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의 방패 한가운데에 지식의 모든 대상을 매섭게 노려보며,
석상으로 바꾸어버리는 막강한 눈초리가 있는 것이다. 여신이 관장하는 일과 방패의 상징은 이렇게 의미적 합치를 이루게 된다. 신화가 전하는 은유에 따르면 과학적 지식은 태생적으로 메두사의 시선과 함께할 수밖에 없다.

통합은 과학의 지형 도처에서 발견된다. 현대물리학의 통일장이론도, 모든 지식을 연계 통합하려는 통섭(consilience)의 시도도 ‘메두사의 시선‘의 폭을 확장한 것일 뿐이다. 진리를 붙잡아두려는 욕망의 한계를 최대화한 것일 뿐이다. 과학의 탄생에서부터 진리의 빛을 향한 욕망은 메두사의 눈을 갖고자 하는 욕망과 일치한다. 메두사의 시선은 진리의 빛을 통합하고 고정한다.

 메두사의 시선 앞에서 ‘대통합‘ 이 이루어진 것이다. 대통합은 ‘모든 것을하나로‘ 라는 단순함과 모든 것이 함께 조화로운‘ 이라는 아름다움에 더해, ‘전체‘가 ‘여기 있다‘는 장엄함을 가져온다. 이 장엄함에대한 기대가 과학의 시선을 유혹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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