립되야 가능하다. 책에 대한 과도한 기대나, 자신의 독서력에 대한 과도한 신뢰는 책 읽기에서 조심해야 할 일 중 하나이리라.

무언가 얻어내겠다는 욕심도 무언가 감동하게 되겠지라는 기대도 다 접어 두는 것이 좋다.

독자의 이기적인 책읽기에 대한 책의 방어 역시 이기적이고 다의적이라는데 있다. 읽어낸 만큼만 독자의 몫이고, 책의 내용이라는 것. 

여튼..책읽기는 이기적일 필요가 있다. 이것은 충분히 개인적이고 고독한 일일테니까 말이다.

낭독과 별개로, 독서는 철저하게 외로운 행동이다. 나는 책을 누군가와 나눠 읽지 않는다 (...)
만약 독서가 인류에게 해로운 점이 있다면 바로 그 때문이다. 외로움을 정당화한다. 더 오래 홀로 있게 한다. 나는 그 해로움을 사랑한다. 읽는 속도도 내가 정해야 한다. ( 책등에 베이다. p13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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