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리워할 사람도 없노라, 했다. 말하자면 그것이그의 환멸이었다. 환멸의 정체였다. 그리하여 이미 스물이넘어 징그러운 사내가 되어 버린 그는 "아아, 조선아! 조선에 있는 모든 사람아, 모든 물건아! 하나도 남지 말고 죄다내 기억에서 스러져 버려라!" 울부짖을 수밖에 없었다.

 이광수는 신채호가 "춘추의 필법을 고대로 사는 사람"
이어서 터럭 끝만치도 타협이 없으며, 그의 몸은 어디를 두드려도 민족‘ 소리가 나고 어디를 찔러도 애국의 피가 흐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광수는 그런 그를 또 한 사람의 원로 사학자 백암 박은식과 마찬가지로 스러지는 조선의 그림자‘ 라고 평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새삼, 상하이는 남의 땅이었다.
그리고 그 남의 땅에서, 문학 따위는 급하지 않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